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는 가로 35.5㎝, 세로 47.5㎝이다. 편지에 사용된 종이는 여러 종류로 고급 간지(簡紙), 태지(苔紙), 심지어 저급의 용지로 취급되는 피지(皮紙)가 두루 사용되었다. 6첩, 필사본. 어찰은 총 297편으로 글자 수는 5만 2천여 자이다
누설을 염려한 탓에 축약이 심하고, 발신자와 수신자가 정황을 공유한다는 전제하에 씌어져 일반적인 서간문의 격식으로는 해독하기 어렵다. 이두와 구어체, 속담 및 속어도 자주 보이며 심지어 한글을 그대로 사용한 부분도 있다. 주된 내용은 당대의 정치적 사안이지만, 정조의 사생활과 인간적인 면모도 엿보인다.
정조의 친필 어찰은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삼성미술관 리움, 고려대학교, 연세대학교, 일본 야마구치[山口]현립도서관 등에 소장되어 있으며, 합산하면 1천여 통이 넘는다. 정조는 심환지 외에도 여러 신료 및 친지들과 어찰을 주고받았다.
정조의 어찰은 공식적인 사료의 이면에 숨겨진 사건의 내막과 정조의 의도를 살필 수 있는 자료이다. 특히 심환지에게 보낸 어찰을 엮은 이 책은 그간 대립적인 관계로 알려진 정조와 노론 벽파의 정치적 역학 관계를 재고할 필요를 제기한다. 2016년 11월 16일 보물로 지정되었고,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