가치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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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무엇이 좋고, 옳고, 바람직한지를 판단하는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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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가치관은 우리가 무엇이 좋고, 옳고, 바람직한지를 판단하는 관점이다. 가치관은 우리가 무엇을 중시하는지를 가리키기 때문에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고 주어진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을 하느냐에 크게 영향을 준다. 이런 면에서 가치관은 추상적인 신념이고 행동 철학이다. 가치관은 개인의 주관적인 신념이지만 개인이 속한 문화에 의해 형성되고 학습을 통해 개인에게 사회화되기 때문에 집단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각 문화의 심층부에 스며들어 있는 가치관은 사회 성원들의 행동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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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우리가 무엇이 좋고, 옳고, 바람직한지를 판단하는 관점.
내용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그것은 할 만한 가치가 있다, 또는 그것은 할 가치가 없다는 말을 한다. 이때 가치는 우리가 어떠한 행동을 할 때 그것에 영향을 주는 바람직한 것 또는 마땅히 해야 할 것을 가리키는 개념이다(정범모, 1984). 가치관은 가치에 대한 일반적이고 일관된 태도이며, 태도는 구체적인 대상에 대해 우리가 가지는 마음의 자세이다. 가치관은 태도보다 추상적이고 일반화된 신념으로서 쉽게 변하지 않는 지속성을 갖는다. 예를 들어, 우리는 특정한 직업에 대해서는 태도가 다를 수 있는데, 모든 직업을 아우르는 직업 일반에 대해서는 일반적이고 일관된 가치관을 가질 수 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거나 육체노동보다는 정신노동이 더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다. 가치관은 우리가 무엇을 중시하는지를 가리키기 때문에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고 주어진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을 하느냐에 크게 영향을 준다(임경복 외, 1995). 이런 면에서 가치관은 우리가 무엇을 지향하는지를 보여 주는 추상적인 신념이고 행동 철학이다(한규석, 2017).

가치관은 개인의 주관적인 신념이지만 개인이 속한 문화에 의해 형성되고 학습을 통해 개인에게 사회화되기 때문에 집단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문화는 한 사회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듯이 각 문화의 심층부에 스며들어 있는 가치관은 사회 성원들의 행동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효를 존중하는 가치관을 가진 문화에서는 자녀가 부모를, 젊은이가 노인을 공경한다. 물론 한 사회에서 특정한 문화가 지배적이라고 해서 모든 사회 성원들이 같은 가치관을 갖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문화에서 일반적이고 지배적인 가치관은 사회 성원들의 행동을 일정한 방향으로 유도한다.

가치관에 영향을 주는 영역은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다차원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가치관을 구성하는 다양한 차원을 설명하는 이론이 가치관 이론이다. 대표적인 가치관 이론에는 해리 트리안디스(Harry C. Triandis)의 개인주의 대 집단주의, 헤이르트 호프스테더(Geert Hofstede)의 문화 차원 이론, 로날드 잉글하트(Ronald Inglehart)의 물질주의 대 탈물질주의가 있다.

트리안디스는 세계의 문화를 개인주의 문화권과 집단주의 문화권으로 분류하였다(Triandis, 1995). 이는 ‘가치관’에 주목하여 ‘문화’라는 인류학적 개념을 심리학에 접목한 것이다(한민 외, 2009). 개인주의는 자주성, 독립성, 자립심과 같은 가치들이 일반화된 것이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사람들은 자율적으로 행동하고 집단의 목표에 자신의 목표를 종속하려고 하지 않는다. 미국인, 프랑스인, 영국인, 스웨덴인 등 유럽의 개신교 문화권에 속한 사람들이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 반면 집단주의는 조화, 공손함, 공공질서를 지키는 것 등을 강조한다. 집단주의 성향이 강한 사람들은 자신을 내집단의 부분으로 인식하고 자신의 목표를 내집단의 목표에 종속한다. 한국인, 일본인, 중국인, 베트남인 등 유교 문화권에 속한 사람들이 집단주의 성향이 강하다. 그런데 개인주의 대 집단주의로 문화를 구분하는 것이 지나치게 단순하고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어서 수직주의 대 수평주의 개념을 추가해서 고려한다(Triandis, 1995). 수직적 문화에서는 내집단을 위해 봉사하고 개인의 의무를 수행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리고 사회 성원 간의 위계질서와 지위에 따른 불평등한 대우가 용인된다. 반면 수평적 문화에서는 사람들이 동등하다는 인식을 하고 서로를 민주적으로 대우하는 경향이 강하다.

개인주의 대 집단주의와 수직주의 대 수평주의를 결합하면 네 가지의 유형으로 구분될 수 있다. 첫째, 수평적 개인주의는 개인이 특별한 대우를 원치 않으면서 구별되고 싶어 하는 것을 의미하며 덴마크인을 예로 들 수 있다. 둘째, 수직적 개인주의는 개인이 특별한 대우를 원하면서 구별되고 싶어 하는 것을 뜻하며 그 예로는 미국인이 있다. 셋째, 수평적 집단주의는 개인이 쉽게 권위에 복종하지 않으면서 상호 의존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이스라엘인을 예로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수직적 집단주의는 개인이 다른 집단과의 경쟁과 동시에 내집단 성원과의 상호 의존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한국인이 여기에 해당한다.

호프스테더는 문화적 가치관에는 크게 여섯 개의 차원이 있다고 주장한다(Hofstede, 2010). 첫째는 앞서 설명한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이다. 둘째는 권력거리로서 사람들 사이의 부와 권력의 불평등한 분배를 어느 정도로 수용하는가를 나타낸다. 셋째는 남성성과 여성성인데, 사회나 조직 구성원들이 남성과 여성의 사회적 역할을 얼마나 분명하게 구분하는지를 나타낸다. 넷째는 불확실성 회피 성향으로 사회 성원들이 모호한 상황이나 불확실성을 용인하는 정도를 나타낸다. 다섯째는 시간 지향성으로 장기 지향성과 단기 지향성으로 구분된다. 장기 지향성은 먼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하는 성향이고, 단기 지향성은 현재 필요한 것 또는 바라는 것을 실행하는 성향이다. 여섯째는 쾌락 추구와 절제로 자신의 욕구와 충동에 따라 행동하는 쾌락 추구형과 오락, 여가, 소비와 같은 행동을 부정적으로 여기고 자제하려는 절제형으로 구분된다. 호프스테더의 여섯 개의 문화적 가치 지향성을 한국에 적용하면, 한국인은 일반적으로 집단주의적이고, 권력 거리가 크고, 남성성이 강하고, 불확실성을 회피하려 하고, 현재보다 미래를 중시하여 시간에 대해 장기 지향적이고, 현세의 쾌락을 추구하기보다 절제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잉글하트는 한 사회가 사회 경제적 발전을 하게 되면 가치관도 따라서 변한다고 주장한다(Inglehart, 1997). 이러한 가치관의 변화에는 두 단계의 문화적 근대화산업화와 후기 산업화가 중요한 분수령이 된다고 본다. 첫 번째 단계는 농업에서 산업으로 이동하는 산업화에 기인한 것으로, 전통적 가치에서 세속적이고 합리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것으로 변화한다. 전통적 가치는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 권위에의 순종, 절대적 기준, 종교, 전통적인 가족 가치 등을 중시한다. 반면 세속적이고 합리적인 가치는 이혼, 낙태, 안락사, 자살 등 기존의 전통적 가치를 중시하는 문화에서는 수용되지 못했던 것들을 수용한다. 두 번째 단계는 후기 산업화의 등장을 반영하며, 생존적 가치에서 자기표현 가치로의 이동을 의미한다. 생존 가치는 빈곤이나 전쟁 등으로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경제 성장이나 치안 유지와 같은 물질주의 가치를 중시한다. 반면 자기표현 가치는 먹고 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상황에서 정치 참여, 다양성 존중, 환경 보호, 삶의 질과 같은 탈물질주의 가치를 중시한다.

잉글하트는 서구 사회에서 2차 세계 대전 이후 안정적인 경제 성장과 지속적인 평화 유지 조건 속에서 고등 교육을 받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물질적 행복 및 이익이나 국가 안보와 비교해 소속감과 존중감, 삶의 질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가치 지향의 변화가 생태주의 환경 운동, 반전 평화 운동, 반핵 운동의 신사회 운동의 성장과 연관되었다고 주장한다(한준. 2016).

한국의 경제 성장과 한국인의 생활 수준의 향상은 탈물질주의 가치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인의 탈물질주의는 2005년에서 2010년을 거쳐 2015년까지 전반적으로 늘어나는 반면 물질주의는 줄어들었다(한준, 2016). 그리고 탈물질주의의 증가를 주도한 것은 젊은 세대였다. 하지만 한국인의 탈물질주의는 서구 국가들과 비교해서 낮은 반면에 물질주의의 수준은 높다는 특징을 보인다. 서구 선진국들에서는 경제 발전과 생활 수준의 향상은 탈물질주의로 이어지는데 한국, 일본, 중국에서는 경제 성장을 이루고도 여전히 물질주의가 강하다. 그리고 최근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의 탈물질주의는 2005년에서 2010년 사이에 증가했으나 2010년에서 2015년 사이에는 정체된 것으로 보고된다(Cho and Yoon, 2015). 그리고 탈물질주의 또는 물질주의자 양극단보다는 혼합형의 비율이 높고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한준, 2016).

한국은 1945년 해방, 1950년 한국 전쟁, 1960년대 이후 산업화와 근대화를 겪었고, 서구, 특히 미국의 제도와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한국인의 가치관이 크게 변화했다. 과거의 전통적인 가치관인 집단주의, 생존 가치, 장기 지향성, 물질주의 등은 약화했지만 서구의 근대적인 가치관인 개인주의, 자기표현 가치, 단기 지향성, 탈물질주의 등은 강화했다. 하지만 새로 유입된 근대적 가치관이 전통적 가치관을 대체한 것이 아니고 다른 가치관이 공존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이로 인해 가치관의 충돌과 혼란이 발생하고 어느 것이 옳고 정의로운 것인가를 판단하기 어렵게 된다.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 사람들은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가치관을 취사선택하는, 소위 ‘이기적 취사선택’을 하기 때문에 갈등은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해결하기 어렵게 된다. 한국에서 사회 갈등이 만연하고, 고질적이고, 폭력적으로 되는 것에는 사람들이 공유하는 가치관이 부재한 것도 한몫한다(윤인진, 2008).

한국에서 서로 다른 가치관이 충돌하는 대표적인 영역이 세대이다. 세대(generation)는 같은 시대에 살면서 공통의 경험과 의식을 가지는 비슷한 연령층 사람들의 집합이다. 이런 정의에 따라 한국의 세대는 일제강점기 세대, 해방둥이 또는 한국 전쟁 세대, 베이비 붐 세대, X세대, N세대, 밀레니엄 세대로 구분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 세대는 1910년1945년에 태어나 극심한 공출과 수탈, 그리고 8·15 광복과 한국 전쟁을 겪었다. 이들은 전통문화에 대한 기억을 간직하고 ‘눈물 젖은 두만강’과 같이 애절한 노래를 애창했다. 해방둥이 또는 한국 전쟁 세대는 1945년1953년에 태어나 1960년대 후반 경제 발전의 중추 집단이 되었다. 이들은 일제강점기 세대와 비교해서 교육 수준이 높고 경제 발전의 혜택을 경험했지만 어렸을 때 궁핍했고 권위주의 정치 체제에서 살았기 때문에 집단주의와 권위주의 성향이 강하다. 베이비 붐 세대는 1953년1963년에 태어나 근대화, 경제 발전, 민주화를 체험한 세대이다. 한국이 고속으로 성장할 때 동참하면서 높은 사회 경제적 지위를 획득했고, 개방적인 서구 문화를 체험했으며, 1980년대에 정치 민주화를 이룩해서 정치적으로도 진보적인 성향이 강하다. X세대는 1970년1980년에 태어나 경제적 풍요 속에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기 시작한 세대이다. 이들은 1992년에 데뷔한 ‘서태지와 아이들’의 음악을 들으며 대중문화의 꽃을 피웠다. N세대는 1989년~1994년에 태어나 정보화의 혜택을 누리기 시작하고 g.o.d에 열광하며 BoA, 동방신기, HOT 등 아이돌 문화를 발전시킨 세대이다. 밀레니엄 세대는 1980년부터 2000년에 태어나 베이비 붐 세대의 자녀 세대와 겹쳐 에코 세대라고도 불린다. 이들은 디지털 원주민이라고 불릴 만큼 인터넷과 디지털 기기 사용이 능숙하고, 다양한 문화를 경험해서 다문화 수용성이 기성세대보다 강하다. 기존 질서와 체제에 대한 불신과 변화의 주체로 성장해서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표현하며 참여 민주주의 성향이 강하다(대학내일20대연구소. 2017). 대중문화에서 방탄소년단은 밀레니엄 세대의 영웅이고, 한국 문화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세대의 주역이다.

노인 세대 중년 세대 청년 세대
출생 시기 1930년대~1950년대 1950년대~1960년대 1970년대~2000년대
현재 연령 70대 이상 50대~60대 20대~40대
생애 단계 은퇴 후 노년 생활 사회의 중추 세력
길어진 인생 후반부 시작
사회 초년생 또는
중간 관리자 지위
중요 사건 일제 강점, 해방, 한국 전쟁 근대화, 경제 발전, 도시화, 민주화 경제 성장, 인터넷, 아이돌문화
핵심 가치 생존 성장 소비
〈표 1〉 한국의 세대별 가치관 비교

위와 같이 한국의 세대는 출생과 성장 단계에서 다른 역사적 경험을 하고 이것이 그들의 가치관에 크게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세대별로 가치관이 다르다. 현재 70세 이상의 노인 세대는 가치 정향성에서 전통적 가치, 생존 가치, 집단주의, 큰 권력 거리, 남성성, 불확실성 회피성, 장기 지향성, 물질주의가 강하다. 현재 50대60대의 중년 세대는 한국의 고속 성장의 수혜 집단으로 이들에게 핵심 가치는 성장이다. 현재 20대40대의 청년 세대는 청소년기에 부모보다 자유롭고 풍족한 생활을 했기 때문에 개인주의적이고, 자기표현 가치가 강하고, 탈물질주의가 강하고, 절제보다는 소비를 지향하는 경향이 강하다.

참고문헌

단행본

정범모, 『가치관과 교육』(배영사, 1984)
한준, 「한국인의 탈물질주의는 증가하는가?」(이내영·윤인진 공편, 『한국인의 정체성: 변화와 연속, 2005~2015』, 동아시아연구원, 2016)
한규석, 『사회심리학의 이해』 4판,(학지사, 2017)
Triandis, Harry C, 『Individualism and Collectivism』(Routledge, 1995)
Inglehart, Ronald, 『Modernization and Postmodernization: Cultural, Economic, and Political Change in 43 Societies』(Princeton University Press, 1997)
Hofstede, Geert, 『Cultures and Organizations: Software of the Mind』 3rd Edition(McGraw-Hill, 2010)

논문

대학내일20대연구소, 「2018 밀레니얼 세대 행복가치관 탐구보고서」(『이슈페이퍼』 2017-10, 2017)
윤인진, 「공익의식과 사회갈등」(『한국사회』 9(1),고려대학교 한국사회연구소, 2008)
임경복·임숙자·조진숙, 「세대별 가치관과 의복행동에 관한 연구」(『한국의류학회지』 19(4), 한국의류학회, 1995)
한민·이누미야 요시유키·김소혜·장웨이, 「새로운 문화-자기관 이론의 국가 간 비교연구: 한국, 중국, 일본 대학생들의 자기관」(『한국심리학회지:일반』 28(1), 한국심리학회, 2009)
Cho Seong kyung·Yoon In Jin, 「The International Comparison of Post-materialism: The Effects of Welfare Characteristics and Individual Security」 (『Development and Society』 44(3), 2015)
집필자
윤인진(고려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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