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현보살은 산스크리트어로 사만타바드라(Samantabhadra)이고 삼만다발타라(三曼多跋陀羅)라 표기한다. 넓게 뛰어나다는 의미로 편길보살(遍吉菩薩) 또는 보현보살이라 번역된다.
보현보살은 문수보살과 더불어 석가불이나 비로자나불의 협시보살이다. 문수와는 사상적으로 같은 맥락을 이루며 지혜의 보살인 문수에 대하여 그 실천적 행원자를 뜻한다. 보현보살은 대승불교에서 문수보살보다는 늦게 등장하며, 『대방광불화엄경』, 『묘법연화경』, 『관보현경』 등에 설해져 있다. 『화엄경』의 여래출현품(如來出現品)에서 보현보살은 보살도를 통달하였고 무한한 덕을 갖춘 보살이라고 설명된다. 또한 『화엄경』입부사의해탈경계보현행원품(入不思議解脫境界普賢行願品, 보현행원품 또는 입법계품이라고도 함)에서는 보살도를 구하고자 선지식을 찾아 법문을 듣는 문수동자가 마지막으로 보현보살을 찾아 열가지 지혜의 법문을 얻음으로 구도여정의 끝을 맺는다. 『법화경』보현보살권발품(普賢菩薩勸發品)에서 보현보살이 흰코끼리를 탄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형상적 특징을 알려주며, 무한한 행원을 갖추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모든 장소에 나타나 법화의 수행자를 지킨다고 하여 보살도의 실천자임을 설명한다.
우리나라에서 보현보살상은 단독으로는 거의 제작되지 않았고 대부분 문수보살과 함께 석가모니불 혹은 비로자나불의 오른쪽 협시보살로 표현된다. 통일신라시대의 조각상으로는 석굴암 석굴의 보현보살상이 대표적이다. 왼손에 경책을 잡고 본존을 향해 우아한 자태로 서있는 아름다운 보살상으로 통일신라시대의 뛰어난 조각술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코끼리를 탄 보현보살상은 사자를 탄 문수보살과 함께 비로자나불의 협시보살로 제작되는데, 현재 많이 파손되었지만 법수사(法水寺) 비로자나삼존불의 보현보살상(경북대학교 소장)에서 그 예를 찾아볼 수 있다. 불화에서도 역시 단독상은 없다. 그러나 『감지금니대방광불화엄경보현행원품』(고려시대, 리움박물관소장. 국보, 1986년 지정), 『감지금니대방광불화엄경입부사의해탈경계보현행원품』권34(1334년, 호림박물관소장. 보물, 1984년 지정)나 『대방광불화엄경행원품신중합부』(1350년, 국립중앙박물관소장)와 같은 정원본(貞元本)화엄경의 사경변상도에서는 보현보살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호림박물관소장본과 국립중앙박물관본에서는 보현보살이 주존으로서 화면 중앙에 자리하고 있는데, 선재동자가 보현보살을 알현할 때 그의 털구멍으로부터 광명구름 속에 불, 보살, 범천과 꽃, 향, 보배 등을 내었다는 경전의 내용을 표현한 장면이 그려져 있다. 이외에도 14세기 사경 중에는 여러 점의 화엄경행원품이 전해지고 있어 보현행원신앙의 유행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