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경전은 해인사 원당암의 아미타불 복장에서 발견된 것으로 크기가 7.2×4.8cm의 작은 수진본이며 절첩 형태의 목판본이다. 권말에 갑인년 1374년(공민왕 23)에 다라니를 지니면서 영험을 얻고자 하여 을묘년 1375년(우왕 1) 겨울에 박면(朴免)의 시주와 발원으로 간행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이때 다라니의 신통력과 부처의 보살핌을 믿고 지니면 밝음을 얻을 수 있다고 하면서 태후와 왕이 늙지 않고 세상의 축복과 조정의 안녕 등 무생에 이르는 모든 것들이 불구덩이에서 빠져나올 수 있기를 기원하고 있다.
이 책 권수의 박면이 쓴 지문(誌文)에서 ‘수구다라니(隨求陀羅尼)를 얻어 성불에 이르고자 함에 마침 이 진귀한 글을 구할 수 있어서 이에 신령스러운 주(呪)를 모아 같이 간행하여 모시고 오직 진리를 간직하여 재난을 당하거나 우환에 빠지는 것을 막고자 한다.’라고 하였다. 마침 부정(副正) 김영부(金永富)가 새긴 글자를 보여 주는데 그 글은 아직까지 보지 못했던 이상한 글자로 본래의 참모습을 잃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베끼고 새기고자 박면이 참여하였다는 기록이 덧붙여져 있다.
이 절첩본의 다라니를 쓰고, 발행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사람인 박면의 본관은 평양(平陽) 즉 순천(順天)이며 낭장을 거친 인물이다. 암둔(岩遯)은 호이며 타부(妥夫)는 자(字)로 각 다라니의 끝에 표기를 달리하였다. 다라니 권말의 간행 기록에서 시주로 수록된 각인(覺因), 박성량(朴成亮), 박원경(朴元鏡), 김사행(金師幸)은 동시대에 중국에서 들여온 목판 『대방광불화엄경소(大方廣佛華嚴經疏)』를 변상도를 붙여 영통사(靈通寺)에서 출판할 때 같이 참여한 인물이다.
다라니가 인쇄된 본문의 경우 아래위의 변란 사이에 새긴 실담자 글자의 배열은 한 면에 9행 12자씩이며, 한자의 경우는 14자 내외가 주를 이룬다. 권수에는 변상도가 1~3면에 6-8비(臂)의 형상에 아래는 연화대좌와 멧돼지의 저좌(猪座) 위에 보관을 쓰고 결가부좌한 자세를 하고 있다.
본문 앞에 수구즉득제주(隨求卽得諸呪)와 개법장주(開法藏呪)가 있고 본문의 『성불수구대다라니(成佛隨求大陁羅尼)』의 제목과 내용은 실담자로 쓰고 있다. 이 다라니는 일체 중생의 모든 죄업과 장애를 없애고 고통을 깨뜨리는 주문으로 위급한 고난에 부딪히거나 생사의 바다에 빠진 중생들에게 해탈을 얻게 해주는 진언이다. 나아가 이 진언 제목의 한 글자만 귓전에 스치거나 지녀도 고통을 받지 않고 업장이 소멸하고 속히 부처의 세계에 태어날 수 있음을 전하고 심지어 그 글자를 지닌 사람을 가까이만 해도 수명이 늘어나서 쾌락을 받을 것이며 불찰(佛刹)에 태어나 모든 부처님과 한 자리에서 설법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어 성정각인(成正覺印) 등 17가지의 부적(符籍)을 수록하였고 ‘옴(唵)’자의 도상과 그 설명이 함께 있는데, 좌측은 만행(万行)을 나타내고 우측은 열반(涅槃), 비로(毘盧), 문수(文殊), 보현(普賢), 총섭삼보(摠攝三寶), 시방일체제성현중(十方一切諸聖賢衆)을 모두 모아서 설법하는 도량을 나타내는 도상이라 하였다. 또 범서 ‘옴’자를 지니거나 건물의 내외에 두면 일체의 나쁜 귀신이 침범하지 못한다고 하였다. 뒤편에는 나가리문자의 실담자로 원견미륵주(願見彌勒呪), 원왕정토주(往生淨土呪), 보회향주(普回向呪)를 기록하였다.
한편 제불의 명호(名號)는 참죄업장(懺除業障)의 부처를 비롯하여 각 부처의 명호를 차례로 나열하고 있다. 이어 각 부처에 대하여 『무량수경(無量壽經)』에서 말하는 부처님의 지혜를 설명할 때의 사지(四智)로 표현되는 부처를 명호하고 또 『불명경(佛名經)』에서 언급한 우주의 시간을 과거, 현재, 미래의 삼대겁불을 나열하고 석가모니불, 아미타불 등 여러 부처를 수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