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우 ()

국악
작품
조선 전기 세종 때 창제된 『발상』 11곡 중 제2번째 곡.
작품/전통음악
창작 연도
조선 전기
발표 연도
조선 전기
작자
세종대왕
형식
한문가사의 노래
전승자
조선 궁중의 장악원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용 요약

「순우」는 조선 전기 세종 때 창제된 『발상』 11곡 중 제2번째 곡이다. 『발상』은 조선 건국을 예지한 상서로운 사건에 대한 내용들만 모아 만든 모음곡이다. 「순우」 노래말은 익조가 알동에 있을 때 야인의 해하려 함을 신령한 노파의 고함으로 피할 수 있었고, 적도로 피신하고자 할 때는 깊었던 물이 순식간에 빠져 백마를 타고 건널 수 있었다고 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악보는 『세종실록』 권139에, 가사는 『세종실록』 116권에 전한다.

정의
조선 전기 세종 때 창제된 『발상』 11곡 중 제2번째 곡.
전승 과정

「순우」는 세종 29년(1447년)에 『정대업(定大業)』 · 『보태평(保太平)』 · 『봉래의(鳳來儀)』( 「여민락(與民樂)」 · 「치화평(致和平)」 · 「취풍형(醉豐亨)」)와 같이 공사(公私)주1에 사용하기 위해 창제된 『발상』 11곡 중 두 번째 곡으로 등장한다. 2년 후인 세종 31년(1449년)에 종묘(宗廟) · 조회(朝會) · 공연(公宴)의 음악으로 『정대업』 · 『보태평』 · 『봉래의』 등과 함께 『발상』도 채택되어 예습(隷習)되었다는 기록이 있고, 세종과 문종의 국상으로 잠시 단절되기도 하였으나, 세조 6년(1460년)에 공인(工人)들로 하여금 다시 익히게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세조 6년 이후에는 기록이 보이지 않고, 특히 1493년 성종(成宗) 대에 만들어진 『악학궤범(樂學軌範)』에도 수록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발상』 11악곡들은 연주되지 못하고 성종 이전에 단절된 것으로 보인다.

구성 및 형식

『발상』은 서사인 「희광(熙光)」 외 11곡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중 「희광」을 제외한 나머지 10곡은 모두 당악 고취악 장단으로 되어 있다. 악조는 ‘남(㑲)‧응(應)‧태(太)‧고(姑)‧중(仲)’의 주2 주3 5음계와 남려궁 평조에 ‘황(黃)‧임(林)’ 두 음을 포함한 유반음(有半音) 7음계로 되어 있는데, 「순우」는 남려궁 5음계로 되어 있다. 11곡 모두 주5-하사(下四)[^6]-하오(下五)[^7]로 주4하는 향악 종지형으로 종지한다.

「순우」의 노랫말은 4언 1구, 12구로 되어 있다. 12구는 의미가 이어지는 네 구씩 한 장단이면서, 반종지형으로 종지하여 모두 3악구를 이룬다. 첫 악구 네 마디는 하사에 해당하는 응(㒣)으로 맺고, 둘째 악구에서 7도 도약 진행한다.

내용

노랫말은 익조알동에 있을 때 신령한 노파의 고함으로 야인의 해하려 함을 피할 수 있었고, 깊었던 물이 순식간에 빠져 백마를 타고 건널 수 있었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익조의 노래 「순우」 4언 12구 가사는 아래와 같다. 의미와 선율적으로 네 구씩 악구를 이루고, 각 구의 끝에는 박이 연주된다. 이 내용은 「용비어천가」 제19장의 내용과 관련이 있다.

차차성익(嗟嗟聖翼)   아름다우시도다
왈거알동(曰居斡東)   거룩하신 익조께서 알동에 거하실 때
동인자래(東人子來)   동쪽 백성들이 자식들처럼 몰려와
유덕지종(維德之從)   덕 있는 이를 따랐도다.

야인여모(野人予侮)   야인들이 익조를 괴롭히며
장사완흉(將肆頑兇)   장차 죽이고자 모질고 흉한 꾀를 쓰자
신파고지(神婆告止)   신령한 노파가 고하여 저지하매
내피궐온(迺避厥慍)   그 야인들의 분노를 피할 수 있었도다

홍도아퇴(洪濤俄退)   큰 물결이 잠깐 만에 물러가
백마경진(白馬經進)   백마 탄 채 건너시니
신소부의(神所扶矣)   신령의 도움이시라
기운궐문(豈殞厥問)   어찌 백성들 돌보는 일을 게을리 하겠는가?
(번역: 조규익)

의의 및 평가

「순우」는 세종대왕이 당악과 향악을 잘 섞어서 만든 곡이다. 당악 장단과 한문 가사로 되어 있으나, 악조와 선율 진행 그리고 종지형은 향악적이다. 이 노래는 이러한 세종대왕의 음악성과 그 시대 당악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곡이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 그러나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진 아쉬움이 있다.

참고문헌

원전

『세종실록』 권116‧권139
『세조실록』 권20

논문

김종수, 「세종조 신악의 전승 연구」 (『온지논총』 3, 온지학회, 1997)
문숙희, 「세종 창제 신악은 어떤 음악인가?」 (『공연문화연구』 26, 한국공연문화학회, 2013)
주석
주1

국빈을 대접하는 잔치. 우리말샘

주2

조선 세종 때에, 원나라 임우(林宇)의 ≪대성악보≫에서 채택하여 문묘 제례악으로 사용해 온 곡. 문묘악 15궁의 하나로 남려를 으뜸음으로 한다. 우리말샘

주3

국악에서 쓰는 속악 음계의 하나. 중국 음악의 치조와 양악의 장조에 가까운 낮은 음조이다. 우리말샘

주4

끝마쳐 그침. 또는 그치게 함. 우리말샘

주5

오음 약보에서, 으뜸음인 궁(宮)에서 아래로 셋째 음. 황종이 으뜸음일 때 평조나 계면조에서 모두 중려(仲呂)가 된다. 우리말샘

주6

오음 약보에서, 으뜸음인 궁(宮)에서 아래로 넷째 음. 황종이 으뜸음일 때 평조는 태주, 계면조는 협종이 된다. 우리말샘

주7

오음 약보에서, 으뜸음인 궁에서 아래로 다섯째 음. 황종이 으뜸음일 때 평조나 계면조 모두 한 옥타브 낮은 황종이 된다.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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