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정」은 주3 중 세 번째 곡이다. 세종 때에 회례악(會禮樂)으로 창제된 주4 중 네 번째 곡인 「탁령(濯靈)」을 세조 9년 종묘제례악으로 쓰기 위해 개작할 때, 그 전반 6행과 후반 일부를 발췌해서 「탁정」을 만들었다. 선율은 「탁령」을 발췌하였고, 노랫말은 『정대업지무』 중 세 번째 곡인 「선위」와 「탁령」을 줄여서 사용하였다.
세종 때 회례악 용도로 창제한 『정대업지악』은 모두 15곡으로 되어 있다. 종묘제례악으로 개작하는 과정에서 15곡 중 없어진 곡이 있는가 하면, 「탁령」처럼 특별히 3곡으로 늘어난 경우도 있다. 『세종실록』 악보에 전하는 「탁령」은 32정간 12행의 길이로 되어 있는데, 후반 7∼12행을 발췌하여 『정대업지악』 중 세 번째 곡인 「탁정」을 만들고, 후반 7∼12행을 발췌하여 아홉 번째 곡 「정세(靖世)」를 만들었다. 또한 「탁령」 전곡을 그대로 차용하여 「신정(神定)」으로 곡명을 바꾸고 『정대업지악』 다섯 번째 곡으로 정하였다. 요컨대 세종 때의 회례악 『정대업지무』 네 번 째 곡인 「탁령」에서 「탁정」, 「신정」, 「정세」 3곡이 만들어진 것이다.
「탁정」을 비롯한 종묘제례악 『보태평』과 『정대업』은 전승과정에서 리듬이 변하였는데, 『세조실록』 악보, 『대악후보』, 『속악원보』 등의 악보 비교를 통해 그 변화 과정을 알 수 있다.
세종 때 회례악으로 쓰기 위해 창제된 「탁령」의 유음이 현재 『정대업』 중 「탁정」을 통해 전승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