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조본 『유가사지론』 권53은 고려 전기 현종 대에 간행한 고려초조대장경의 입장본으로서 당 현장이 한역한 『유가사지론』 100권 가운데 제53권에 해당하는 불교 경전이다. 본서는 목판본으로 1권 1축의 권축장이다. 고려초조대장경의 『유가사지론』은 100권 가운데 16권이 현전하며, 본서는 유일본으로서 원형을 살필 수 있는 자료라는 점에서 가치와 의의가 있다. 또한, 권53은 고려시대에 사용된 각필 점토구결이 기입되어 있어 국어사의 연구 자료적 가치가 크다.
현장(玄奘, 주1은 당대의 고승으로 본성은 진(陳), 이름은 의(禕), 낙주구씨(洛州緱氏) 출신이다. 주2을 창시하였고 삼장법사로 존칭되었으며, 주3, 주4와 함께 중국 3대 역경가로 칭해진다. 현장은 당 정관 원년 인도로 출발하여 나란다사(那爛陀寺)에서 17년간 당시 대 · 소승의 각종 학설을 두루 배웠으며, 645년 불 사리 150립(粒), 불상 7존(尊), 경론 657부 등을 가지고 돌아왔다. 그는 경전 75부 1,335권을 한역(漢譯)하였으며, 대표적으로 『대반야경(大般若經)』, 『반야심경(般若心經)』, 『해심밀경(解深密經)』, 『유가사지론(瑜伽師地論)』, 『성유식론』 등이 있다.
본서는 고려초조대장경[高麗初雕大藏經, 이하 초조장]의 입장본이다. 당나라 현장이 번역한 100권 『유가사지론』 가운데 권제53에 해당한다.
권제53의 서지사항을 살펴보면, 권수제와 권미제는 『유가사지론권제오십삼(瑜伽師地論卷第五十三)』이고 권수제의 아래에 한문 대장경의 천자문 함차호는 ‘악(惡)’이 기록되어 있다. 판수제는 ‘유가사지론권제오십삼(瑜伽師地論卷第五十三)’이고 하단에 주5와 천자문 함차호가 있는데, 제24장에는 판수제가 없고 하단에 장차만 확인된다. 저자사항은 미륵보살설(彌勒菩薩說) 삼장법사현장봉조역(三藏法師玄奘奉詔譯)이 기록되어 있다.
본서는 목판본으로 권53의 1권 1축의 주6이며 판식은 상하단변, 무계, 1축의 크기는 세로 28.4㎝ × 가로 전장 1,118.4㎝, 광고 22.8㎝이다. 행자수는 1판 23행, 1행 14자이다. 장차는 ‘장(丈)‘자가 사용되었다. 본서에는 송 황제의 이름인 경(敬)', ‘竟(경)’, 고려 왕명의 피휘가 모두 확인되지 않는다. 주7을 들인 주8의 표지에는 아교에 금가루를 갠 주9로 쓴 서명과 천자문 함차(函次)인 ‘악(惡)’이 쓰여 있다. 전체 24장이다.
한편, 본서에는 점토(點吐) 석독구결이 기입되어 있는데, 부호의 사용이 적고, 점토와 대응되는 구결자 일부를 각필로 기입하여 기존의 『유가사지론』 점토구결 자료에서는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자료로 그 가치가 있음이 지적되었다. 지질이나 인쇄 상태 등에 의거하여 11세기 간행으로 추정되고 있다. 권53은 1993년 4월 27일에 국보 제276호로 지정되었으며 인천 가천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본서는 간기가 없어 간행 시기 및 경위는 분명치 않지만 현종 대(1009~1031년)에 조성된 초조장의 입장본에 해당한다. 초조장은 현종 대 거란의 침입을 물리치기 위해 국력을 결집하여 조성한 것으로, 그 조성 시기에 대해서는 현종 대인 1011년부터 선종 대인 1087년까지, 1019년에서 1087년까지, 1011년에서 1051년까지 등의 견해가 있다. 초조장은 1011년에 조성을 발원하여 준비를 거쳐 시작하였고, 『고려사』에 대장경 주10가 1029년에 설행된 기록 등으로 미루어 이 시기에 완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후 송에서 신역한 경전을 입장한 속장경(續藏經)을 수입하여 초조장 속장을 조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종이의 재질이나 인쇄 상태로 보아 1992년 국보로 지정된 『유가사지론』 권32와 함께 11세기에 간행되어 인출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가사지론』은 대승 불교가 완성되고 있던 시대의 사상을 대표하는 저작으로, 유식학파의 중도설과 연기론 및 3승교(三乘敎)의 근거가 된다. 모두 본지분, 섭결택분, 섭석분, 섭이문분, 섭사분 등 5분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분은 다시 여러 품으로 나누어져 있다. 권53은 섭결택분 오식신상응지의지(五識身相應地意地)로 제1지인 오식신상응지와 제2인 의지를 함께 다룬 그 3번째에 해당한다. 본지분의 오식신상응지와 의지에서 설명되지 않은 세 가지의 주11과 백 가지의 행(行)을 말하고, 여덟 가지 또는 세 가지로 묶을 수 있는 주12의 갈래를 자세히 밝히고 있다. 처음에는 표업에 대해서 더러움에 물드는 염오(染汚), 선(善), 무기(無記) 등 3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다음으로 비구들이 지켜야 할 계율에 대해, 정식으로 계율을 받기 전에 앞으로 잘 지킬 것을 마음으로 다지는 단계, 정식으로 받는 계율, 의식적으로 악행을 막는 계율, 조금만 계율을 어겨도 참회하고 고쳐 나가는 계율, 자기만이 지켜 나가는 계율, 다른 사람도 지켜 나가게 하는 계율, 모든 악행이 완전히 사라져버린 계율, 온갖 악행의 종자마저 없애버리는 계율 등 8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끝으로 의식에 대해서는 안식 등 6가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본서는 간기가 없어 간행 시기 및 경위는 분명치 않지만, 고려 현종 대[1009~1031년]에 조성된 고려초조대장경의 입장본으로 추정된다. 초조장의 유가사지론은 총 100권 중 16권이 국내에 현전하며, 제53권은 유일본으로 초조장의 원형(原形)을 살필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또한, 고려시대에 사용된 각필 점토구결이 기입되어 있기 때문에 국어사의 연구 자료적 가치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