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5판. 1945년 매일신보사(每日新報社)에서 간행하였으며 한지(韓紙)로 인쇄되었다. 작자의 제2시집으로 서문이나 발문은 없다.
시작품 「길」·「망향(望鄕)」·「남사당(男寺黨)」·「작별(作別)」·「푸른 오월(五月)」·「첫눈」·「장미(薔薇)」·「소녀(少女)」·「새달」·「묘지(墓地)」·「저녁」·「한정」·「수수○부기」·「촌경(村景)」·「잔치」·「추성(秋聲)」·「여인부(女人賦)」·「향수(鄕愁)」·「돌잽이」·「춘향(春香)」·「창변」 등 29편이 수록되어 있다.
첫 시집 『산호림(珊瑚林)』에서 보인 고독과 향수, 소박하고 섬세한 감각은 제2시집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남사당」이나 「춘향」 같은 전통적 소재에서 회고(懷古)의 정을 읊었는가 하면, 「창변」을 통하여 단란하였던 한 가족의 모습을 그리며 외롭고 서글퍼지는 자신을 노래하기도 하였다.
그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푸른 오월」도 여기에 실려 있다. 내용은 “청자빛 하늘이/육모정 탑 우에 그린듯이 곱고/연못 창포닢에/여인네 맵시우에/감미로운 첫 여름이 흐른다. (중략) 보리밭 푸른 물결을 헤치며/종달새 모양 내 마음은/하늘 높이 솟는다./오월의 창공(蒼空)이여/나의 태양(太陽)이여”와 같다.
첫 여름의 햇볕을 받아 화사하게 피어나는 라일락의 향훈(香薰)과 풀냄새 가득한 전원풍경을 맑고 청아한 목소리로 노래하고 있다.
이 시집은 작자 특유의 섬세함과 비애의 정서, 기다림과 안타까움, 향수와 고독의 관념이 하나로 어우러져 있는 것을 특색으로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