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는 106m이고, 부여읍의 북쪽에 위치하며, 금강에 연하여 있다. 백제 때 성왕이 도읍을 웅진(熊津)에서 이곳 사비(泗沘)로 천도하였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부여의 진산(鎭山)이며 동쪽 작은 봉에 비스듬히 올라간 곳을 영월대라 부르고, 서쪽을 송월대라 이른다.”고 한다.
언제부터 부소산으로 불렸는지 정확한 기록은 없다. 소나무를 뜻하는 ‘풋소’를 한자로 표기한 것이 ‘부소’라는 것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결국 ‘솔뫼’가 되는 것이다.
부소산은 산이라기보다는 평지에 솟아있는 잔구(殘丘)에 가깝다. 토양은 사질양토 토양으로 산성을 띄며 유기물 함량, 유효인산 함량, 치환성 양이온 등은 우리나라 산림토양에 비해 현저히 낮아 비옥도가 낮은 편이다. 식물분포구계상 북대식물계의 중일구계(Sino · Japanes region)에 속하며 전형적인 온대중부에 속하는 우리나라의 중부산지 및 저산지형의 식생이 발달한 곳이다. 2004년 부여군의 기후값으로 부소산의 기후를 예측할 수 있는데, 평균 기온은 12.6℃, 평균 최고기온은 19.3℃, 평균 최저기온은 7.2℃, 강수량은 1,494㎜이다.
부소산에는 소나무 군락, 상수리나무 군락, 졸참나무 군락이 있으며 소나무가 우점종이다.
현재 이곳에는 둘레 2.2㎞에 이르는 부소산성(扶蘇山城)이 있고, 성내에는 서복사지 · 영월대지(迎月臺址) · 영일루(迎日樓) · 군창지(軍倉址) · 송월대지(送月臺址) · 사비루(泗沘樓) · 낙화암(落花巖) · 백화정(百花亭) · 고란사(皐蘭寺) · 삼충사(三忠祠) · 궁녀사(宮女祠) 등 많은 사적지와 문화유산이 있다.
낙화암은 부소산 북쪽의 절벽으로서, 나당연합군에 의해 백제가 멸망할 때 삼천궁녀가 백마강(白馬江)에 몸을 던졌다는 고사로 유명하다. 낙화암 아래 백마강에 임하여 고란사가 있다. 이 절 뒤편의 암벽에서 솟아나는 약수는 백제 왕들의 어용수(御用水)로서 사용되었다고 전해오며, 약수터 주변의 고란초는 고사리과에 속하는 다년생 은화식물로 그늘진 바위 틈에 자생하는 희귀식물이다.
낙화암 아래의 백마강 물굽이에는 당나라 소정방(蘇定方)의 일화로 유명한 조룡대(釣龍臺)가 있으며, 낙화암의 위쪽에는 백제의 여인들을 추모하여 이름지은 백화정이 있다. 부소산 동쪽에는 영월대(迎月臺)가, 서쪽에는 송월대(送月臺)가 있었다.
백제 왕들은 영월대에서 떠오르는 달을 맞으면서 연악(宴樂)하였고, 송월대에서 지는 달을 보며 즐겼다고 한다. 영월대는 영일대라고도 하였는데, 1964년부여군 흥산에 남아 있던 조선 시대의 관아문루(官衙門樓)를 이곳에 옮겨 ‘영일루’라 하였다. 영월대지 부근에는 백제 시대에 군량을 비축하였던 군창지가 있어서 지금도 1,300여 년 전의 탄화된 곡식의 알갱이가 나온다.
부소산의 정상인 서쪽 봉우리에는 1919년임천현의 아문(衙門)인 배산루(背山樓)를 이전한 누각식 건물인 사비루가 있어서, 이곳에서 낙화암 · 백마강 · 고란사 · 수북정 등을 두루 관망할 수 있다. 부소산의 남쪽에 있는 삼충사는 성충(成忠) · 흥수(興首) · 계백(階伯) 등 백제의 세 충신의 위패를 모시고 있는 곳으로, 1980년 정부의 지원으로 개축되었다. 부소산의 남쪽 기슭에 국립부여박물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