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태평 ()

국악
작품
조선 전기 세종 때, 창제된 11개의 악무(樂舞).
이칭
이칭
보태평지무, 보태평지악
작품/전통음악
창작 연도
조선 전기
발표 연도
조선 전기
작자
세종
형식
11곡의 노래와 춤으로 구성된 모음곡
전승자
장악원(조선시대), 국립국악원(현대)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용 요약

『보태평』은 조선 전기에 세종이 당악 고취악(堂樂鼓吹樂)과 향악(鄕樂)을 바탕으로 하여 직접 창제한 11개의 악무이다. 조선 건국에 이바지한 선조(先祖)와 선왕(先王)의 문덕(文德)을 칭송하는 내용으로서, 종묘(宗廟)·조회(朝會)·공연(公宴)의 음악으로 창제되었다. 1463년(세조 9)에 『종묘제례악(宗廟祭禮樂)』으로 채택되어 지금까지 종묘제례의 영신(迎神)・전폐(奠幣)・초헌(初獻)에서 연주되고 있다. 음악과 무용을 ‘보태평지악’과 ‘보태평지무’로 부르기도 하나, 줄여서 『보태평』이라고도 한다.

정의
조선 전기 세종 때, 창제된 11개의 악무(樂舞).
전승 과정

『보태평』은 1447년(세종 29)에 처음 주1되어 등장하였다. 1449년(세종 31)에 종묘 · 주2 · 공연의 음악으로 예습되었다. 연이은 세종문종국상(國喪)으로 잠시 단절되기도 하였으나, 1460년(세조 6)에 재개되었다. 1463년(세조 9) 11월에 주3에서 이 곡이 연주된 후 12월에 『종묘제례악』으로 채택되었다. 이때 제례(祭禮)에 맞추어 가사와 악곡의 길이가 짧아지고, 일부 곡명이 바뀌었으며, 악조가 주4 평조(平調)에서 청황종궁 평조로 주5되었다.

1625년(인조 3)년에는 선조임진왜란을 치른 것을 칭송하기 위해 끝 곡인 「역성(繹成)」의 선율에 가사만 바꾼 「중광(重光)」이 제9번째 곡으로 새로 첨가되었다. 제9번째에 있던 「정명(貞明)」은 제8번째 「용광(龍光)」에 합해져 「용광정명(龍光貞明)」으로 묶였다. 선조 이후의 『보태평』은 영조 때 편찬된 『대악후보(大樂後譜)』에 악보로 수록되었다.

일제강점기에는 『보태평』의 모든 곡이 변화하였다. 먼저 『보태평』이라는 명칭이 『보태화지곡』으로 개칭되고, 가사와 선율의 내용 또한 변하였다. 한문 가사에 맞춰져 있던 리듬 및 장단이 자유 주6으로 완전히 다르게 변하면서 한문 가사의 의미 전달 또한 불가능해졌다. 11곡 중 「용광정명」은 「열광정명(烈光貞明)」으로 이름이 바뀌기도 하였다. 변화된 『보태평』은 『속악원보(俗樂源譜)』 신편에 정간보(井間譜)로 기보되어 있고 『이왕직아악부 보태화지곡 악보』에는 주7로 기보되어 있다.

해방 후에 명칭과 가사는 원래대로 주8, 자유 리듬과 선율은 환원되지 않고 일제강점기의 것이 그대로 연주되고 있다. 현재 일제강점기에 변화된 자유 리듬과 선율의 『보태평』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종묘제례악』으로 등록되어 있다.

구성 및 형식

세종이 처음 작곡했을 때의 모음곡 『보태평』 11곡은 아래와 같이 구성되어 있다. 아래 표의 ‘장구형’은 리듬과 음악적 스타일을 나타낸다. ‘ 당악’은 ‘당악 고취악(鼓吹樂) 장단’을, ‘ 향악’은 ‘향악 장단’을 의미하고 ‘A’는 세종이 창의적으로 만든 장단을 나타낸다.

  1 2 3 4 5 6 7 8 9 10 11
곡명 희문 계우 의인 형광 보예 융화 승강 창휘 정명 대동 역성
장구형 A 당악 향악 향악 향악 향악 A 향악 향악 A 향악
가사 내용 서사 목조 익조 도조 환조 태조 태종 원경왕후 열왕 결사
가사 5언 12구 4언 12구 4언 12구 4언 10구 4언 10구 4언 12구 5언 10구 4언 10구 4언 10구 5언 12구 4언 12구

세조 때 개작된 『보태평』은 가사의 길이와 곡명, 그리고 악조만 임종궁에서 주9으로 바뀌었을 뿐, 가사 내용과 장구형 등은 모두 그대로 있다. 그러다가 인조 때 「용광」과 「정명」이 한 곡으로 합쳐지고 선조를 위한 「중광」이 첨가된다. 세조 이후 오늘날까지 『보태평』의 변천 과정은 아래와 같다.

  1 2 3 4 5 6 7 8 9 10 11
세조 희문 기명 귀인 형가 집녕 융화 현미 용광 정명 대유 역성
가사 5언 4구 4언 4구 4언 12구 4언 6구 4언 8구 4언 12구 5언 4구 4언 6구 4언 6구 5언 4구 4언 8구
장구형 A 당악 향악 향악 향악 향악 A 향악 향악 A 향악
인조 희문 기명 귀인 형가 집녕 융화 현미 용광 정명 중광 대유 역성
가사 5언 4구 4언 4구 4언 12구 4언 6구 4언 8구 4언 12구 5언 4구 4언 12구 4언 8구 5언 4구 4언 8구
장구형 A 당악 향악 향악 향악 향악 A 향악 향악 A 향악
일제강점기 희문 기명 귀인 형가 즙녕 융화 현미 열광 정명 중광 대유 역성
가사 5언 4구 4언 4구 4언 12구 4언 6구 4언 8구 4언 12구 5언 4구 4언 12구 4언 8구 5언 4구 4언 8구
장구형 일음(一音) 일박(一拍)의 자유 리듬으로 변함 ㅡ
해방후 희문 기명 귀인 형가 즙녕 융화 현미 용광 정명 중광 대유 역성
가사 5언 4구 4언 4구 4언 12구 4언 6구 4언 8구 4언 12구 5언 4구 4언 12구 4언 8구 5언 4구 4언 8구
장구형 일음(一音) 일박(一拍)의 자유리듬
내용

『보태평』은 세종 6대조( 목조(穆祖)익조(翼祖)도조(度祖)환조(桓祖)태조태종원경왕후(元敬王后))의 주10을 칭송하고 있다. 『보태평』 11곡은 향악 7곡, 당악 1곡, 세종의 창의적 작품 (A형) 3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향악 중 「의인(依仁)」」, 「형광(亨光)」, 「보예(保乂)」, 「융화(隆化)」, 「용광」, 「창휘(昌徽)」, 「정명」은 각각 고려 및 조선 초의 향악곡 「유림가(儒林歌)」, 「가시리」, 「야심사(夜心詞)」, 「풍입송(風入松)」, 「사모곡(思母曲)」, 「쌍화곡(雙花曲)」의 선율을 근거로 만들어졌다. 첫 곡 「희문(熙文)」과 끝 곡 「역성」은 주11와 결사이고, 2번째 곡 「계우(啓宇)」부터 8번째 곡 「창휘」까지 세종의 6대조와 어머니 원경왕후를 칭송한다. 이 중에서 「정명」은 세종이 창제한 신악 중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유일한 곡이다. 악조는 임(㑣)・남(㑲)・황(黃)・태(太)・고(姑)의 5음으로 구성된 ‘임종궁 평조’이었으나, 세조 때 『종묘제례악』으로 채택되면서 ‘청황종궁 평조’로 이조되었다.

일제강점기에 『보태평』 11곡은 모두 1음(一音) 1박(一拍)의 자유 리듬으로 바뀐다. 이때 한문 가사 형식이 완전히 무너지게 되어 가사의 의미 전달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게 된다. 향악・당악의 자취와 함께 세종과・세조의 음악 흔적 또한 완전히 사라지나, 음들 사이에 특유한 주12이 더해지면서 1음 1박의 단조로움을 극복한다. 일제강점기에 음악이 변화되는 과정은 『속악원보』 신편 ・ 『이왕직아악부 보태화지곡 악보』 ・ 『한국음악 11 보태평/정대업』에 기보되어 남아있다. 이 과정을 통해 다양한 리듬으로 구성된 모음곡이 한 가지의 자유 리듬으로 변하였다. 이렇게 변화된 음악이 오늘날의 『종묘제례악』으로 전승되고 있다.

『보태평지무(保太平之舞)』는 줄을 지어서 추는 일무(佾舞)이다. 주13이었던 조선시대에는 6일무로 추었으나, 대한제국 이후에는 황제국이 추는 8일무로 춘다. 문무(文舞)로 추는데, 문무는 왼손에 주14과 오른손에 주15을 들고 춘다. 일제강점기 이전 『보태평지무』의 주16는 조선 말기로 추정되는 『시용무보(時用舞譜)』에 기록되어 전해지고 있다.

『보태평』은 『종묘제례악』의 일부, 『정대업(定大業)』과 함께 1964년에 중요무형문화재(현, 국가무형유산)로 지정되었고, 2001년 5월 18일에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 선정되었으며, 2008년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 목록으로 등재되었다.

의의 및 평가

『보태평』은 1447년에 등장하여 일제강점기를 거쳐 현대까지 거의 6세기를 걸쳐 전승되고 있는 유구한 문화유산이다. 무엇보다 세종이 향악에 대한 굳건한 주체성을 가지고 직접 작곡하였고, 세조가 제사 음악으로 고쳤으며, 일제강점기에는 리듬의 ‘1음 1박화’라는 엄청난 일을 당하였다. 하지만 그 시대의 음악인들에 의해 아름답게 승화되었다. 따라서 오늘날의 『보태평』은 일제강점기의 상처를 안고 있는 우리의 역사적인 무형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보태평』에서 세종의 음악적 흔적을 볼 수 없는 아쉬움은 있다.

참고문헌

원전

『세종장헌대왕실록악보・세조혜장대왕실록악보』
『대악후보(大樂後譜)』 (국립국악원, 1979)
『속악원보(俗樂源譜)』 (국립국악원, 1988)
『시용무보(時用舞譜)』 (국립국악원, 1980)

단행본

국립국악원, 『한국음악 11 보태평/정대업』 (은하출판사, 1991)
국립국악원, 『종묘제례악(全)』 (민속원, 2004)
국립국악원, 『국악전집-종묘제례악 18』 (은하출판사, 2006)
문숙희, 『종묘제례악의 원형과 복원』 (학고방, 2011)
이혜구 역주, 『세종장헌대왕실록 악보』 (세종대왕기념사업회, 1973)
이혜구 역주, 『신역 악학궤범(樂學軌範)』 (국립국악원, 2000)
조규익, 『조선조 악장의 문예미학』 (민속원, 2005)
「이왕직아악부 보태화지곡 악보」, 『한국음악학자료총서 52』 (국립국악원)

논문

남상숙, 「「속악원보」의 편찬체계와 수록곡 분석」 (『종묘제례악의 전승』, 국립국악원, 2003)
남상숙, 「종묘제례악보 고찰」 (『한국음악사학보』 31, 한국음악사학회, 2003)
이숙희, 「종묘제례악 악장을 통해본 종묘제례악의 전승」 (『종묘제례악의 전승』, 국립국악원, 2004)
정원호, 「보태평․정대업의 리듬변화에 대한 사적고찰: 『속악원보』 권6에 기하여」 (서울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0)

인터넷 자료

『조선왕조실록』(https://sillok.history.go.kr)
주석
주1

악보를 기록함. 우리말샘

주2

모든 벼슬아치가 함께 정전에 모여 임금에게 문안드리고 정사를 아뢰던 일. 대조(大朝), 조참(朝參), 상참(常參) 따위가 있다. 우리말샘

주3

경복궁 안에 있는, 임금이 평상시에 거처하는 전각. 우리말샘

주4

임종을 으뜸음으로 한 곡. 세종 때 원나라 임우의 ≪대성악보≫에서 채택하여 문묘 제례악으로 전해 온다. 우리말샘

주5

악곡 전체를 다른 조로 바꿈. 전체를 높은 음정 또는 낮은 음정으로 옮기는 것으로, 조옮김 악기의 경우 필수적이며, 노래할 때 각자의 음역에 맞추기 위하여 쓰이기도 한다. 우리말샘

주6

박자가 주기적으로 반복되지 않는 리듬. 옛 민속 음악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우리말샘

주7

오선지에 음의 고저, 음이나 휴지(休止)의 장단 따위의 악곡의 구조나 연주법을 나타낸 악보. 17세기에 유럽에서 완성한 기보법으로, 오늘날 널리 사용한다. 우리말샘

주8

본디의 상태로 다시 돌아가다. 우리말샘

주9

조선 성종 때, 원나라 임우의 ≪대성악보≫의 영신악 가운데에서 채택하여 문묘 제례악으로 연주한, 황종을 으뜸음으로 한 곡. 우리말샘

주10

문인(文人)이 갖춘 위엄과 덕망. 우리말샘

주11

음악, 희곡, 소설 따위에서, 전체의 진행을 암시하거나 예고하는 내용이 담긴 첫머리 부분. 우리말샘

주12

악곡에 여러 가지 변화를 주기 위하여 꾸미는 음. 작은 음표 또는 글자나 그림을 써서 표시한다. 우리말샘

주13

제후가 다스리는 나라. 우리말샘

주14

황죽(黃竹)으로 만든 중국 고대의 악기. 단소처럼 생겼으며 구멍은 세 개 또는 여섯 개이고 세로로 불게 되어 있는데, 고려 때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지금은 문묘 제례악에 쓴다. 우리말샘

주15

궁중 제무에서, 문무(文舞)를 추는 사람이 왼손에 잡고 춤을 추던 기구. 나무로 만든 용머리에 자루를 맞추고, 용머리의 입에는 다섯 층의 꿩의 꽁지를 달았다. 우리말샘

주16

춤의 동작을 악보처럼 일정한 기호나 그림으로 기록한 것. 우리말샘

관련 미디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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