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상은 대체로 초종(初終)에서 성복(成服)까지를 말한다.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에 의하면 국상에 있어서 성복까지의 절차는 국휼고명(國恤顧命), 초종(初終), 복(服), 역복불식(易服不食), 계령(戒令), 목욕(沐浴), 습(襲), 전(奠), 위위곡(爲位哭), 거림(擧臨), 함(含), 설빙(設氷), 영좌(靈座), 명정(銘旌), 고사묘(告社廟), 소렴(小斂), 전, 치벽(治椑), 대렴(大斂), 전, 성빈(成殯), 전, 여차(廬次), 전, 성복(成服)으로 되어 있다. 이상의 순서에 따라 그 대략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국휼고명: 왕이 편치 않으면 액정서(掖政署)에서 평소 왕이 정사를 돌보던 곳에 휘장을 치고 병풍을 두른 후, 내시들이 왕을 부축하여 모셔와 기대어 앉게 하고 왕세자가 옆에서 모시며, 대신과 근시들이 자리를 정한 후 마지막 명령을 내린다.
초종: 병이 심하면 내시가 부축하여 머리를 동쪽으로 하고 네 사람이 그 손발을 잡는다. 안팎을 조용하게 하고 내시가 새 솜으로 입과 코 위에 대어 움직이는가를 본 후 숨이 끊어지면 곡을 한다.
복: 내시가 왕이 평소에 입던 웃옷을 가지고 지붕으로 올라가 왼손으로 옷깃을 잡고 오른손으로 허리 부분을 잡고 북쪽을 향해 ‘상위복(上位復)’을 세 번 부르고 옷을 앞으로 던지면 내시가 곁에서 받아서 함에 넣어 가지고 들어와 왕의 시신을 덮는다.
역복불식: 왕세자와 대군 및 왕비 · 내명부 · 빈 이하 모두가 관(冠)과 웃옷을 벗고 머리를 풀고 흰옷과 흰 신과 거친 베로 된 버선을 신어 사치스러운 것을 버리고 3일 동안 음식을 먹지 않는다.
계령: 병조에서는 내외의 경계를 엄중히 하도록 한다. 예조에서는 상사(喪事)에 관한 모든 일을 의정부(議政府)에 보고하도록 하고, 또한 상사의 절차에 소홀함이 없도록 감독하며, 5일간 시장을 철시하고 졸곡(卒哭)까지 음악과 결혼과 도살(屠殺)을 금하게 한다. 그리고 이조에서는 초상을 집행할 관원과 관장할 업무를 정한다.
목욕: 내시들이 왕의 시신을 휘장으로 가리고 목욕을 시킨다.
습: 내시들이 왕의 시신에 옷을 입힌다.
전: 예찬(禮饌)을 갖추어서 술잔을 드린다.
위위곡: 내시들이 왕세자 · 대군 · 왕비 · 내명부빈 · 왕세자빈 등의 위(位)를 마련하고 각자의 위에 나아가 곡을 한다.
거림: 전의(典儀)가 종친과 문무백관들의 자리를 바깥뜰에 설치하되 문관은 동편에, 무관은 서편에 마련하여 모두 곡하고 네 번 절을 한다.
함: 사도시(司䆃寺)에서는 쌀을 바치고 상의원(尙衣院)에서는 진주를 바치면 내시가 이를 시신의 입에 넣어준다.
설빙: 시신이 부패하지 않도록 나무틀을 짜서 얼음을 넣어 시신의 사면을 둘러싼다.
영좌: 주칠(朱漆)을 한 교의(交椅)를 시신 앞에 있는 상위에 남향으로 놓고, 내시가 왕이 입던 옷을 함에 넣고 백초(白綃) 한필로 혼백(魂帛)을 만들어 교의에 안치한다.
명정: 붉은 천에 금박으로 ‘大行王梓宮(대행왕재궁)’이라고 써서 영좌의 오른편에 둔다.
고사묘: 제3일째 되는 날 대신을 보내 사직 · 영녕전(永寧殿) · 종묘에 고한다.
소렴: 베로 시신을 싸서 묶는다.
전: 소렴 후 예찬을 갖추어 전을 드린다.
치벽: 공조에서 관을 준비한다.
대렴: 시신을 완전히 묶어 관에 넣는다.
전: 대렴 후 다시 예찬을 올려 전을 드린다.
성빈: 선공감에서 정전(正殿)의 약간 서편에 빈소를 차린다.
전: 성빈 후 다시 예찬을 갖추어 전을 드린다.
여차: 선공감에서 중문 밖에 의려(倚廬: 중문 밖의 한 구석에 세운 여막)를 만들어 왕세자 이하 대군들이 머물게 하고, 내시들이 왕비 이하 왕세자빈 · 내명부들이 머물도록 별실에 의려를 마련한다.
전: 여차 후 다시 예찬을 갖추어 전을 드린다.
성복: 왕세자 이하 모두가 상복으로 갈아입는다.
이상은 궁내에서 집행되는 국상의 절차이다. 국상이 나게 되면 일반 국민들도 예조의 계령에 따라 행동하며, 온 국민이 소복을 하고 백립(白笠)을 쓰고, 방방곡곡에 빈소를 차리고 곡반(哭班)을 편성하여 곡을 한다.
성복 후 천전까지는 복제(服制), 사위(嗣位), 반교서(頒敎書), 고부청시청승습(告訃請諡請承襲), 조석곡전급상식(朝夕哭奠及上食), 삭망전(朔望奠), 의정부솔백관진향(議政府率百官進香), 치장(治葬), 청시종묘(請諡宗廟), 상시책보(上諡冊寶), 계빈(啓殯), 조전(祖奠), 견전(遣奠), 발인(發引), 노제(路祭), 천전(遷奠) 등과 같이 구분이 된다.
복제: 성복에 따른 상복의 규격과 상기(喪朞)를 정하는 것이다. 왕세자의 복제로는 참최(斬衰) 3년이지만 왕위를 이어 받을 때는 면복(冕服)을 입고, 졸곡 후에 일을 볼 때 백포(白袍)와 익선관(翼善冠: 임금의 평상복으로 집무할 때 쓰던 관)을 사용한다는 등을 규정하고 있다.
사위: 성복례가 끝나면 왕이 자리를 비워 둘 수가 없기 때문에 왕세자가 왕위를 계승한다.
반교서: 왕위에 오른 뒤 그 사실을 교서로 대내외에 알리고 국정을 처리한다.
고부청시청승습: 외국에 사신을 보내어 국상을 알린다. 특히, 사대관계에 있던 중국에는 부고와 동시에 대행왕(大行王)의 시호와 왕세자가 사위하는 인준을 청한다.
조석곡전급상식: 매일 새벽과 저녁에 예찬을 갖추어서 잔을 드린 뒤에 곡을 하며, 아침과 저녁에 상식을 올린다.
삭망전: 매월 초하루와 보름에 빈전에서 예찬(禮饌)을 갖추어서 잔을 드리고 곡을 한다.
의정부솔백관진향: 날을 받아 의정부에서 영의정이 모든 관료들을 인솔하고 분향하여 결별을 고한다. 이때 종친부 · 의빈부와 외직으로 나가 있는 관찰사 등 외관들도 각각 별도로 분향하고 결별을 고한다.
치장: 상을 당한 지 5개월이 되면 장사를 지내게 되는데, 지관을 시켜 능터를 잡고 날을 받아 광중(壙中)을 판다. 광중의 너비는 29척, 깊이는 10척, 길이는 25척 정도로 파고 밑에는 지석(誌石)을 깔고 주위에 돌을 싼 뒤 회로 틈을 막아 장례의 준비를 한다.
청시종묘: 예조에서 대행왕이나 왕비 · 왕대비 등의 시호를 의논하여 정한 뒤, 종묘에 들어가 선왕들의 위패에 시호를 의논한 경위와 결정된 사유를 고유하여(告由: 어떤 일을 치르고 그 사유를 신명에게 알림) 대행왕의 시호를 확정짓는다.
상시책봉: 대행왕의 시호를 책정하여 종묘에 고유한 뒤, 빈전(殯殿)에서 상시(上諡: 죽은 임금에게 묘호를 올리는 것)의 예를 행한다.
계빈(啓殯):발인하기 전날 빈전의 문을 열고 관을 닦고 점검한다.
조전: 발인하기 위하여 빈전에 설상을 하고 예찬을 갖춘 뒤, 왕이 직접 배곡하고 술을 올려 발인할 것을 고하고, 관을 빈전에서 상여로 옮긴다.
견전: 조전을 한 뒤에 관을 상여(喪輿)로 옮기기 전에 중문 밖에서 상여로 옮긴다는 사유를 고한다.
발인: 관을 상여로 옮기고, 출발하기 전에 상여를 수행할 문무백관의 반차를 정하고, 빈전을 출발하여 묘지로 향하는 절차이며, 그 사유를 고유하는 절차를 발인의(發引儀)라 한다.
노제: 발인하여 상여를 운반하는 중로에서 도성을 떠난다는 고유로 4대문 밖에서 행한다.
천전: 상여가 장지에 도착하여 관을 현궁(玄宮: 임금의 시체를 넣은 관을 모신 광중)으로 운반하고, 예찬을 갖추고 술잔을 드린 뒤 하관함을 고하고, 하관한 뒤에 성분하는 과정까지를 말한다.
국상은 일반적으로 흉례에 속하며 3단계로 나누어진다. 1단계는 국휼고명에서 성복까지, 2단계는 성복 후 장례까지로 국장이라고도 한다. 3단계는 반혼(返魂) · 우제(虞祭) · 졸곡(卒哭) · 상제(祥祭) · 담제(禫祭) · 제복까지를 말하나, 3단계는 일반적 의식인 제례로 오인하고 있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