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홍법사 묘법연화경(華城 弘法寺 妙法蓮華經)은 조선 전기, 충청도 보은의 복천사에서 간행한 불경이다. 이 불경은 석가모니 부처의 40년 설법을 집약하는 정수를 담고 있는 경전으로서 『반야경(般若經)』, 『유마경(維摩經)』, 『화엄경(華嚴經)』 등의 경전들과 함께 초기 대승불교(大乘佛敎)의 주요 경전이다. 이 판본은 속리산 복천사(福泉寺)에서 간행되었는데, 복천사는 1450년(세종 32)에 신미(信眉)가 개창(改創)한 뒤, 왕실의 지원과 배려를 받았다. 이후 명종 때 불교 포교가 활발해지면서 이 불경을 간행한 것이다.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의 원명은 Saddharmapuṇḍarīka Sūtra인데, 축법호(竺法護)는 『정법화경(正法華經)』, 구마라습(鳩摩羅什)은 『묘법연화경』으로 한역(漢譯)하였다. 조선시대에 간행된 『묘법연화경』은 대부분 송나라 계환(戒環)의 주해가 있는 『묘법연화경요해(妙法蓮華經要解)』 7권본이다.
이 책은 전라도 고산(高山) 화암사(花巖寺)에서 간행한 『 성달생서본계(成達生書本系)』의 번각본(飜刻本)으로 7권 3책이다. 3책 모두 표지는 개장(改裝)되었으며, 근자에 ‘묘법법화경’이라고 쓴 제첨(題簽)이 붙어 있다.
권두(卷頭)에는 변상도(變相圖) 2장이 있고, 권수제(卷首題) 면이 결락(缺落)되어 있다. 사주단변(四周單邊), 무계(無界), 10행 20자, 무어미(無魚尾), 반곽(半郭) 19.3×13.7㎝, 판심제(版心題)는 “법(法)”이다.
권7 끝에 있는 1565년( 명종 20) 5월에 조계종(曹溪宗) 승려 주환당(做幻堂)이 쓴 발문(跋文)에는 글을 쓴 시기가 “가정사십사년오월일(嘉靖四十四年五月日)”이고, 마지막 행에는 “청홍도보은지 속리산복천사 개판(淸洪道報恩地俗離山福泉寺開板)”이라고 되어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은 1565년 5월에 충청도 속리산 복천사에서 간행된 판본임을 알 수 있다.
7권 모두를 갖춘 복천사본(福泉寺本)은 매우 희귀하므로 간행을 위한 승려들의 역할을 일부나마 소개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권화(勸化)는 정희(正熙) 등 5인, 별좌(別坐)는 보전(普全), 공양주(供養主)는 천일(天日) 등 2인, 각수(刻手)는 수현(守玄) 등 6인, 연판(鍊板)은 행연(幸連) 등 2인이었다.
주환당은 권7 끝에 있는 발문에서 “『법화경(法華經)』은 천경(千經) 중에 으뜸이다…… 가정 갑자[1564년] 봄에 승려 정희(正熙)가 자신의 재산과 모연(募緣)을 가지고 공인을 청하여 간행하였다. 을축[1565년] 여름에 10여 부를 인성(印成)하게 되었으니 정희가 법을 베푼 공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어서 그 전말을 쓴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이 복천사본은 정희의 주도로 각판을 하기 시작한 지, 1년이 지난 1565년 5월에 완성되자 바로 10여 부를 인경(印經)하였음을 알 수 있다. 후인본(後印本)으로 보이는 이 책의 인경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최씨(崔氏) 예영(禮英)이 돌아가신 어머니의 극락왕생을 위해 발원하여 인경한 사실은 권2에 있는 묵서(墨書)를 통해 알 수 있다.
『묘법연화경』은 석가모니 부처의 40년 설법을 집약하는 정수를 담고 있는 경전으로 모두 7권 28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 서품은 서분(序分), 제2품부터 제17품까지는 정종분(正宗分), 제18품부터 제28품까지는 유통분(流通分)에 해당한다.
1565년 속리산 복천사에서 간행된 판본은 국내 사찰 몇 곳에 전하고 있으나 결본(缺本)이다. 이에 비해 경기도 화성시 홍법사(弘法寺) 소장의 이 판본은 권수제 면이 결락된 흠결은 있으나, 7권 3책이 모두 전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 국가유산의 가치를 인정받아 2019년 12월 18일 경기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