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세종 때 회례악(會禮樂)으로 창작된 < 정대업지악 定大業之樂> 중 일곱번째 곡으로 제3변(第三變)의 하나.
노랫말은 4언 18구의 한시로 태조의 무공을 노래한 것이다. 내용은 태조가 사방을 정벌하여 흉적을 물리치고 사로잡은 도적을 다스리니 나라가 평안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주1 계면조(界面調)의 5음음계이다.
<정대업지악> 가운데 제3변에는 < 혁정(赫整)> · < 신정(神定)> · <개안>이 있다. 이들을 비교해 보면, <혁정>이 맨 먼저이고, 그 다음은 <신정> 이며, <개안>이 맨 끝인 점과, 또 <혁정>에서는 박(拍)이 악보 2행에 한 번, <신정>에서는 악보 1행에 한 번, <개안>에서는 악보 반행(半行)에 한 번씩 들어가고 있다.
이 두 점을 종합하면, <개안>이 <신정>보다 빠르고, <신정>이 <혁정>보다 빠르다고 하겠다. 즉, 느림에서 빠른 순서로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예는 제5변의 < 정세(靖世)>와 < 화태(和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장구형은 크게 박 넷으로 이루어져 있고 복잡하게 보이지만, 고(鼓) · 편(鞭) · 쌍(雙)이 네 번 반복된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장구형은 <정대업지악>의 < 휴명(休命)> · <화태> · < 영관(永觀)>, 그리고 < 보태평지악(保太平之樂)>의 < 의인(依仁)> · < 형광(亨光)> · < 보예(保乂)> · < 융화(隆化)> · < 역성(繹成)>에서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시용향악보≫ 중 < 납씨가(納氏歌)>와 < 유림가(儒林歌)>에도 나와, 이 장구형이 널리 사용된 것을 알 수 있다.
종지형은 하행종지형으로 하일(下一)에서 하오(下五)에 이른다.
장구형이 같은 곡 중에서 같은 종지형이 나타나는 곡을 살펴보면, <화태> · <형광> · <보예>의 세 곡이다. 18박 9행으로 완전종지형이 악보 제5행과 제9행에 두 번 나타나, 곡을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이렇게 완전종지형이 악보 제5행과 제9행같이 기수행에 나오기 때문에, 2행으로 마치는 장구형은 반으로 잘리게 됨으로써 선율과 장구형이 맞아떨어지지 않는 예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장구형과 종지형이 같은 <화태> · <형광> · <보예>와 다른 점은 청고선(淸姑洗)과 같은 높은 음을 쓴다는 것과, 장구점 하나에 음이 하나씩 붙지 않고 여러 개의 음이 거의 정간(井間)을 모두 메우고 있다는 점이다. 세조 때 종묘제례악으로 채택되면서 곡이 축소되고 곡명이 < 분웅(奮雄)>으로 바뀌었다. 악보는 ≪세종실록≫ 악보에 전한다. →분웅, 정대업, 종묘제례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