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허 기화(涵虛己和, 1376~1433)는 고려 말의 선승 나옹 혜근(懶翁惠勤)의 제자 무학 자초(無學自超)의 법맥을 이었다. 기화는 조선 초기 조계종(曹溪宗) 소속 승려였고 『함허화상어록(涵虛和尙語錄)』 1권, 『선종영가집과주설의(禪宗永嘉集科註說誼)』 2권, 그리고 불교에 대한 비판에 반박하고 불교의 올바름을 드러낸 『현정론(顯正論)』 1권을 지었다. 그는 당시의 대표적 학승이기도 했는데, 『원각경(圓覺經)』, 『금강경(金剛經)』 등 경전에 대한 주석서로 『원각경소』 외에도 『금강경오가해설의(金剛經五家解說誼)』 2권, 『금강경윤관(金剛經綸貫)』 1권이 전한다.
3권 1책의 목판본으로 1464년 간경도감(刊經都監)에서 처음 간행한 것을 1570년(선조 3) 전라도 광주 무등산(無等山) 안심사(安心寺)에서 개간하였다.
이후 1882년 감로사(甘露社)본, 1883년 양주 천마산(天磨山) 봉인사(奉印寺) 환옹 환진(幻翁喚眞)본이 전하며, 국립중앙도서관, 동국대학교 중앙도서관, 흥천사(興天寺) 등에 소장되어 있다.
본서에는 ‘희양산(曦陽山) 사문(沙門) 함허당(涵虛堂) 득통(得通) 해(解)’라고 하여 저자가 희양산 봉암사(鳳巖寺)에 머물던 만년의 저작임을 알 수 있다.
『원각경』은 선승 출신으로 중국 화엄종의 제5조가 된 당(唐)의 주1이 중시한 경전이다. 앞에서 기화는 종밀의 해석에 근거해 ‘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大方廣圓覺修多羅了義經)’의 경전 명칭을 설명하고, 『원각경』의 체제에 맞추어 12장에 걸쳐서 12 보살과의 문답 내용을 다루고 자신의 해설을 붙여놓았다. 권상은 13장, 권중은 48장, 권하는 9~12장에 해당하는데, 각 장의 제목은 제1 문수장(文殊章), 제2 보현장(普賢章), 제3 보안장(普眼章), 제4 금강장장(金剛藏章), 제5 미륵장(彌勒章), 제6 청정혜장(淸淨慧章), 제7 위덕자재장(威德自在章), 제8 변음장(辨音章), 제9 정업장(淨業章), 제10 보각장(普覺章), 제11 원각장(圓覺章), 제12 현선공장(賢善貢章)이다. 본문의 체제는 경전의 원문을 단락별로 싣고 한 칸을 내려서 그에 대한 저자의 해설을 붙이는 방식으로 되어있다.
조선 초의 선승이자 학승인 함허 기화의 교학 이해를 가늠할 수 있는 책으로, 종밀 이후 중국과 한국에서 중시된 『원각경』에 대한 기화의 해석 및 평가 내용을 구체적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