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권 10책. 필사본.
이익이 5개 분야로 나누어 잡다하게 엮어 만든 『성호사설』 30책 중에서 편자가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한 분야만을 추려 약 3분의 1로 축약한 것이다. 천지편(天地篇) 1책, 인사편(人事篇) 4책, 경사편(經史篇) 4책, 만물편(萬物篇)과 시문편(詩文篇)을 합해 1책으로 엮었다.
이익에게서 유선(類選)을 위촉받은 안정복은 우선 『성호사설』에서의 ‘문(門)’을 ‘편(篇)’으로 바꾸고 ‘편’ 아래 다시 ‘문’을 두었으며, 각 ‘문’에는 다시 ‘칙(則)’이라는 세목을 두어 엮었다. 또한 자신의 설을 소주(小註)로 달아 이해를 돕게 하였다.
이 책의 구체적인 세부체재는 제1책 천지편에 천문문(天文門)·지리문(地理門)·귀신문(鬼神門)을 두고 그 밑에 석천(釋天)·지남침(指南針)·산용해중(山湧海中)·유석이적(儒釋異迹) 등 113칙을 수록하였다.
제2∼5책의 인사편은 인사(人事)·논학(論學)·예제(禮制)·친속(親屬)·군신(君臣)·치도(治道)·복식(服食)·기용(器用)·기예(技藝)의 문을 두고 신입우신(神入于腎)·성선(性善)·모족위혼(母族爲婚)·필유주육(必有酒肉)·구오구이(九五九二)·대기회(大機會)·침어청판(寢於廳板)·지척(指尺)·산학(算學) 등 579칙을 싣고 있다.
제6∼9책의 경사편은 경서(經書)·논사(論史)·성현(聖賢)·이단(異端)의 문을 두고 고경극련(古經極鍊)·작사지난(作史之難)·일본충의(日本忠義)·삼성사(三聖祠)·휴정(休靜)·여악(女樂)·고려비기(高麗秘記) 등 494칙을 수록하였다.
제10책 상의 만물편은 금수문(禽獸門)·초목문(草木門)에 생물지수(生物之數)·초목지각(草木知覺)·남초유해(南草有害) 등 30칙, 제10책 하의 시문편에 논문문·논시문을 두고 고금문장(古今文章)·장량영웅(張良英雄) 등 116칙을 각각 실었다.
이상 10책 속에 20문 1,332칙은 당시 실학을 추구하던 이익의 실학사상을 알 수 있는 자료이다. 뿐만 아니라 고대에서 청대(淸代)까지의 중국과 고대에서 조선 후기까지의 정치·경제·사회·문화·지리·풍속·역사·언어·학술·사상, 그리고 당시에 흘러 들어오기 시작한 서학에 대한 비판과 견해, 심지어는 여염(閭閻)·시정(市井)의 풍물에 이르기까지 거의 망라해 기록되고 있다. 따라서 하나의 백과사전적 전서로서 가치와 동시에 당시 사회의 여러 분야에 걸쳐 그 단면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된다.
이 책이 『성호사설』이 가지는 방대함에 비견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책에 대해 편자의 의도를 가미했다고 볼 수 있는 요약된 체계는 스승과 제자 사이의 또 다른 일면을 찾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