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의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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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짓는 과정에 따라 지내는 의례를 지칭하는 용어. 의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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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건축의례는 집을 짓는 과정에 따라서 지내는 각종 종교적·주술적 의식 혹은 행사이다. 전통적인 건축의례에는 좋은 날을 택하는 날받이, 일의 시작을 알리고 일꾼들이 다치지 않도록 비는 개공고사·모탕고사가 있다. 또 마룻대를 올릴 때 지내는 상량고사도 중요한 건축의례이다. 새집이 완성되어 이사 들어갈 때 지내는 집들이고사, 집을 지켜줄 성주신을 모시는 성주고사 등도 행한다. 이 의례들에는 기본적으로 제의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그 외에 하나의 일을 매듭짓고 다른 일로 넘어갈 때 일꾼들이 잠깐 휴식할 수 있게 하려는 뜻도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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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집을 짓는 과정에 따라 지내는 의례를 지칭하는 용어. 의례.
내용

우리네 세시풍속처럼, 건축의례도 제의 자체로서의 의미 외에 한가지 일에 매듭을 짓고 다음 일로 넘어가는 마루턱에서 잠깐 숨을 돌리는 휴식의 뜻도 들어 있다.

목수를 비롯한 일꾼들은 이때 지나간 공정을 되돌아보며 앞으로 해야 할 일을 다지는 것이다. 또한, 집주인은 한고비가 무사히 넘어간 것에 대해 감사하며 일꾼들을 격려하기 위해 특별한 음식을 대접하는 것이 보통이다.

우리네 전통적인 건축의례에는 날받이 · 텃고사[土神祭] · 개공(開工)고사 · 모탕고사 · 성주운보기 · 상량고사 · 집들이고사 · 성주고사 등이 있다.

날받이는 흔히 택일(擇日)이라고 하나 좋은 날을 고른다는 뜻에서 택길(擇吉)이라고도 한다. 집을 지을 재목이 마련되면 우선 주인은 문복장이에게 가서 집터 닦는 날과 주추 놓는 날, 상량 올리는 날, 그리고 집에 들어갈 날 들을 미리 받아둔다.

목수는 이들 가운데 상량 올리는 날만은 어김없이 지킬 수 있도록 준비해놓아야 한다. 상량은 날뿐만 아니라 시(時)까지도 맞추어야 하므로, 먼저 들보감을 골라 다듬어둔다. 준비가 덜 되었을 때라도 우선 네 개의 기둥을 세우고 들보를 올리는 시늉을 해서 상량고사를 제때에 올린 것으로 여긴다.

예전에는 문복장이가 좋은 날뿐만 아니라 주건물을 비롯하여 대문 · 곳간 · 헛간 · 뒷간 · 상하수도의 방위까지도 지정해주었다.

텃고사는 집터의 신[土地神]에게 공사의 시작을 알리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도와달라고 지내는 제사이다. 집터 한가운데에 흙을 적당히 모아놓고 주위에는 외새끼를 둘러친다.

고사 뒤에는 집터의 사방 곳곳에 술을 조금씩 부어서 여러 신들에게도 대접하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텃고사는 집터뿐만 아니라 묘지를 잡을 때도 올렸다.

백제 무령왕릉에서, 토지신에게 묘지로 쓸 땅을 사들이는 형식을 밟고 증서를 만들어 돌에 새긴 것이 발견되었다. 수원성을 쌓을 때도 팔달산주(八達山主)인 처사(處士) 이고(李皐)에게 제사를 올렸다는 기록이 있다. 이러한 것은 우리 선조들이 집터를 양택(陽宅), 무덤을 음택(陰宅)이라 하여 한가지로 본 데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개공고사는 일꾼들이 집일을 시작하면서 올리는 제사로, 오늘날의 기공식 비슷한 것이다. 텃고사는 지신을 위한 것이고 개공고사는 가신(家神)에게 올리는 제사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일꾼들도 이 제례를 통해서 공사에 대한 새로운 다짐을 가지게 된다.

사람에 따라 텃고사를 생략하기도 하나 개공고사만은 반드시 올리는 것도 이러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받아둔 날에 이 고사를 올리지 못할 때에는 둥근 나무 두개의 끝을 묶어 가위다리처럼 벌린 것을 마주 세우고 이 위에 긴 나무를 가로 걸쳐놓는 것으로 대신하기도 한다. 또, 이렇게 하지 않을 때에는 “아무 곳 아무개가 아무 시에 개공하였소.” 하고 세 번 소리친다.

모탕고사는 목수를 비롯한 일꾼들이 연장에 다치는 일이 없기를 바라서 지내는 의례이다. 모탕 주위에 간단한 제물과 연장을 차려놓고 도목수가 “이 집 지을 때 다치는 사람이 없도록 해줍소서.” 하고 축원한다.

성주운보기는 집주인의 운수와 앞으로 그 집을 지켜줄 신령인 성주의 운이 서로 맞는가를 문복장이에게 알아보는 일이다. 운이 닿지 않을 때에는 그의 아들이나 손자의 운으로 대신한다.

가족 가운데 운이 맞는 사람이 없을 때에는 다른 사람의 운을 빌려서 집을 짓는다. 이 경우 주인은 상량고사 때 절을 하지 못하며 상량문에도 운을 빌려받은 사람의 이름을 적는다.

집이 완성되면 앞 사람이 하룻밤 자고 나서 원주인에게 집을 팔아넘기는 형식을 취한다. 그리고 이러한 절차가 끝난 뒤에라야 상량에 적었던 이름을 원주인의 것으로 바꾼다.

상량고사는 기둥 위에 보를 얹고 그 위에 마룻대를 놓을 때 올리는 의례이다. 한옥을 지을 때 마룻대를 올리는 공정이 끝나면 집의 외형은 다 갖추어진 셈으로, 그 뒤부터는 벽을 치고 마루를 놓는 등 내부공사로 들어가게 된다.

따라서, 상량고사에는 집을 지어나가는 가장 중요한 고비를 넘긴 일을 자축하는 의미도 포함되며 건축의례 가운데 가장 성대히 지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마룻대는 목수 두 사람이 양쪽의 대공 위에 올라앉아 마룻대 가운데 잡아맨 무명의 한 끝을 각각 나누어 쥐고 들어올린다. 그런데 이때 목수가 마룻대를 단번에 올리지 않고 집주인과 하객들에게 돈을 받아낼 욕심으로, 이른바 ‘그네 태우기’를 한다.

마룻대가 1m쯤 들린 상태에서 고정시키고 주인을 이 위에 걸터앉게 하는 것이다. 목수는 그네를 천천히 밀면서 이 집을 짓고 살면 부귀공명을 누리고 자손이 번창하리라는 덕담을 늘어놓는다.

주인은 현금을 마룻대에 얹어놓거나 백지에 금액을 써서 붙이는데, 이를 상량채(上樑債)라 한다. 목수는 주인의 친척이나 구경꾼까지 그네에 태우고 돈을 받아내며, 이들도 이 때 돈을 냄으로써 집주인에 대한 축하인사를 대신하는 것으로 여긴다.

목수는 이 제사에 차린 음식은 물론, 돗자리를 비롯한 피륙까지도 차지하는데, 상량고사날을 ‘목수의 생일’이라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집들이고사는 새로 지은 집으로 처음 들어가는 날 지내는 제의이나, 다른 사람이 살던 집으로 이사할 때도 올린다. 이때는 먼저 집에서 쓰던 화로아궁이의 불을 죽이지 않고 가져가며 물동이도 물이 담긴 그대로 옮기는 것이 보통이다.

이렇게 해야 전집에서 누리던 복락을 그대로 간직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새 집에 입주할 때에는 남자가 먼저 들어가며, 문을 따로 해서 여자는 뒷문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농촌에서는 간단한 의례 뒤에 농악을 치고 나서 상쇠잡이가 덕담을 늘어놓는다. 이러한 과정이 끝나면 둘러섰던 하객들은 주인이 차린 음식과 술을 들며 축하인사를 한다. 이를 ‘ 집들이’라고 하는데, 하객들은 성냥이나 초 따위를 들고 가서 이 집의 운이 왕성하게 불어나기를 축원한다.

성주고사는 앞으로 집을 지켜줄 성주신을 모시는 의례이다. 주인의 나이가 7의 수가 되는 해 시월상달에 날을 받아 지내며 의례는 무당이 주관하는 것이 보통이다.

무당은 중간에 백지 한 장을 잡아맨 소나무를 들고 마당에 서서 성주신의 강림을 기원하며 성주대가 흔들리면 신이 내린 것으로 여긴다.

신령을 깨끗한 곳에 모신 뒤에 무당은, 뿌린 솔씨가 재목으로 자라고 이것으로 집을 지으며, 또 이 집에서 태어난 아이가 자라서 과거에 급제, 부귀영화를 누린다는 내용의 ‘성주풀이’를 읊조린다.

지금까지 살펴본 의례들을 관점에 따라서는 소비적이고 비과학적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농촌에서 풍년의례 · 성장의례 · 수확의례를 지내듯이 거칠고 힘든 일을 해나가는 이들이 이러한 의례를 통해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얻는다는 면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고 하겠다.

참고문헌

『한국주거민속지』(김광언, 민음사, 1987)
『한국건축단장』 상(신영훈, 동산문화사, 1975)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문화재관리국, 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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