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식에 사용되는 불교 용구의 하나. 저(杵)는 인도 고대의 무기 가운데 하나이다. 제석천이 아수라와 싸울 때 코끼리를 타고 금강저를 무기로 삼아 아수라의 무리를 쳐부순다고 한 신화에서 그 신비한 힘이 유래되었다. 그리고 인도의 여러 신과 역사(力士)들이 이 무기로써 적을 항복시킨다고 한다. 뒤에 밀교에서 적을 쳐부수는 의미로 이 무기를 불구(佛具)로 채용하여 여러 존상의 지물(持物)로서, 또는 수행의 도구로 사용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밀교계 종파에서도 진언(眞言)을 외면서 수행하는 자는 항상 금강저를 휴대하게 되었는데, 그 근본 뜻은 여래의 금강과 같은 지혜로써 능히 마음 속에 깃든 어리석은 망상의 악마를 파멸시켜 자기 심성의 청정한 지혜 광명을 발현시키려는 데 있다. 밀교의 만다라(曼茶羅)에는 금강부(金剛部)의 여러 존상이 모두 금강저를 지닌 것으로 되어 있다.
『열반경』에는 밀적금강역사가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어 금강저로써 모든 악마를 티끌과 같이 부수는 것으로 묘사된다. 이에 근거하여 우리나라의 신중탱화(神衆幀畫)에서는 중심이 되는 동진보살(童眞菩薩)이 반드시 금강저를 들고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이 불구의 형태는 손잡이 양쪽이 뾰족한 독고(獨鈷)만 있는 것과, 양끝이 2 · 3 · 4 · 5 · 9갈래로 갈라진 2고저(鈷杵) · 3고저 · 4고저 · 5고저 · 9고저 등이 있다. 최초에는 그 형태가 일종의 무기형으로 뾰족하고 예리하였으나 불구로 사용되면서 끝의 여러 가닥이 모아지는 형태로 바뀌게 되었다. 불경에는 금강저 외에도 여래최상금강저(如來最上金剛杵) · 분노금강저(忿怒金剛杵) · 미묘심금강저(微妙心金剛杵) 등의 이름이 보이고 있으나 이들은 실제로 만들어지거나 사용되지는 않았다.
이들 중 독고가 가장 오래된 형식이라 하며, 손잡이 좌우에 불꽃문양 형태를 조각한 경우 이를 보저(寶杵)라고 하고, 탑을 조각한 것은 탑저(塔杵)라고도 한다. 이들은 2고 · 3고의 금강저와 함께 밀교의 단(壇)에 배치된다. 독고와 2고 · 3고 및 보저와 탑저를 가리켜 5종저라고 하는데, 단을 설치할 때는 탑저를 중앙에, 그리고 나머지는 사방에 배치한다.
현존하는 고려시대 금강저로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길이 22㎝의 청동오고금강저가 있으며, 일반 사찰에서는 조선시대의 금강저를 볼 수 있다. 또, 고려시대의 사경(寫經) · 변상도(變相圖:부처님의 일대기를 그린 그림)에는 가장자리를 금강저문(金剛杵紋)으로 장엄한 예가 자주 나타나고 있으며, 현존하는 신중탱화에서는 대부분 이 불구를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