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패는 음악적 스타일로 보아 안채비들이 부르는 안채비소리와 겉채비(범패를 전문으로 하는 승려, 일명 바깥채비라고도 함.)들이 부르는 홋소리 · 짓소리, 그리고 축원을 하는 화청과 회심곡(回心曲) 등 네 가지로 구분되는데, 이 중에서 좁은 의미의 범패는 홋소리만을 가리키며, 짓소리는 범음(梵音)이라 일컫는다.
홋소리의 사설은 대개 칠언사구 또는 오언사구로 된 정형시인 게송(偈頌)이다. 4구로 되어 있는 사설은 안짝(제1·2구)과 밧짝(제3·4구)으로 지칭되며, 형식은 AAAA, AA′AA′, ABAB로 안짝과 밧짝이 같다. 따라서 재(齋)의 진행과정에서 홋소리를 간단히 줄여 부를 때는 안짝은 줄여 부르고 밧짝만 제 속도로 부르는 연주관습이 있다.
이를 ‘안짝은 쓸고 밧짝만 짓는다.’고 하는데 여기에서 ‘쓴다’라는 것은 안짝의 일정한 선율에 맞추어 충충 읽어나간다는 뜻으로, 곧 안채비소리의 스타일로 엮어 부르는 것을 의미한다. 홋소리의 음계는 미-솔-라-도-레의 5음 음계이며, 이 중에서도 미-라-도 3음이 중요하게 사용되어 동부지방 민요의 음계와 비슷하다.
또한 홋소리에서는 핵선율(核旋律, melodic cell)을 크게 3회, 보통으로 3회, 잘게 3회 반복하면서 핵선율의 패턴을 줄여 나가는 잣는소리의 사용이 두드러지는데, 이 점이 곧 한국범패의 특징을 이룬다.
이같은 특징은 중국범패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일본의 불교음악인 쇼묘(聲明)의 유리(搖り)라는 것이 잣는소리와 비슷하지만 한국범패의 경우와 같이 뚜렷하지는 않다. 이것은 티베트의 범패에서 찾아볼 수 있는 특징으로 로가리듬(logarhythm)으로 파악되기도 한다.
홋소리의 가장 대표적인 곡은 「할향(喝香)」이다. 이 곡은 범패승들이 범패를 배울 때 처음 채택되는 곡이어서 일명 ‘초할향(初喝香)’이라고도 한다.
이어서 범패승들은 「합장게(合掌偈)」 · 「개계(開啓)」 · 「쇄수게(灑水偈 또는 관음찬(觀音讚)」 · 「복청게(伏請偈)」 · 「사방찬(四方讚)」 · 「도량게(道場偈)」 · 「참회게(懺悔偈)」 · 「헌좌게(獻座偈)」 · 「가영(歌詠)」 · 「등게(燈偈)」 … …의 순으로 홋소리를 배워 나가며, 「영산삼직(靈山三直)」, 즉 대직찬(大直讚) · 중직찬(中直讚) · 소직찬(小直讚)으로서 끝을 맺는다.
홋소리는 불교의 재에서 안채비소리와 함께 빈번히 사용되므로 전국적인 분포를 보이며, 또한 상당한 계보(系譜)와 유(流)가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오늘날 전라도범패의 경우는 서울소리와 완전히 같고 경상도의 팔공산제 홋소리는 잣는소리 없이 메나리조로 된 향토색 짙은 특징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