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손강림신화 ()

삼국유사 / 고조선조
삼국유사 / 고조선조
고대사
개념
국가의 시조가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내용을 담은 신화. 천강신화.
이칭
이칭
천강신화(天降神話)
내용 요약

천손강림신화는 국가의 시조가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내용을 담은 신화이다. 하늘에서 지상으로 내려온 존재나 그의 자손이 나라를 세워 다스리다가 지상을 떠나는 형식이다. 이 신화는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첫째는 하늘의 존재가 직접 내려와서 나라를 세운다고 하는 경우이고 둘째는 하늘에서 내려온 알에서 태어난 건국주가 나라를 세운다고 하는 경우이다. 첫 번째의 사례로는 고조선의 단군신화와 부여의 동명신화가 있고, 두 번째 사례로는 신라의 박혁거세 신화와 가야의 수로신화를 들 수 있다.

정의
국가의 시조가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내용을 담은 신화. 천강신화.
개설

천손강림신화(天孫降臨神話)는 하늘의 뜻을 수행할 주1주2해 결혼을 하고 나라를 세워 다스리다가 지상을 떠나는 형식으로, 우리나라 건국 신화에서 흔히 접하는 일반적인 서사 유형이다.

연원 및 변천

하늘에서 내려온 존재나 그의 자손이 나라를 세운다는 천손강림신화(天孫降臨神話)라는 용어는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천황(天皇)이 가지는 왕권(王權)의 신성성을 강조하려고 만들어낸 말이다. 한국의 고대 건국신화나 왕권신화에는 출계(出系)를 하늘과 연계시키는 사례들이 많다. 이는 하늘의 존재가 직접 내려와서 나라를 세운다고 하는 경우와 하늘에서 내려온 알에서 태어난 건국주가 나라를 세운다는 두 가지 계통으로 나눌 수 있다. 왕권이 하늘에서 연원되었다는 것은 동북 아시아와 북방 시베리아의 유목민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신화적 사유이고, 이런 사유가 고조선과 북 부여라는 고대 국가의 형성 과정에서 건국 신화로 채택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의 천강신화에서도 왕권의 기원을 천상(天上)에서 찾고 있는데, 한국의 건국신화인 단군신화가야수로신화와 유사한 점이 많다. 하늘로 대표되는 '천신족'은 실제로는 문화적으로 후진한 지역에 온 외부 세력으로 새로운 통치자이자 문화전파자로서 해석되므로, 일본에 선진 문물을 가져온 집단이 고대 한국에서 온 도래(渡來)집단임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다.

내용

천손(天孫) 전승은 먼저 하늘에서 내려온 최초의 ‘천손족’이 있고 그들을 중심으로 천손사상이 전파되어가는 모습이 확인된다. ‘사람의 출자를 하늘로 보고 사람과 하늘을 동일시하는’ 선진문화를 지닌 ‘천손족’이 있고 이들이 비천손족들과 교섭하면서 천손사상을 전파해가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천손족이 천손사상을 전수하는 과정은 대체로 ‘천손족이 하늘에서 지상으로 내려오는 방식’, 곧 ‘천손강림’의 방식으로 묘사된다.

현황

천손강림신화의 대표적인 형태는 단군신화의 환웅(桓雄)신화와 동명(東明)신화에 나오는 해모수(解慕漱)신화이다. 『삼국유사』 기이1 단군 왕검조에서는 천상의 세계에 존재하는 환인(桓因)이라는 절대자의 아들인 환웅이 신단수 아래에 내려와서 신정(神政)을 베풀었으며, 그 손자인 단군이 나라를 세웠다는 것을 핵심적인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는 건국주의 출계를 하늘로 하여 왕권의 신성성과 정통성을 가짐으로써 지배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이규보가 지은 『동명왕편(東明王篇)』에서는 『구삼국사(舊三國史)』에서 인용한 해모수신화를 소개하고 있는데, 이는 환웅신화와 유사한 구성을 보이고 있다. 하늘 천제의 태자인 해모수가 다섯 용이 끄는 수레를 타고 하늘에서 내려와 그곳에 도읍을 정하여 왕이라 일컫고 국호를 북부여라 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해모수에 대한 또 다른 전승이 『삼국유사』에 전해지는 데, 『구삼국사』와 달리 동부여의 왕 해부루를 혈연적으로 연결시키고 동명왕의 졸본(卒本) 부여를 그가 세운 북부여를 계승한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해모수 전승은 다양하지만 공통되는 특성은 그가 (북)부여의 건국주로 표현되고 있다는 점과 그의 출계를 하늘에서 찾음으로써 그가 가지는 왕권의 신성성과 절대성을 강조하였다는 것이다.

천손강림신화의 또 다른 형태인 하늘에서 내려온 알에서 태어난 건국주가 나라를 세운다고 하는 사례로는 신라박혁거세(朴赫居世)신화와 가야의 수로(首露)신화를 들 수 있다. 박혁거세는 백마가 가져온 알의 형태로 신라의 주3 옆에서 주4하였다고 한다. 여기서 말은 천상의 세계와 지상의 세계를 오가면서 매개적인 기능을 하는 동물이라고 하는 신화적인 사유가 반영되고 있다.

가야의 수로신화는 『삼국유사』 기이2 가락국기에 전해지는 데, 9간(干)이 백성들을 통솔하는 곳의 북쪽 구지봉(龜旨峰)의 하늘에서 자색의 줄이 내려와 그곳의 땅을 파니 홍색의 보자기 속에 금합이 있었고, 그 안에서 6개의 황금 알이 나왔다고 한다. 황금 알들은 다음날 동자가 되고 열흘이 지나 성인이 되어 6가야의 시조가 되고 그 중 대가야의 시조가 수로라고 하였다. 여기서 언급되는 자색이나 홍색은 태양과 관련된 색깔이고, 금합이나 황금 알 또한 태양을 표현하고 있으므로 수로의 출계를 하늘의 태양에서 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자연신으로서 태양신이 갖는 권능과 결실을 풍부하게 하는 능력을 갖고 태어났음을 의미하고 있다.

이외에도 건국주가 하늘과 연계되어 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사례가 있는데, 고구려의 건국시조인 주몽(朱蒙)의 탄생신화와 부여의 동명왕 신화가 있다. 두 신화는 모두 햇빛의 감응에 의해 탄생되는 일광감응신화(日光感應神話)에 속한다. 이 역시 태양신 숭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의의와 평가

‘천손 문화’의 개념은 동아시아 삼국의 오랜 ‘천제(天帝), 천왕(天王), 천자(天子), 천군(天君), 천손(天孫), 천황(天皇), 천명(天命)’ 사상의 원류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다.

참고문헌

『삼국사기(三國史記) 』
『삼국유사(三國遺事)』
『동명왕편(東明王篇)』
『위서(魏書)』
『한국 신화의 원류』 (김화경, 지식산업사, 2005)
『동아시아 건국 신화의 역사와 논리』 (조현설, 문학과지성사, 2003)
『한일왕권신화』 (노성환, 울산대학교 출판부, 1995)
『육당전집편찬위원회 편』 (최남선, 현암사, 1973)
『烏居龍藏全集(7)』 (烏居龍藏, 朝日新聞社, 1976)
『建國神話の諸問題』 (三品彰英, 大八洲出版株式會社, 1971)
「한국의 고대건국신화연구」 (한재용, 대구대학교 박사학위논문, 1997)
「고구려 건국신화의 영웅전승적 성격」 (김두진, 『국사관논총』 62, 1995)
「한국의 왕조설화 연구」 (허경희, 전남대학교 박사학위논문, 1987)
「동명형설화와 고대사회」 (정경희, 『역사학보』 98, 1983)
「국사상에 나타난 건국 설화의 검토」 (김상기, 『학술지』 5-1, 1964)
주석
주1

나라의 시조. 우리말샘

주2

임금이나 성인(聖人)이 태어남. 우리말샘

주3

경상북도 경주시 탑동에 있는 전설상의 우물. 신라 시조 박혁거세가 나온 알이 그 곁에 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적이다. 우리말샘

주4

존귀한 사람이나 비범한 사람이 태어남. 우리말샘

관련 미디어 (4)
집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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