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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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지은니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37
감지은니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37
불교
개념
『화엄경』 10지와 천태종의 통교 10지 등 보살이 수행해야 한다는 10가지 단계의 불교수행법.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용 요약

십지는 보살이 수행해야 한다는 10가지 단계의 불교 수행법이다. 『화엄경』에서 천명한 52위 중 제41에서 제50까지의 10지와 천태종의 통교 10지가 있다. 『화엄경』의 10지는 ① 환희지 ② 이구지 ③ 발광지 ④ 염혜지 ⑤ 난승지 ⑥ 현전지 ⑦ 원행지 ⑧ 부동지 ⑨ 선혜지 ⑩ 법운지이다. 우리나라 천태종에서는 통교의 10지는 초발심(初發心)의 단계에서 부처의 지위까지를 10가지로 분류한 것이다. 천태종의 10지는 ① 건혜지 ② 종성지 ③ 팔인지 ④ 견지 ⑤ 박지 ⑥ 이욕 ⑦ 이작지 ⑧ 벽지불지 ⑨ 보살지 ⑩ 불지이다. 십지는 서로 도와서 불과(佛果)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목차
정의
『화엄경』 10지와 천태종의 통교 10지 등 보살이 수행해야 한다는 10가지 단계의 불교수행법.
내용

『화엄경』에서 천명한 52위 중 제41에서 제50까지의 10지와 천태종(天台宗)의 통교(通敎) 10지가 있다. 『화엄경』의 10지설은 우리 나라 화엄종을 비롯한 교종에 크게 영향을 미쳐, 불교학을 공부하는 승려는 반드시 숙지하여야 하는 기본이 되었다. 고려조선시대의 교종선(敎宗選)에는 10지에 관한 문제가 반드시 나왔으므로 승려들이 10지에 관하여 올바로 이해하지 못하면 시험에 응시할 수조차 없었다.

또한, 보살은 이 10지위(十地位)에 오르게 될 때 비로소 무루지(無漏智)를 내어 불성(佛性)을 보고, 성자(聖者)가 되어 불지(佛智)를 보존함과 아울러 널리 중생을 지키고 육성하기 때문에 이 수행계위를 ‘지위(地位)의 십성(十聖)’이라 한다.

또 이들을 ‘지상(地上)의 보살’이라 하며, 초지인 환희지(歡喜地)에 오른 보살을 ‘등지(登地)의 보살’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이전의 보살을 지전(地前)의 보살, 십주(十住) · 십행(十行) · 십회향(十廻向)을 지전의 30심(心)이라고 한다.

10지 가운데, ① 환희지는 처음으로 성자가 되어 진실로 희열이 가득찬 지위이고, ② 이구지(離垢地)는 잘못을 일으켜 계(戒)를 파하거나 번뇌를 더하는 것을 떠난 맑고 깨끗한 지위이며, ③ 발광지(發光地)는 선정(禪定)에 의하여 지혜의 빛을 얻고, 나아가 문혜(聞慧) · 사혜(思慧) · 수혜(修慧)의 세 가지 지혜를 닦아 진리가 밝혀지는 자리이다.

그리고 ④ 염혜지(焰慧地)는 앞의 3지에 의하여 사견을 여의고 번뇌를 태워서 지혜의 본체를 깨닫는 지위이고, ⑤ 난승지(難勝地)는 지혜와 지식이 조화를 이룩한 자리로서 확실한 지혜를 얻어서 그 이상의 지위로 올라가기가 곤란한 지위일 뿐아니라, 출세간(出世間)의 지혜를 얻어서 자유자재한 방편으로 구하기 어려운 중생을 구원하는 지위이며, ⑥ 현전지(現前地)는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의 대지(大智), 마음의 모습이 눈앞에 나타난 지위이다.

또한 ⑦ 원행지(遠行地)는 무상(無相)행(行)을 닦아 마음의 작용이 세간(世間)을 뛰어넘었으며, 지혜로운 방편을 가지고 멀리 가는 지위이다. 특히, 이 지위의 특징은 위로 구해야 할 깨달음이 없고 아래로 구원하기 어려운 중생도 없기 때문에 무상(無相)적멸(寂滅)의 이치에 잠겨 수행을 중단하는 위험이 뒤따른다고 하였다.

⑧ 부동지(不動地)는 무상(無相)의 지혜가 끊임없이 일어나서 다시는 번뇌에 의하여 동요되지 않는 지위로서, 신라원효(元曉)는 이 제8지의 보살로 추앙받고 있다. ⑨ 선혜지(善慧地)는 보살이 거리낌 없는 힘으로 설법하여 이타행(利他行)을 완성하고 지혜의 작용이 자재한 지위이며, ⑩ 법운지(法雲地)는 대법신(大法身)을 얻어서 자재력을 갖춘 자리로 대자비(大慈悲)가 구름처럼 일어나는 지위이다.

신라의 원효는 이들 10지를 다시 여섯 가지로 나누어 해석하였다. 즉, 초지의 환희지는 마음이 깨끗한 경지라 하여 정심지(淨心地)라고 하였고, 제2 이구지부터 제6 현전지까지는 윤리적 덕성이 다 갖추어진 경지라고 하여 구계지(具戒地)라고 하였으며, 제7 원행지는 대상에 집착함이 없이 모든 방편을 구사하는 무상방편지(無相方便地)라고 하였다.

또, 제8 부동지는 대상적인 사물로 말미암아 동요됨이 없는 색자재지(色自在地)라고 하였고, 제9 선혜지는 자기 마음에 결박됨이 없는 심자재지(心自在地)라고 하였으며, 제10 법운지는 보살로서의 수행이 다한 보살진지(菩薩盡地)라고 하였다.

우리 나라 천태종에서 널리 채택되었던 통교의 10지는 화엄종의 10지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즉, 화엄종의 10지는 보살의 완숙한 경지를 설명한 것이고, 천태종의 10지는 초발심(初發心)의 단계에서 부처의 지위까지를 열 가지로 분류한 것이다.

통교 10지 중, ① 건혜지(乾慧地)는 진리를 관찰하려고 하는 지혜에 대한 생각은 많으나 아직 선정(禪定)의 물이 윤택하지 못한 경지로서, 성문(聲聞)의 삼현위(三賢位)와 보살의 초발심부터 순인(順忍)을 얻기 전까지가 여기에 해당한다. ② 종성지(種性地)는 제법실상(諸法實相)을 애착하지만 삿(邪)된 견해를 일으키지 않고 지혜와 선정이 수반되는 경지로서, 성문의 사선근위(四善根位)와 보살의 순인의 지위가 여기에 해당한다.

③ 팔인지(八忍地)는 성문이 여덟 가지 인욕(忍辱)과 일곱 가지 지혜를 이룩하는 지위이고, 보살이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는 지위이다. ④ 견지(見地)는 수행의 기틀이 잡힌 불퇴전(不退轉)의 지위이다. ⑤ 박지(薄地)는 번뇌가 엷어져서 크게 맑아진 경지이다. ⑥ 이욕지(離欲地)는 욕계(欲界)의 번뇌가 없어지고 오신통(五神通)을 얻는 경지이다. ⑦ 이작지(已作地)는 무생지(無生智)를 얻은 경지이다.

⑧ 벽지불지(辟地佛地)는 인연의 법을 관찰하여 깨달음을 이룬 경지이다. ⑨ 보살지(菩薩地)는 보살이 초발심에서 금강삼매(金剛三昧)를 이루는 경지까지를 뜻한다. ⑩ 불지(佛地)는 일체종지(一切種智) 등의 모든 진리가 완전히 구비된 자리이다.

이와 같은 10지는 서로 도와서 불과(佛果)에 이르게 하는 것이며, 보살의 육바라밀(六波羅蜜), 성문의 십팔불공법(十八不共法) 등을 행함으로써 제10지인 불지에 이르게 된다고 한다.

참고문헌

『금강삼매경론(金剛三昧經論)』(원효)
『대승기신론소(大乘起信論疏)』(원효)
『천태사교의(天台四敎儀)』(체관)
『화엄경(華嚴經)』
『대지도론(大智度論)』
『원효사상』(이기영, 홍법원, 1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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