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성(看星)
크고 헐렁한 듯 보이는 여성의 한복 저고리는 화장, 진동, 배래 등이 모두 길고 넉넉해지는 이 시기의 최신 유행을 반영하고 있다. 김은호는 호분을 바탕으로 청색과 적색의 전통 복식을 묘사했으며, 필선과 음영보다는 색면, 세밀한 문양 표현을 강조했다. 배경으로는 활짝 열린 정원에 초록이 한창인 대나무, 꼭 다문 나팔꽃잎의 묘사로 한여름이라는 시공간을 설정하였고, 정교한 묘사의 전경(前景)과는 대비되는 아련한 색감을 보여 준다. 화면 상단에 걸려있는 조롱(鳥籠)은 근대 여성의 새로운 취미를 보여줌과 동시에 그 조롱에 갇힌 한 마리 새와 그 아래 고요히 앉아있는 여성에 대한 함의를 담고 있어 서정성이 돋보인다. 이처럼 잘 짜인 구도와 세련된 기교, 장식적 미감, 부드러운 필선, 화려한 옷감의 사실적인 해석은 회화적 안정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