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5년 3월 『조선문단(朝鮮文壇)』 6호에 발표되었다.
주인공인 ‘박’은 가족을 데리고 고향을 떠나 간도로 건너간다.
간도에 가면 잘 살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건너가게 되나, 간도에서도 굶주림이 반복되고 도벌(盜伐) · 잡역부(雜役夫)의 일을 계속하는 가운데 그의 희망과 기대는 무너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굶주림은 계속 되었으나 개선될 희망이 없었다.
그때부터 ‘박’은 그들의 빈궁이 반복되는 이유를 생각하기 시작한다. “나는 여태까지 세상에 대하여 충실하였다. …… 내 어머니, 내 아내까지도 뼈가 부서지고 고기가 찢기더라도 충실한 노력으로써 살려고 하였다. 그러나 세상은 우리를 속였다. …… 충실한 우리를 모욕하고 멸시하고 학대하였다. …… 우리는 여태까지 속아 살았다. 포악하고 허위스럽고 요사한 무리들을 용납하고 옹호하는 세상인 것을 참으로 몰랐다. …… 어떤 험악한 제도의 희생자로서 살아왔었다.”라고 한다. 빈궁의 원인이 ‘어떤 험악한 제도’에 있다는 의식은 빈궁에 대한 의식이 싹트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험악한 제도’를 사회체제나 경제구조의 소산으로 의식하였을 수도 있고, 주인공이 ‘××단’에 입단한 것으로 미루어 보아 일제시대에 대한 시대의식의 소산일 수도 있다.
그러나 프로문학처럼 목적의식이 뚜렷하지 않다. 빈궁을 처절하게 체험한 사람이 그것을 호소(呼訴)하고 절규(絶叫)하면서 발언하는 소박한 반항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빈궁을 소재로 하였다는 점, 빈궁에 대한 반항이 개인적 차원의 것이고 자연발생적이라는 점에서 프로문학의 초기단계인 경향문학(傾向文學)의 한 양상이라고 할 수 있다.
같은 계열의 작품으로, 「고국(故國)」 · 「기아(饑餓)와 살육(殺戮)」 · 「홍염(紅焰)」 등이 있다. 서술 방식이 서간체의 일인칭 시점으로 되어 있어 ‘호소’와 ‘절규’라는 내용을 전달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