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대 노걸대(元代 老乞大)는 1997년 초기에 발굴된 중국 원대의 언어를 반영한 구어체 회화 학습서이다. 연구자들에 따라 노걸대(老乞大)라는 원서명 앞에 이전의 판본과 구별하기 위하여 ‘원본(原本)’, ‘구본(舊本)’, ‘원대(元代)’라는 임의의 수식어를 부여하여 통용되고 있다.
원대 노걸대(元代 老乞大)는 1997년 초기에 발굴된 중국 원대의 언어를 반영한 구어체 회화 학습서이다. 연구자들에 따라 ‘노걸대(老乞大)’라는 원서명 앞에 이전의 판본과 구별하기 위하여 ‘원본(原本)’, ‘구본(舊本)’, ‘원대(元代)’라는 임의의 수식어를 부여하여 통용되고 있다.
책의 서지사항은 1책 40장의 분량이며 고정지(藁精紙)의 종이에 목판본으로 인출한 것이다. 판식은 대흑구(大黑口)에 10행 21자의 배열이며 판심의 제목은 ‘노걸대(老乞大)’이다.
책의 저작과 간행 시기에 대한 자체의 기록은 없다. 그러나 수록 내용 중에서의 단서로 명나라 때는 사용되지 않았던 ‘중통초(中統鈔)’라는 원대의 지폐 명칭이 나타나고 본문에 등장하는 상인들의 출발 지역이 ‘고려왕경(高麗王京)’이라는 언급과 중국의 ‘대도(大都)’라는 지명이 나오는 것을 비롯하여 여러 어휘들에서 저작 또는 간행 시기의 추정이 가능하다. 더 구체적으로는 고려 상인들이 귀국하기 위한 길일을 점치러 갔을 때 ‘병술(丙戌, 1346)’이라는 시기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그보다 약간 이른 시기로 편찬 연대를 추정할 수 있다.
편찬자의 기록은 없지만 내용으로 볼 때 찬자는 중국어의 글과 회화에 모두 능통할 뿐만 아니라 원과 고려 양국의 무역 경험이 많고, 사회 상황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사람일 것으로 추정된다. 또 저술의 동기도 개인의 필요에 의해서 편찬된 것이 아니라 후대의 관련 기록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통문관과 사역원에서 중국과의 교역을 위해서 실질적으로 필요한 회화에 능한 역관을 배양하기 위해서 그 필요에 의해 편찬한 것이다.
책의 제목에 대해서도 여러 견해가 있지만 대체로 ‘걸대(乞大, Kita)’가 ‘중국인’을 지칭하고 그것이 ‘거란(契丹, Kitan)’의 음역에서 온 것이라는 설명이 대부분이다.
수록된 내용은 모두 107개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몇 명의 고려인이 고려 왕경을 출발하여 요동을 거쳐 원나라의 대도까지 가는 여정과 대도에서의 상거래를 마치고 다시 고려로 출발한다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는 고려 상인 둘이 중국에서 중국인 몇 명과 우연히 만나 알게 되는 과정, 나중에 서로 약속하여 함께 대도(大都)에 가서 장사를 하며 습득한 견문과 지식들을 수록하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대화 형식으로 서로 우연히 만나 인사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이후에 그들의 장사의 여정에서 일어난 이야기들을 주제로 여러 가지 화제가 언급되어 있다.
그 사례로는 가정에서의 일상생활과 숙박, 물가, 선물, 연회, 무역, 계약, 의원 요청 등 비교적 실생활과 밀접한 내용들이며 그밖에 관념적인 것으로는 예절, 생로병사 등 인생사와 관계되는 것으로 전체적인 구성은 서로 연관성을 가지고 있고 실제 생활을 반영하고 있다. 그밖에 고려와 관련된 인삼과 같은 특산물에 대한 언급도 있다.
이를 통하여 여행 중에 마주치는 여러 상황 및 상거래 과정이 대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중국에 대한 언어와 풍속 등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동시에 상세히 쓰여 있어서 실전적인 회화 학습에 도움을 줄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오늘날의 연구 관점에서 보면 수록 내용을 통하여 당시 중국에서 유행하던 옷, 모자, 띠, 신발, 음식 등 민간의 사회 상황과 문화를 이해할 수 있고 또 몽골족 통치를 받았던 원대의 중국어 양상을 비교적 완벽하게 비정할 수 있으므로 문화학, 역사학, 사회학, 언어학 등의 방면에서도 모두 진귀한 자료로 볼 수 있다.
특히 자료의 간행 목적이 중국어 회화 학습서로서의 역할이었으므로 언어학적인 측면에서 볼 때 간행 시기가 기본적으로 확정적이고 내용이 완벽하며, 보존이 잘 되어 있는 등 역사적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또 언어 연구의 기본 자료로 삼을 수 있도록 대화체를 주요 형식으로 삼고, 소재와 내용은 사회 생활 전반을 광범위하게 담고 있으며, 대부분 원대 북방 사람들이 사용하는 일상 언어가 생생하게 반영되어 구어성이 강하다.
다른 한편으로는 특수한 시기에 편찬한 중국어 문헌의 특수성으로 통치 계층이 사용하는 몽골어의 영향을 받은 ‘한아언어(漢兒言语)’라고 불리는 특수한 언어 현상을 반영하여 명청대의 판본과 비교해보면 여러 측면에서 뚜렷한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