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는 벼과에 속하는 작물이다. 가장 오래된 식량 작물 중의 하나로 서기전 7,000년 전에 야생종이 재배되었다. 자방벽에서 분비되는 점액 물질의 유무에 따라 껍질이 분리되지 않는 껍질보리와 껍질이 분리되는 쌀보리로 구분할 수 있다. 보리의 키는 품종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50∼100㎝ 정도이다. 상부로 갈수록 길어지며 이삭 밑이 가장 길며 가늘다. 주식으로 먹는 곡식이었지만, 지금은 건강을 위해 특별히 먹는 밥이 되었다. 겉보리와 쌀보리의 1인당 연간 국민소비량은 1965년 36.8㎏에서 1998년에는 1.5㎏로 감소했다.
한자로는 대맥(大麥)이라고도 한다. 학명은 Hordeum vulgare L. 이다. 월년생 초본으로서 식량작물로는 가장 오래된 작물 중의 하나로 서기전 7,000년 전에 야생종이 재배되었으며 세계의 다양한 기후 조건에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다. 이삭의 형태에 따라 6조종(六條種)과 2조종(二條種)으로 크게 나눌수 있으나 이것은 유전자의 차이(2조 VV, 6조 vv)이기 때문에 동일한 조상으로부터 분화발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자방벽에서 분비되는 점액 물질의 유무에 따라 껍질이 분리되지 않는 껍질보리(Covered barley, 皮麥)와 껍질이 분리되는 쌀보리(Naked barley, 稞麥, 裸麥)로 구분할 수 있으나 과성(稞性)도 과성열성유전자(nn)에 의해서 결정되므로 분화발전하는 과정에서 껍질보리로부터 유래한 변종으로 알려져 있다.
보리의 발생지는 중동지방에 집중되어 있는데, 껍질보리의 야생종은 터키 · 이스라엘 · 이란 · 시리아 · 이라크 · 에티오피아에서, 쌀보리는 인도 북부, 네팔, 중국 남부지역에서 그 분화발달과정을 볼 수 있다. 6줄보리는 아프리카 서북부지역과 티베트의 타오프, 라사 지역이, 두줄보리는 홍해의 동쪽, 코카서스지역 그리고 카스피해 지역이 원산지이다.
보리의 키는 품종에 따라 50∼100㎝ 정도이며 줄기는 마디 사이의 절간 속은 비어 있고 상부로 갈수록 길어지며 이삭 밑의 제1절간이 가장 길며 가늘다. 잎은 어긋나며 피침형으로 길이는 5∼20㎝, 꽃은 10∼15㎜가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4월 말에서 5월 상순에 꽃이 피고, 그 후 30∼40일이면 성숙하는데 과실은 영과(穎果)이다.
보리에 관한 첫 기록은 『삼국유사(三國遺事)』에 주몽(朱蒙)이 부여의 박해를 피하여 남하하였을 때 부여에 남은 그의 생모 유화가 비둘기 목에 보리씨를 기탁하여 보냈다는 기록이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중국에서 서기전 1세기경에 전래된 것으로 보인다.
또 『삼국사기(三國史記)』에는 고구려 산상왕 25년(221)과 신라 지마왕 3년(114), 내해왕 27년(222)에 우박이 내려 콩과 보리의 피해가 많았다는 기록이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 무렵에 신라나 고구려에 보리가 보급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때의 재배방법은 『삼국사기』 신라본기에 “춘삼월 우박 맥묘상 하사월 대수(春三月雨雹麥苗傷夏四月大水)”라는 기록이 있고 “추칠월 퇴상살숙(秋七月 隤霜殺菽)”이란 기록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가을에 보리를 파종하여 다음해 여름에 수확하고 다시 콩을 파종하여 가을에 수확하는 1년 2작의 발전된 방법을 취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1965년까지만 하여도 82만 6,976㏊의 재배면적으로 벼 재배면적 수준을 유지하였으나, 1980년대 이후 국민소득의 향상으로 소비량이 감소함에 따라 주식으로서의 개념이 점차 바뀌어 재배면적과 생산량이 격감하고 있다. 겉보리와 쌀보리의 1인당 연간 국민소비량은 1965년 36.8㎏에서, 1985년 4.6㎏으로 급격히 감소한 이후, 1998년에는 1.5㎏에 이르고 있다.
보리의 재배면적과 생산량을 보면 1977년에는 50만 2,838㏊에서 79만 3,241M/T을 생산하였으며, 1987년에는 16만 433㏊에서 38만1118M/T을 생산하였고, 1999년에는 4만 5,683㏊에서 13만 8,098M/T으로 지속적으로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맥주보리의 경우는 1975년에는 2,747㏊에서 6,000M/T을 생산하였으며, 1985년에는 7만 2,634㏊에서 18만 4,000M/T을 생산하였고, 이후 감소하여, 1998년에는 3만 4,443㏊에서 9만 1,000M/T을 생산하였다.
보리는 춘 · 추파성 및 내한성의 정도에 따라서 겨울보리와 봄보리로 구분되는데, 라우리나는 겨울보리가 대부분이지만 맥종별로 안전 재배한계선을 고려하여 지역에 맞는 품종 중에서 내한성과 성숙기를 감안하여 재배하는 것이 중요하다.
겉보리의 안전 재배한계선은 밭에서 재배할 경우 1월 최저기온 평균 -9℃ 이남지역과 논 재배시에는 -6.5℃ 이남지역이 가능하고, 쌀보리의 경우 -5℃ 이남지역에서 표고가 250m 이상 중산간지 지역을 제외한 밭에서 재배가 가능하고, 맥주보리는 -3℃ 이하 이남지역이 안전 재배한계선이다.
보리는 춘파성 정도에 따라서 1∼7등급으로 품종을 분류하는데, 1 · 2는 고도의 춘파성 품종으로 극남부 및 제주도를 포함한 도서지역에서 재배되는 맥주보리가 이에 속한다. 기타 장려품종은 3∼5등급으로 분류되며 재래종 · 재래백 · 재래육각 · 영월육각 등 재래종들은 5∼7등급에 속하기도 한다. 대체로 춘파성이 높은 품종들은 남부에서 재배되는데 내한성은 약한 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06년 이후부터 도입육종과 순계분리육종이 시작되었다. 교배육종은 1921년부터 시작되어 1932년 최초로 수원4호 · 수원6호 등이 육성 보급되었다.
가을 겉보리는 육종 목표가 조숙 · 내한 · 다수성 이어서 이러한 목표에 맞추어 선발되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식미향상을 위하여 찰쌀보리의 육성에 힘쓰고 있다. 현재까지 육성된 주요 겉보리 품종 중에서 내한성 정도는 새강보리 · 서둔찰보리 · 탑골보리 · 새올보리 · 찰보리 · 올보리 · 알보리 · 큰알보리 · 새알보리 · 오월보리 순이다. 성숙기에 있어서는 오월보리 · 알보리 · 서둔찰보리 · 새올보리 · 올보리 · 밀양겉보리 · 찰보리의 순으로 빠르다. 최근 들어 육성된 찰성 겉보리로는 찰보리와 서둔찰보리가 있으며, 다수성 품종으로는 올보리 · 강보리 · 탑골보리 · 새올보리 · 알찬보리 등이 있다.
가을 쌀보리로는 과거에 백동 · 청맥 · 죽하와 방주 등 일본에서 도입된 품종과 재래종 중에서 선발된 논산과1∼6, 교배육종으로 육성된 광성 · 무안보리 등이 주로 재배되었지만, 최근의 육종 성과로 많은 품종이 육성되었다. 1980년대 이후부터 최근까지 육성된 주요 품종으로는 늘쌀보리 · 새쌀보리 · 무등쌀보리 · 긴쌀보리 · 진광보리 · 흰쌀보리 · 올쌀보리 등이 있다. 주요 장려 쌀보리 품종의 내한성 정도는 찰쌀보리 · 내한쌀보리 · 늘쌀보리 · 긴쌀보리 · 두원찹쌀보리 순이다. 조숙 정도는 올쌀보리 · 춘추쌀보리 · 새찰쌀보리 · 늘쌀보리 · 찰쌀보리 순이며, 최근에 육성된 찰쌀보리 품종으로는 찰쌀보리 · 흰찰쌀보리 · 새찰쌀보리 · 두원찹쌀보리가 있다.
맥주보리 품종은 1966년까지 도입 품종인 황금보리가 주로 제주도 및 경상남도 해안지대에서 재배되어 왔으며, 1966년에 일본에서 사스키2조를 도입하여 시험한 뒤 1973년에 향맥으로 명명하여 보급하였다. 교배육종은 두산농산주식회사가 경상남도 사천에 맥주보리 육종장을 설치하면서 본격화되었고 이곳에서 사천2호 · 사천6호 · 두산8호 · 두산12호가 육성되었다. 1980년대 후반 이후 최근까지 육성된 주요 품종으로는 두산 29호 · 삼도보리 · 제주보리 · 진양보리 · 남향보리 등이 있으며, 성숙기의 빠르기는 제주보리 · 사천6호 · 진광보리 · 진양보리 · 두산29호 · 남향보리 · 두산8호 · 삼도보리 순이다.
보리가 생육하는 온도는 최저 3∼4.5℃, 최적 20℃, 최고 28∼30℃이며, 서서히 온도가 하강할 경우 내한성 품종들은 영하 17℃의 추위에도 견딘다. 토양은 유기질이 풍부한 양토나 식양토가 좋고 토양산도는 pH 7∼7.8 정도, 토양수분은 최대 용수량의 60∼70%가 적당하다.
파종은 중부지방의 경우 10월 상순, 남부지방은 10월 하순경이며 파종량은 10a당 9∼13㎏이나 재배양식에 따라서 다소 가감된다. 파종량은 중부 · 남부지방을 기준하여 휴폭(畦幅) 대 파폭(播幅)이 60×30㎝인 광파재배에는 10a당 10㎏ 정도, 40×80㎝인 협파재배에는 11㎏ 정도, 30×5㎝인 휴립드릴파 재배는 10㎏ 정도가 알맞다.
벼 뒷그루로 논에서 부정지파(不整地播)나 휴립광산파(畦立廣散播)를 할 경우는 파상이 고르지 못하여 발아율이 낮을 경우가 많으므로 파상의 상태에 따라 10a당 12∼14㎏ 내에서 조정하여 파종하도록 한다. 시비량은 기후 · 토양의 비료분 잔존량, 품종의 내비성 등에 따라 다르나 10a당 퇴비 1,000㎏, 질소 10㎏, 인산 6㎏, 칼리 6㎏ 정도를 주면 된다.
토양의 산도가 높을 경우에는 석회를 주어서 토양을 중화하고 붕사를 0.5∼1㎏ 정도 함께 사용하여 임실을 좋게 한다. 추비 시용(試用) 후에는 중경제초를 하고 도복을 방지하기 위하여 흙넣기를 실시한다. 맥주보리는 종자의 단백질 함량이 8∼11% 정도이고 곡피비율도 낮아야 좋은 품질의 맥주를 생산할 수 있으므로 질소비료의 시용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
보통 토양 내의 비료 잔존량이 문제가 되나, 대체로 보아 질소 8㎏, 인산 12㎏, 칼리 8㎏이 적당하다. 대부분 논에서 벼의 후작으로, 밭에서 여름작물인 콩 · 옥수수 · 수수 · 고구마 등의 후작으로 재배되기 때문에, 무상기간이 긴 중남부지역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으며, 충청남도 이북지역에서는 이모작의 재배가 곤란할 경우가 많다.
보리는 우리의 주곡으로 예전에는 중요한 식량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생산량이 감소하여 쌀보다 드문 곡식이 되었고 건강을 위하여 특별히 먹는 밥이 되었다. 특히 보리에는 비타민 B1과 비타민 B2의 함량이 쌀보다 많아 각기병 등을 예방하는데 좋다. 또한 β-glucan이라는 식이섬유가 매우 풍부하여 당뇨병 환자나 과체중인 사람들의 건강식으로 매우 좋다. 이 밖에 싹이 튼 맥아는 엿기름이라 하여 곡물을 당화시키는 재료로 이용된다. 이 맥아는 강장제 및 각기병의 치료제로 이용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