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과 행장(行狀)에 의하면 저자가 세상을 떠난 지 27년이 되는 1892년에 증손인 이종흡(李鍾翕)이 유고를 수습하고 류필영(柳必永)에게 교정과 서문을 부탁하여 간행한다고 하였다.
8권 4책, 목판본이다.
류필영(柳必永)이 쓴 서문을 시작으로, 권1에 시 · 서(書), 권2·3에 서, 권4에 서 · 잡저, 권5·6에 잡저(雜著) · 서(序), 권7에 기(記) · 발(跋) · 잠(箴) · 명(銘) · 찬(贊) · 축문(祝文) · 제문(祭文), 권8에 제문 · 전(傳) · 묘갈명, 부록으로 김대진(金岱鎭)을 비롯한 지인과 문생 · 족척들이 쓴 만장과 제문, 이재영(李在永) · 김도화(金道和)가 쓴 행장, 묘갈명 등이 수록되어 있다. 권말에 저자의 스승인 류범휴의 후손 류연즙(柳淵楫)이 쓴 발문이 수록되어 있다. 서(書)는 스승인 유범휴(柳範休)에게 『대학』 · 『맹자』 · 『주자대전(朱子大全)』 등의 의심나는 곳을 물은 문목(問目)이 붙은 것에서부터 유치명(柳致明) · 유정문(柳鼎文) · 박규수(朴珪壽) 등 많은 인사와 교환한 것에 이르기까지, 주로 학문과 의리에 관한 내용의 서찰이 많다. 특히, 이재목(李在穆)과의 별지 문답에서 『중용』의 ‘연비어약(鳶飛魚躍)’과 『대학』의 ‘ 격물치지(格物致知)’의 연관성을 논한 것은 『중용』과 『대학』의 표리관계를 밝힌 독특한 견해다. 잡저의 「연우문답(蓮友問答)」은 세상의 치란, 인물의 현부, 군자와 소인, 인간의 처세, 공부하는 방법 등에 대해 연꽃을 가상 인물로 등장시켜 문답한 것이다. 『중용』을 사대지(四大支) · 육대절(六大節)로 축소해 1장의 지면에다 전체를 그려 넣은 「중용도(中庸圖)」, 『대학』의 삼강령(三綱領) · 팔조목(八條目)을 3단계로 나누어 축소하여 도시(圖示)한 「대학도(大學圖)」, 무불경(無不敬)을 중심에 넣고 구용(九容) · 구사(九思)를 가로 배열한 「경신도(敬身圖)」 등이 주목된다. 치자(梔子) 꽃에다 중앙의 한 줄기를 극(極)으로 정하고, 밖으로 『예기』 옥조편(玉藻篇)의 구용(九容), 『논어』의 구사(九思), 『대학』의 팔조, 『중용』의 구경(九經), 『서경』 홍범(洪範)의 구주(九疇), 고요모(皐陶謨)의 구덕(九德), 문왕(文王)의 후천팔괘(後天八卦), 순(舜)의 구장(九章) 등을 배열해 그 꽃 한 송이 속에 만물의 이치가 들어 있다고 기술한 「천화만수일관도(天花萬殊一貫圖)」는 역작이라 할 수 있다. 그밖에 「태극도설(太極圖說)」 · 「대학대지(大學大旨)」 · 「홍범도설(洪範圖說)」 · 「조문록(朝聞錄)」 등도 저자의 사상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자료다.
이황-이상정-류범휴로 이어지는 영남 남인계 학자의 학문과 사상을 잘 보여 주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