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5년(충렬왕 1)에 원나라의 강요에 따라 고려는 관제를 격하시켰다. 중서문하성(中書門下省)과 상서성(尙書省)을 합하여 첨의부(僉議府)라고 하였다. 관제를 개편하면서 이전의 정당문학(政堂文學)을 참문학사로 개칭하였다.
정당문학은 중서문하성의 상층부를 이루는 재부(宰府)에 소속된 종2품의 관원이었다. 재부를 구성한 중서령과 문하시중, 평장사, 참지정사, 지문하성사 등과 더불어 재신(宰臣)의 일원이었다. 1290년(충렬왕 16) 참문학사에서 본래의 이름으로 되돌려 다시 정당문학이라 하였다. 참문학사를 역임한 인물로는 1275년(충렬왕 1)에 김구(金坵), 1276년(충렬왕2)에 유천우(兪千遇), 1278년(충렬왕 4)에 박항(朴恒), 1280년(충렬왕 6)에 허공(許珙) 등이 있었다.
참문학사는 관직의 명칭을 고치기 이전 정당문학의 직능을 계승하였다. 정당문학은 재신의 일원으로서 의정(議政) 기능을 담당하였다. 관직명에 나타나듯이 정당(政堂), 즉 재부에서 문학을 주로 맡았다. 참문학사도 첨의부에서 문학에 의거하여 의정이 바른 길로 나아가게 하는 활동을 담당하였다.
문학과 관련된 직능을 맡았기 때문에 과거 급제자가 그 직위에 임명되었다. 충렬왕 대 참문학사에 임명된 김구, 유천우, 박항, 허공도 모두 과거 급제자였다. 김구의 경우 당대 이름난 문장가였던 최자(崔滋)로부터 그가 쓴 문장에 가필할 것이 없다는 탄복을 받았다. 문장과 학문적 능력을 바탕으로 직임을 수행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