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副正)은 조선시대, 중앙관서에 설치한 종3품의 관직이다. 주로 정3품 아문에 해당하는 시(寺), 감(監), 원(院) 등의 위상을 가진 관서에 설치되었다. 1466년(세조 12)에 관제를 개편한 뒤 정3품 아문의 일반적인 관직 체계가 확립되었다. ‘정(正)-부정(副正)-첨정(僉正)-판관(判官)-주부(主簿)-직장(直長)-봉사(奉事)-참봉(參奉)’이 그것이다. 부정은 『경국대전』을 기준으로 17개의 관서에 18명이 정원으로 규정되었다.
『경국대전(經國大典)』을 기준으로 돈녕부(敦寧府), 봉상시(奉常寺), 사복시(司僕寺), 군기시(軍器寺), 내자시(內資寺), 내섬시(內贍寺), 사도시(司䆃寺), 예빈시(禮賓寺), 사섬시(司贍寺), 군자감(軍資監), 제용감(濟用監), 선공감(繕工監), 사재감(司宰監), 관상감(觀象監), 전의감(典醫監), 사역원(司譯院), 훈련원(訓鍊院) 등 정3품 아문의 위상을 지닌 17개 관서에 설치되었다.
부정은 중앙의 주요 실무 관서에서 장관인 정(正)을 보좌하는 차관격의 관리자로서 업무를 수행하였다. 다만 돈녕부 부정과 종친부 부정은 왕실을 예우하는 관직이었기에 별도의 담당 업무가 없었다. 종친부 부정의 경우 대군의 중증손(衆曾孫), 왕자군의 중손(衆孫)에게 처음 내리는 관직이었다. 한편, 관상감, 전의감, 사역원 부정은 잡과 중인이 제수되는 관직이었기 때문에 다른 부정에 비해서는 위상이 낮았다.
조선 건국 이후, 각 관서의 관직은 다양한 형태로 되어 있었다. 예컨대, 봉상시, 사복시, 내자시, 내섬시, 예빈시, 사섬시 등의 부정은 본래 윤(尹)이었던 것을 1466년(세조 12), 관제 개편으로 변경된 것이고, 군자감, 제용감, 선공감, 사재감, 전의감 등의 부정은 1414년(태종 14) 감에서 정으로 변경되었던 것이 1466년에 정을 부정으로 확정한 것이다.
돈녕부 부정은 1470년(성종 1)에, 사도시 부정은 1483년(성종 14)에 각각 변경 설치되었다. 이처럼 각 관서의 부정은 각자 몇 차례의 변화를 거쳐 최종적으로 1466년(세조 12)에 종3품의 위상을 갖춘 관직으로 정립되었다.
조선 후기에는 『속대전』을 기준으로 종친부, 사섬시, 선공감, 훈련원을 제외한 관서의 부정이 모두 혁파되었다. 1894년(고종 31), 갑오개혁 당시 근대 관제로의 개혁으로 혁파되었다. 다만 종친부 부정은 개편된 종정원(宗正院) 부정으로 편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