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베바탕에 옅은 채색. 세로 20.8㎝, 가로 28.7㎝. 간송미술관 소장이다.
제목인 ‘염불서승(念佛西昇)’은 염불하며 서방정토로 올라간다는 의미이다. 구름 위로 놓인 연화대에 앉은 승려의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다. 이 모습은 마치 신라 경덕왕 때 양산 포천산에서 아미타불을 염송(念誦)하던 다섯 명의 비구가 연화대에 앉아 서쪽을 향해 떠나갔던 일이나, 9세기 초 강주 미타사의 여종인 욱면(郁面)이 염불하여 연화대에 앉아 서방세계로 떠났다는 삼국사기 권5 '욱면비염불서승郁面婢念佛西昇'의 내용을 그린 듯하다.
화면 왼편 상단에 해행체(楷行體)로 쓴 ‘檀老(단로)’라는 관지(款識)가 있고, 그 밑으로 그의 자인 ‘士能(사능)’을 새긴 주문방인(朱文方印)과 그의 호 ‘檀園(단원)’을 새긴 백문방인(白文方印)을 연이어 찍었다.
구름 위에 피어난 연꽃 위에 결가부좌(結跏趺坐)한 선승이 염불왕생을 염원하고 있다. 부글부글 끓는 듯한 구름과 연꽃, 그 속에서 피어나 열매를 맺은 듯한 스님의 뒷모습, 그리고 담청으로 달빛으로부터 차분하게 우린 배경이 미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연화대좌 속에서도 두광(頭光)처럼 빛나는 달빛 속에 스님의 뒷모습에서는 초탈함이 엿보이고, 달빛이 반사되어 비치는 장삼에서는 달밤의 정치마저 느낄 수 있다. 김홍도는 50대 후반 이후 석화(釋畫)를 즐겨 그렸는데, 그 가운데 높은 격조를 갖춘 명품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