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권 19책으로 된 필사본이며, 편년체와 기전체를 병용해 일목요연하게 편찬되었다. 1835년(헌종 1) 박손경(朴遜經)이 편저하였다. 체재를 보면, 권두에 간단한 자서(自序)와 전체 목록이 있다.
권내(卷內)에는 왕과 왕비의 존호(尊號)·휘호(徽號)·시호(諡號)·능호(陵號)와 즉위, 재위 연수 및 소생 자녀와 정치 상황이 사건별로 기술되고, 중간 중간에 주요 인물의 약전(略傳)이 삽입되었다. 각 권에 수록된 조정(朝廷)을 보면, 권1은 태조∼태종, 권2는 세종∼문종, 권3은 단종, 권4는 세조∼예종, 권5는 성종∼연산군, 권6·7은 중종, 권8은 중종∼인종, 권9·10은 명종, 권11∼14는 선조, 권15는 광해군, 권16은 광해군·원종 별록(元宗別錄), 권17∼19는 인조, 권20·21은 효종, 권22는 현종, 권23∼25는 숙종, 권26·27은 경종, 권28∼31은 영조∼정조 2년으로 구성되었다.
각 조(朝)의 보유(補遺)·과록(科祿)·호당(湖堂)·사육신·생육신·무오사화(戊午士禍)·갑자사화(甲子士禍)·기묘사화(己卯士禍)·기신신원(己辛伸寃)·을사사화乙巳士禍)·붕당원위(朋黨源委)·임정순절(壬丁殉節)·전공제신(戰功諸臣)·수정제신(守正諸臣)·추숭별록(追崇別錄)·강도순절(江都殉節)·병자불사(丙子不仕) 등 여러 조목에 걸쳐 요령 있게 수록하였다. 그리고 부록의 성격을 띤 것으로 상신(相臣)·훈신(勳臣)·청백리(淸白吏)·묘정 배향(廟庭配享)·문형(文衡)·초선(抄選)·공신(功臣)의 명단이 붙어 있다.
초기의 기사는 의례와 외교에 관한 것이고, 후기의 기사는 당쟁에 관한 것이다. 그러나 사건과 관련시켜 주요 인물에 대해 단편적인 기사를 가능한 대로 모아서 일종의 인물 설화 부록집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예컨대 단종 복위사건과 관련해 여러 야사의 기록과 한시를 모으고 남효온(南孝溫)의 「생육신전(生六臣傳)」, 임제(林悌)의 「원생몽유록(元生夢遊錄)」, 왕방연(王邦衍)의 한글 시조와 한역시(漢譯詩)를 게재해 풍부한 자료집의 구실을 할 수 있다.
이 책은 우리의 역사에 가장 가까운 귀감으로서, 공령(功令)·이기(理氣)의 학(學)이나 경사백가(經史百家)보다도 중요하다는 입장에서 정사 외에도 야사(野史)·잡록·문학 작품·문집 등의 기사를 다양하게 채록, 편집하였다. 특히 역사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지면서 역사의 내용을 확장시킨 책으로 주목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