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례증해(家禮增解)』는 이윤적(李胤績, 1703~1756)의 초고를 아들인 이의조가 수정 · 보완하여 완성한 책이다. 이윤적은 이재(李縡)의 문인이었다는 것과 숭례처사(崇禮處事)로 불렸다는 사실만이 알려져 있을 뿐 자세한 행적을 알 수 없다.
이는 아들인 이의조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동문인 송환기(宋煥箕)의 「경호이공행장(鏡湖李公行狀)」에 따르면, 이의조의 자는 맹종(孟宗), 호는 명성당(明誠堂)인데, 사람들이 경호선생(鏡湖先生)이라 불렀다고 한다. 약관의 나이에 사환(仕宦)의 뜻을 접고 성학(聖學)에 매진하였다. 영남어사 황승원(黃昇源)의 추천으로 공릉참봉(恭陵參奉)에 임명되었으나 나아가지 않았고, 마을에 경호서사(鏡湖書社)를 지어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일생을 마쳤다. 송시열의 현손인 송능상에게서 수학하였고, 저서로는 문집 10여권과 『의요보유(儀要補遺)』, 『경의수차(經義隨箚)』 등이 있다고 하지만 전하지 않는다.
본집 14권 9책과 별책을 포함한 14권 10책의 목판본이다.
간본을 기준으로 구성과 내용을 살펴 보면 다음과 같다.
이는 『가례증해』가 18세기까지 진행되어온 거의 모든 연구 성과를 검토 · 종합하였음을 의미한다. 후자는 『가례』에 명문 규정이 없지만 예의 수행 과정에서 마주치게 되는 변례의 상황에 대처하는 논의들에 대한 목록을 기록한 것이다. 이에 관한 내용은 본서의 해당 부분에 기록되어 있고 이를 찾아보기 편리하도록 달리 목록을 작성하여 실은 것이다.
아울러 각 권의 끝에는 해당 절차와 관련한 도(圖)를 부록하고 있다. 도 가운데는 유사한 제목으로 『가례』에 실려 있는 것도 있지만, 그럴 경우일지라도 『가례』에 수록된 도는 주자가 지은 것이 아닐 뿐 아니라 의심 가는 것이 많아 다 따를 수는 없다는 판단에 따라 『가례의절(家禮儀節)』, 『상례비요』, 『가례집람』, 『삼례의(三禮儀)』 등에 수록된 여러 도를 참작하여 수정하였다.
제2책 권2 통례2에는 『가례』의 심의제도(深衣制度)와 거가잡의(居家雜儀)가, 권3 관례에는 『가례』의 관례(冠禮)와 계례(笄禮)가 다루어지고 있다. 저자는 심의를 관례, 혼례(昏禮), 향음주례 등에서 주인과 빈객이 착용하는 정장으로 간주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한다. 이는 옛날 조회, 제사, 상례 등의 복식에서 심의는 중의(中衣)로 사용되었고 연거(燕居)할 때 착용하는 옷으로 간주되었다는 사실을 근거로 한 것이다. 권말에 수록된 도 가운데 「야복제도병도(野服制度並圖)」는 주자(朱子)가 벼슬에서 물러난 뒤 연거할 때 입었던 것으로 기록된 야복(野服)을 송시열이 『학림옥로(鶴林玉露)』에 근거하여 복원한 것이고, 「야복전도(野服前圖)」, 「야복후도(野服後圖)」, 「야복상도(野服裳圖)」, 「대대도(大帶圖)」 등은 권상하(權尙夏)의 집안에 보관되어 오던 것을 찾아서 부록한 것이다.
제3책 권4 혼례에는 『가례』의 의혼(議婚), 납채(納采), 친영(親迎), 부현구고(婦見舅姑), 묘현(廟見), 서현부부모(壻見婦父母) 등의 의절이 다루어지고 있다. 권5 상례(喪禮)1에는 『가례』의 초종(初終), 목욕(沐浴), 습(襲), 전(奠), 위위(爲位), 반함(飯含), 영좌(靈座), 혼백(魂帛), 명정(銘旌) 등의 조목이 설명되고 있다. 상례의 절차마다 첫머리에 『상례비요』에 규정된 상구(喪具)들을 인용하여 수록한 것이 특징적이다.
제4책 권6 상례2에는 『가례』의 소렴(小斂), 단(袒) · 괄발(括髮) · 문(免) · 좌(髽), 전(奠), 대곡(代哭), 대렴(大斂) 등의 의절에 대한 고증과 설명이 실려 있다. 각 의절마다 『상례비요』에 수록된 상구(喪具)들을 인용한 것과 권말에 관련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를 수록한 것은 권5와 동일하다. 권7 상례3(성복(成服)1)에는 『가례』의 성복 조항 가운데, 참최(斬衰), 자최삼년(齊衰三年), 장기(杖期), 부장기(不杖期)에 관련된 내용이 다루어지고 있다.
제5책 권8 상례4(성복2)에는 『가례』의 대공구월(大功九月), 소공오월(小功五月), 시마삼월(緦麻三月)에 대한 설명이 기록되어 있다. 아울러 『가례』에는 실려 있지 않은 위사심상삼년(爲師心喪三年), 붕우마(朋友麻), 추복(追服) 등을 보완하여 수록하였다. 권9 상례5에는 『가례』의 조석곡전(朝夕哭奠), 상식(上食), 조(弔) · 전(奠) · 부(賻), 문상(聞喪), 분상(奔喪) 등의 항목이 다루어지고 있다.
제6책 권10 상례6에는 『가례』의 치장(治葬), 천구(遷柩), 조조(朝祖), 전부(奠賻), 진기(陳器), 조전(祖奠), 견전(遣奠), 발인(發引), 급묘(及墓), 하관(下棺), 사후토(祀后土), 제목주(題木主), 성분(成墳), 반곡(反哭) 등의 의절이 다루어져 있다. 치장에는 태공이 제나라 영구(營丘)에 봉해져 그곳에 묻혔으나 오세가 지나자 주(周)나라로 옮겨 매장한 반장(返葬)의 사례와 외국에 나갔다가 도중에 죽으면 그곳에 매장하는 여장(旅葬) 그리고 시신이 망실되어 찾을 수 없을 때 혼령을 불러 장사 지내는 초혼장(招魂葬) 등의 사례가 소개되어 있다.
제7책 권11 상례7에는 『가례』의 우제(虞祭), 졸곡(卒哭), 부(祔), 소상(小祥) 등의 의절이 설명되고 있다. 우제 조항의 첫머리에 우제에 관한 총론과 변례에 관한 사례를 소개한 뒤, 『상례비요』의 우제지구(虞祭之具)를 그대로 수록하였다. 권말에 수록된 도 가운에 우졸곡진기설찬행사도(虞卒哭陳器設饌行事圖)는 『상례비요』에도 실려 있다. 『상례비요』에는 국이 왼쪽, 밥이 오른쪽으로 되어 있으나, 『의례(儀禮)』 「특생궤사례(特牲饋食禮)」의 가공언(賈公彦)의 소(疏)와 『가례』의 본문에 근거하여 국을 왼쪽에, 밥을 오른쪽에 놓는 것으로 수정하였다.
제8책 권12 상례8에는 대상(大祥), 담(禫), 길제(吉祭), 개장(改葬), 거상잡의(居喪雜儀), 치부전장(致賻奠狀), 소장식(疏狀式) 등이 실려 있다.
제9책 권13 제례1에는 『가례』의 사시제(四時祭) 조항에 대한 고증과 설명이 기록되어 있고, 권말에는 「시제복일우사당지도(時祭卜日于祠堂之圖)」, 「시제매위설찬지도(時祭每位設饌之圖)」, 「정침시제지도(正寢時祭之圖)」가 수록되어 있다. 권14 제례2에는 『가례』의 초조(初祖), 선조(先祖), 녜(禰), 기일(忌日), 묘제(墓祭)의 의절이 설명되고 있으며, 권말에 「제초조지도(祭初祖之圖)」, 「제선조지도(祭先祖之圖)」, 「시생체해도(豕牲體解圖)」가 부록되어 있다.
『가례증해』의 ‘증해’는 변례를 채록하여 증보하고 고례를 인용하여 해석한다는 뜻이다. 『가례증해』는 『가례』에 제시된 명물 도수의 의미를 고례에 근거하여 해석하고, 『가례』의 행례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마주하게 되는 변례 관련 논의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수록한 저술이다. 후자와 관련하여 권1에 191조목, 권2에 22조목, 권3에 35조목, 권4에 73조목, 권5에 91조목, 권6에 42조목, 권7에 161조목, 권8에 175조목, 권9에 118조목, 권10에 245조목, 권11에 230조목, 권12에 268조목, 권13에 109조목, 권14에 138조목 등 총 1,898조목을 부록하였다. 이는 『가례증해』가 상례(常禮)인 『가례』의 규정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증진하고 변례의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함으로써 『가례』의 실행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저술된 것임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관례의 첫머리에는 『가례의절』에 따라 써야 할 사람[合用之人]과 써야 할 기물[合用之物]이라는 항목을 설정하고, 「상례」와 「제례」에는 『상례비요』를 따라 상구[具]라는 항목을 마련하여 관련 내용을 수록하고 있다. 그 점에서 『가례증해』는 17세기 초 김장생의 『상례비요』(행례), 『가례집람』(고증), 『의례문해』(변례) 이후 세 방향으로 분리되어 진행된 『가례』 연구의 성과를 집대성한 저술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