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5판. 총 434쪽. 1980년 한국연구원(韓國硏究院)에서 간행했고, 1984년 일조각(一潮閣)에서 다시 간행하였다.
저자는 골품제를 화랑도와 유기적으로 연관시켜 분석하였다. 내용은 크게 3편으로 나누어져 논술되었다.
제1편에서는 주로 사회인류학의 이론을 원용해 신라 왕실의 혈연 의식을 분석함으로써 골품제 사회의 성립을 논하였다. 신라 내물왕계의 혈연 의식이나 신라 중고기 혈족 집단의 특질에 관한 문제 및 신라 중대의 관료제와 골품제의 관계를 주로 다루었다.
제2편에서는 신라 하대의 왕실 및 진골 귀족의 혈연 의식이나 사회·경제적 기반을 밝힘으로써 골품제 사회 붕괴기의 정치·사회·문화의 여러 변동을 논하였다.
신라 하대의 왕위 계승이나 진골 귀족의 저택인 금입택(金入宅)의 사회·경제적 기반, 지방 세력 특히 패강진(浿江鎭)을 중심으로 한 고려 왕조의 성립 문제, 나말여초(羅末麗初) 중세적 측근 정치를 지향하는 근시(近侍 : 임금을 가까이 모시는 신하) 기구나 문한(文翰 : 문필에 관한 일) 기구의 확장 및 신라와 당나라 문인의 교류와 빈공(賓貢) 급제자(及第者)의 출현 등을 다루었다.
그리고 제3편에서는 화랑도의 기원과 조직 및 활동을 신라 골품제 사회 속에서 고찰하였다. 이 밖에 서론에서 신라 골품제 연구의 현황을 개관함으로써 그 문제점을 추출하였다.
마지막의 본론에서는 흥덕왕릉비(興德王陵碑)·적성비(赤城碑)·안압지(雁鴨池) 출토의 목간(木簡) 등을 간략하게 분석해 제시했는데, 이것은 모두 골품제 사회를 밝히는 데 중요한 것이다.
저자는 서양의 사회과학 이론을 받아들여 신라 사회의 역사적 개별 사실을 해석하려 했으며, 아울러 신라사 자체에 대한 구체적 지식을 얻기 위한 작업을 병행하였다. 그리하여 이 책에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중요한 문제가 밝혀졌다.
첫째, 골품제를 혈족 집단의 분지화(分枝化) 경향으로 설명하였다. 리니이지(lineage) 개념을 도입해 대체로 3세대의 직계 혈족으로 이어지는 소(小)리니이지 사이의 대립과 항쟁을 광범하게 추적하였다.
둘째, 성골과 진골의 문제를 골품(骨品) 생성의 면에서 추구하였다. 성골의 발생을 진흥왕의 태자인 동륜(銅輪)의 직계 비속으로 구성된 배타적인 소리니이지의 출현과 연관시켜 설명하였다.
셋째, 화랑도를 골품제 사회의 기능 면에서 분석하였다. 골품제적 혈연을 내세우는 것과는 달리 서약에 의해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화랑도는 신분 계층간의 갈등을 완화하고 그 사이의 유동성을 가져오게 함으로써 엄격한 골품제 사회에서 완충제 역할을 했음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