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응(澹凝)의 생몰 및 사적은 미상이다. 의천의 『교장총록』에는 담응의 찬술로 『의경초』 이외에 종식(從式)이 집(集)하고 담응이 산보(刪補)한 『성유식론과』 5권이 기록되어 있다.
이 책은 영본(零本) 2책(권12, 권19)이 전라남도 순천시 송광사에 소장되어 있다. 2004년에 송광사 사천왕상에서 수습된 복장 전적의 일부이다. 목판본이며, 책 크기는 37.6✕22.8㎝이다. 판식은 사주단변, 무계, 반곽 24✕35.5㎝, 행자수 20行 20字이다. 판수제는 ‘의경(義景)’이다. 원래 권자본 형식으로 판각되었지만 후대에 선장 장정으로 제책한 것으로 보인다. 지질은 고정이 섞여 있는 저지이다. 권12는 제43~45장, 제61장 등 전체 4장이고, 권19는 전반부가 훼손되어 69장으로 편철되었다. 이 책의 자체와 판식을 통해 고려시대 금산사 광교원에서 개판한 것으로 추정되며, 지질 및 번각의 특징을 통해 조선시대 간경도감에서 중간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편찬 및 간행 경위는 미상이다. 이 책의 자체와 판식을 통해 금산사 광교원에서 개판한 것으로 추정되며, 자획에는 번각의 특징이 나타나고 지질에는 볏짚이 섞여 있는 저지의 특징이 있다. 이에 의해 조선시대 간경도감에서 중간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책은 권12가 4장, 권19는 앞부분과 뒷부분이 훼손되어 있다. 따라서 이 책의 구성과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다. 이 책은 『신편제종교장총록』에 의거 20권으로 구성되었고, 그 주기(註記)에 혹 14권이라고 기록하고 있어 당시 권수가 다른 유통본을 추정해 볼 수 있다. 이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권12는 5위 100법의 심소법 중에서 수번뇌(隨煩惱)의 무참(無慙) 등에 대해서 주석하였고, 권19는 유가행파 사상 가운데 수행의 계위인 오위(五位)를 십지(十地), 이장(二障), 전의(轉依), 사선(四禪) 등의 예를 들어 구체적으로 주석하고 있다. 담응은 유가행파의 초기 문헌인 『유가사지론』, 『현양성교론』, 『섭대승론』, 『십지경』 등과 여러 논사들의 견해를 인용하여 체계적으로 내용을 전개하고 있다. 외도와 여타 사상의 이론과 비판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있지 않다.
『성유식론의경초』는 산일하여 20권 전체가 전하지 않고, 고려시대에 간행되어 조선시대 간경도감에서 중간한 송광사장본이 국내외 유일본이다. 현장의 『성유식론』 번역 이후 중국에서는 104여 종의 『성유식론』 관련 주석서가 찬술되었으며, 대부분 당과 송대에 찬술되었다. 이 책의 편찬 시기를 확정할 수 없지만 유식 장소의 신출 유일본이라는 점에서 불교 문헌학적 의의가 있다. 원간기는 없지만 유식 관련 장소이므로 유가유식종의 금산사 간행을 추정할 수 있다. 의천의 외숙 혜덕왕사 소현(韶顯)은 고려 교장 조성의 국가적 사업에 조력하기 위해 금산사 광교원에서 1083년부터 유식 및 유가 관련 장소를 간행하였고, 그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향후 간행에 대해서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 이 책을 통해 고려 및 조선시대 불전의 수용과 유통이라는 관점에서 동아시아 한문 불교 문화권의 교류사적 의의를 지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