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효온은 「육신전」에서 박팽년(朴彭年) · 성삼문(成三問) · 이개(李塏) · 하위지(河緯地) · 유성원(柳誠源) · 유응부(兪應孚) 순으로 한 사람씩 전을 기록한 뒤에 마지막에 찬(贊)을 붙였다. 각 인물의 성격이 잘 표현되어 있으며, 특징적인 면모를 보여줄 수 있는 일화를 곁들이고 있다.
박팽년은 단종이 폐위되자 경회루 못에 빠져죽으려 하였다. 그러자 성삼문이 후일을 도모하자며 말린 일을 기록하였다. 성삼문은 단종이 세조에게 선위(禪位)하자 옥새를 안고 통곡하였다는 사실을 기록하였다. 세조는 왕위에 오른 뒤에 하위지를 예조참판으로 삼았다. 하위지는 녹을 먹기를 부끄러워하여 한 방에 쌓아두었다 한다.
무인이었던 유응부는 단종복위계획이 발각된 뒤에 세조가 무사를 시켜 그의 살가죽을 벗겼으나 굴하지 않았다. 그는 성삼문 등을 돌아보며, “사람들이 서생(書生)과는 일을 꾀할 수 없다더니 과연 그러하구나”라며 탄식하였다고 한다.
또한, 불에 달군 쇠로 단근질을 하여도 낯빛을 변하지 않으며, “이 쇠는 식었으니 다시 달궈오라”며 끝내 굴복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비장미가 넘치게 서술하고 있다.
사육신의 행적을 모두 서술한 뒤 남효온은 찬을 통하여, “누가 신하가 못되리요마는, 지극하도다, 여섯 분의 신하됨이여! 누가 죽지 않으리요마는, 크도다, 여섯 분의 죽음이여!”라며 신하로서의 의리를 지킨 육신들의 절개를 높이 평가하였다.
「육신전」은 당시 상황에서는 역적으로 몰려 죽음을 당한 육신들의 행적을 야인(野人)의 입장에서 기록함으로써 민간의 구비전승과 그 맥을 같이하는 기록물이다. 정사(正史)에서 배척됨으로써 자칫 매몰될지도 모르는 그들의 행적을 남효온이 뛰어난 문장력으로 기술한, 역사의식과 문학성이 결합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