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지」는 1965년 『현대문학』에 발표된 남정현의 단편소설이다. 줄거리는 미군에게 성폭행을 당해 정신착란으로 사망한 어머니를 둔 주인공 '홍만수'가 여동생의 동거남인 미군의 아내를 강간한다는 것이었다. 소설의 제목인 분지, 즉 '똥의 땅'은 미국에게 자주권을 잃은 대한민국의 현실을 상징하였다. 이 소설은 사실적이라기보다는 과장과 희화화 등 우화적인 수법으로 쓰인 작품으로 발표 당시 이 소설은 작가의 주1 문장과 야단스러운 현실 주2가 잠깐 주3에서 화제가 되었다. 그러나 이 소설이 북한 노동당 기관지 『조국통일』 1965년 5월 8일 자에 전재되면서 문제가 되었다.
중앙정보부는 이 소설의 반미 · 주4성 때문에 『조국통일』에 전재되었다면서 남정현의 창작 작업이 반국가 단체를 이롭게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고, 남정현은 1965년 7월 9일 중앙정보부에 의해 반공법 위반으로 구속되었다. 7월 23일 구속 적부심 심사 끝에 석방되었으나 1년 여 기간동안 수사를 진행한 검찰에 의하여 1966년 7월 23일 기소되었다. 검찰의 공소 요지는 「분지」가 계급의식과 반정부의식을 고취하고 반미감정을 조성하며, 북한의 대남전략에 동조하였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작품의 내용보다도 1965년 5월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조국통일』에 전재되었다는 사실이 더 중요했다. 발표되었을 때는 별일이 없었다가 북한의 지면에 수록되자마자 작가가 구속되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이 사건은 이후 문단과 사회 각계에서 문학과 언론의 자유, 현실에 대한 문학의 참여 등과 관련하여 상당한 논쟁을 촉발하였다. 재판에서 김두헌 · 한승헌 등 3명의 변호사가 선임되었고 소설가 안수길이 특별 변호사로 나섰다. 그리고 이어령이 증인으로 나섰다. 한승헌 변호사는 표현의 자유와 반공법의 모호한 적용으로 인한 인권의 문제 등을 제기하면서 재판부의 공소 이유를 반박하였다. 결심공판에서 검사는 반공법 제4조 제1항의 법정 최고형인 징역과 자격정지 각 7년을 제기하였다. 재판 끝에 남정현은 1967년 6월 28일 징역 6개월, 자격정지 6개월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