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어의 음절은 성모(Initial=I) · 개음(介音, 韻頭, Medial=M) · 주모음(主母音, 韻腹, Principal Vowel=V) · 운미(韻尾, Ending=E)와 같이 분석되는데, M+V+E를 운모라고 하며, 때로는 음절 전체에 걸리는 성조(聲調, Tone=T)까지도 운모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운미는 자음으로 이루어진 것과 모음(i, u 등)으로 이루어진 것이 있는데, 이들을 각각 Ec, Ev라고 한다면, 한어의 운모는 V만으로 이루어진 것, M+V, V+Ec, V+Ev, M+V+Ec, M+V+Ev의 여섯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이 가운데 V만인 것은 단모음, M+V와 V+Ev는 이중모음, M+V+Ev는 삼중모음을 이룬다.
훈민정음 창제 당시, 중국음운학(中國音韻學)의 지식을 원용하여 15세기 조선한자음(朝鮮漢字音)과 중국의 자음(字音)을 분석할 줄 알았던 학자들은 한 음절을 초성 · 중성 · 종성으로 삼분(三分)하고, 이들 술어를 성모와 운모라는 술어 대신에 사용하였는데, 중성은 V, M+V, V+Ev, M+V+Ev를 말하고, 종성은 Ec만을 뜻하였다.
그래서 『훈민정음해례』의 초성해(初聲解)에서는 “정음의 초성은 곧 운서의 자모이다(正音初聲 卽韻書之字母也).”라 하고, 중성해(中聲解)에서는 “중성은 자운의 가운데 있어서 초성과 종성을 합쳐 소리를 이룬다(中聲者 居字韻之中合初終而成音).”라고 하였으며, 종성해(終聲解)에서는 “종성은 초성과 중성을 이어서 자운을 이룬다(終聲者 承初中而成字韻).”라고 설명하면서 자음(子音, 즉 Ec)만 가지고 종성을 설명하였다.
이와 같이 모든 자음(字音)에는 초성 · 중성 · 종성이 갖추어져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였던 당시의 학자들은, 새로 정리한 『동국정운(東國正韻)』의 한자음 표기에 있어서는 Ec가 없는 운모들의 종성으로 한글의 ㅇ과 ㅱ을 첨기(添記)하여 Ec(子音으로 이루어진 종성)를 나타내도록 하였다(예 : 雞 ○ 高 ○).
그러면서도 『훈민정음해례』의 종성해에서는 “또 ㅇ은 소리가 맑고 비어 종성에 꼭 쓰지 않아도 중성으로 소리를 이룰 수 있다(且ㅇ聲淡而虛 不必用於終 而中聲可得成音也).”라고 함으로써 15세기 중세국어의 표기에서는 ㅇ자를 종성으로 표기하지 않았으며, 훈민정음 창제 직후에 중국의 자음(字音)을 한글로 표음(表音)하기 위하여 편찬한 『홍무정운역훈(洪武正韻譯訓)』(1455)에서도 ㅇ자를 종성으로 표기하지 않았다.
예로부터 한시를 지을 때 압운법(押韻法)을 필수조건으로 하였던 중국사람들은 한어의 음절, 곧 자음(字音)의 음절을 성모와 그 나머지 요소인 운모로 이분하는 방법을 발달시켜서 운모를 중심으로 하여 한시를 지어왔다. 또 이 이분법을 이용하여 후한(後漢) 때부터는 반절법(反切法)을 마련하여 자음(字音)을 표시하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