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1은 제왕위치지서(帝王爲治之序), 제왕위학지본(帝王爲治之序), 책2는 제왕위학지본, 격물치지지요(格物致知之要)로 구성되어 있고, 책3은 누락되었다. 책4∼6은 격물치지지요로 명도술(明道術) · 변인재(辨人材), 책7은 격물치지지요로 심치체(審治體) · 찰민정(察民情), 성의정심지요(誠意正心之要)로 숭경외(崇敬畏), 책8 · 9는 성의정심지요로 계일욕(戒逸欲), 수신지요(修身之要)로 근언행(謹言行) · 정위의(正威儀), 제가지요(齊家之要)로 중배필(重配匹), 책10∼12는 제가지요로 엄내치(嚴內治) · 정국본(定國本) · 교척속(敎戚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대학』의 핵심인 삼강령과 팔조목을 세분해 경전에서 관련되는 설을 모두 인용해 입증하고, 제가의 설을 부연해 『대학』의 원의를 해명하는 데 기본을 두었다. 중종은 이 책을 간행하면서 나라의 치란(治亂)은 나라 안에 학문이 장려되는지의 여부에 그 원인이 있음을 지적하고, 이 책을 통해서 모든 선비들이 수신과 제가와 치국과 평천하의 대강을 알아서 태평성대를 이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을 당부하였다. 그 뒤부터 강경과(講經科)를 보일 때마다 이 책은 출제와 채점의 기준이 되었다. 시험을 치르기 위해 학문을 하는 선비들에게 필수과목이 되었으며, 이 방면의 연구가 활발해져서 많은 유서(類書)가 간행되어 『대학』의 중요성이 한층 강조되었다.
1472년(성종 3) 이석형(李石亨) 등이 지은 『대학연의집략(大學衍義輯略)』은 21권 7책으로, 이 책에 『고려사』를 첨가해 제왕이 나라를 다스리는 근본이 이 글에 있음을 고려의 실례를 들어서 입증하였다. 또한, 격물치지에 있어 인재를 분변하는 것이 치국의 근본이라면서 간신들이 오국(誤國) 또는 절국(竊國)하는 사례를 들어 설명하였다. 제가지요에서는 배필 선택의 소중함과 가도를 바르게 잡아 적서(嫡庶)의 구분을 엄하게 하여 난륜하는 일이 없어야 함을 경계하였다.
정조가 명편한 『대학유의(大學類義)』도 이 책을 바탕으로 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특히 치국의 도를 광범위하게 설명한 것이다. 1865년(고종 2) 권상신(權常愼)이 찬하고 홍직필(洪直弼)이 교감한 『국조대학연의』도 이 책을 근거로 하여 우리나라의 역사적인 사실을 첨가하고, 중국의 지나치게 잡다한 문장과 사실을 생략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