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문을 두드리며
이 시집에서 절대자는 불교적 성격도 있긴 하지만, ‘미(美)의 신(神)’을 더 강하게 의미한다. 즉 절대자는 아름다운 우주를 창조해낸 아름다운 존재에 가깝다. 연이 진행될수록 절대자에 대한 찬미가 고조되고 있으며, 94연에서 그 절정을 이루게 된다. 절대자를 드러내기 위해 밤, 새벽, 해, 고요, 목련, 달빛, 별, 비, 악기, 우물 등과 같은 은유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들은 공통적으로 영묘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그리고 시인의 고향이며 거주지였던 ‘동해(東海)’와 ‘설악(雪嶽)’은 이런 발상을 가능하게 한 장소로서 의미 있는 곳이다. 이 시집은 철학적, 명상적, 정신적, 형이상적 성향이 강하면서도, 그 소재는 어린아이 같은 천진난만함 없이는 불가능한 착상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1970년대 정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