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강릉추월(江陵秋月)’ 또는 ‘강릉추월옥소전’·‘강능츄월젼’이라고도 한다. 필사본은 매우 많다. 고려대학교 도서관에 「강릉추월」 1책, 「강릉추월옥소전」 1책, 「강릉추월전」 1책, 「강능츄월젼」 하권 1책이 있다. 장서각에도 「강능츄월젼」 1책 3종이 있고 국립중앙도서관에 「강릉추월옥소전」 2책이 있다. 그 밖에 단국대학교 율곡기념도서관 나손문고(舊 金東旭 소장)에도 「강릉추월전」 1책이 전한다.
활자본으로는 덕흥서림본과 세창서관본이 있다. 덕흥서림본은 1919년 11월에 간행된 것이다. 10회의 장회체로 되어 있고 각 회마다 제목이 붙어 있으며, 71면 1책이다. 세창서관본도 10회로 나누어져 있으나 각 회의 제목이 없고, 68면 1책이다. 내용은 두 본이 별 차이가 없다.
신라시대 강릉 사곡봉 아래 이춘백이라는 젊은이가 있었는데 자를 선군이라고 하였다. 선군은 사곡봉에서 선관을 만나 ‘강릉추월’이라는 옥퉁소를 받고 자기의 전생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다.
어느날 선군은 해상에서 표류하여 중국 옥문동에 이르게 되는데, 소주(蘇州) 조상서의 딸 조소저와 혼례를 올리고 돌아온다. 그 뒤 선군은 장원급제하여 황해감사로 부임하였다. 선정을 베풀고 조부인과 함께 돌아오던 중, 수적을 만나 조부인은 수적에게 잡히고 선군은 뱃조각을 붙들고 표류하여 중국에 이른다.
한편, 조부인과 춘낭은 수적 괴수가 방심한 틈을 타서 적굴을 탈출하여, 백학산 백운암에 들어가 중이 된다. 이때 태중이었던 조부인은 아들을 낳아 운학이라고 이름을 짓고 설영국이라는 사람에게 양자로 준다. 운학이 3세 때 밖에 나가 놀다가 수적 괴수 장수백에게 납치된다. 장수백은 운학의 이름을 해룡으로 바꾸고 친아들로 속여서 키운다. 해룡은 장성하여 같은 수적의 괴수 어천수의 딸 파주와 혼인하고, 어천수로부터 아버지의 퉁소였던 ‘강릉추월’을 선물로 받는다.
해룡은 과거에 급제하여 황해도 어사가 되어 수적을 소탕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해룡은 금강산 백령도사에게 술법을 배우고 설영국의 집을 찾아가 자신의 출생신분을 알아낸다. 장수백과 어천수로부터 항복을 받고 백운암에 기거하던 어머니를 찾는다.
한편, 중국으로 표류한 선군은 자개산에서 도사를 만나 병법을 배운 뒤 촉의 승상이 되어 반란을 일으킨다. 송나라 조정에서는 난군을 토벌하기 위하여 신라에 구원병을 청한다. 이에 신라에서는 이운학을 대장으로 삼아 송나라를 구원하게 하니, 운학은 반란군과 싸우다가 아버지인 선군을 만난다.
운학이 가지고 있는 퉁소를 보고 운학이 아들임을 안 선군은 송조에 귀순하고 운학은 송조의 부마가 된다. 또한, 운학은 신라의 부마도 되어 두 나라 부마로 영화롭게 살다가 백일승천(白日昇天)한다.
「옥소전」은 중국소설 「소지현나삼재합(蘇知縣羅衫再合)」을 개작한 것이다. 「소지현나삼재합」이 부모를 해친 원수의 손에 길러진 주인공이 나삼을 인연하여 부모를 찾고 원수를 갚는 인간의 기구한 운명을 그린 작품이라면, 「옥소전」은 주인공의 영웅적 활약에 중점을 두어 개작된 작품이다.
「옥소전」의 전반부는 옥소를 인연하여 부모를 찾는 과정에서 「소지현나삼재합」과 유사하다. 그러나 후반부는 이운학의 초인적 능력과 장쾌한 활약이 우리나라와 중국을 무대로 펼쳐지고 있어, 「소지현나삼재합」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주인공 이운학은 원수도 용서할 줄 아는 넓은 도량을 가진 인물이고 중국의 국난까지 타개하는 위대한 능력의 소유자이다.
이 작품은 중국까지를 구원하는 영웅적 인물을 설정하여 우리 민족의 우월성을 드러냈다는 점과, 조선 후기에 유행하던 전형적 군담소설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