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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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의 역사적 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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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어원은 단어의 역사적 근원이다. 어원을 연구하는 언어학의 분야로 어원론(語源論)이 있다. 현대 어원론의 목적은 단어의 음상(音相)과 의미의 역사를 밝히는 것이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서는 신라 시대의 김대문, 최치원의 어원 해석이 소개되어 있으며, 편자의 어원 해석도 보인다. 어원에 대한 관심은 실학시대에 와서 더욱 커졌으며, 『지봉유설』, 『화음방언자의해』, 『고금석림』 등을 비롯한 몇몇 책에서 어원에 관한 설명을 볼 수 있다. 현대에 와서 국어 어원론은 최남선, 이병도와 같은 국사학자들이 더욱 큰 관심을 나타내었다. 어원 연구를 위해서는 국어의 역사적 연구가 쌓아온 모든 지식이 조직적으로 총동원되어야 한다.

목차
정의
단어의 역사적 근원.
내용

어원을 연구하는 언어학의 분야로 어원론(語源論, etymology)이 있다. 고대 희랍에서 발전된 어원론은 단어의 원의(原義)를 탐구하는 학문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단어의 역사는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한계가 있으므로 문자 그대로의 원의를 밝히는 일은 불가능한 일이다. 현대 어원론은 단어의 역사를 현대로부터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과거에까지 더듬어 그 음상(音相)과 의미의 역사를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우리 나라에서도 어원에 대한 관심은 이미 고대에 싹텄다. 그 대표적인 예로 신라 말엽의 학자 김대문(金大問)의 업적을 들 수 있다. 『삼국사기』『삼국유사』에 보면 신라에서 왕(王)을 가리킨 ‘ 차차웅(次次雄)’ 또는 ‘자충(慈充)’, 그리고 ‘ 이사금(尼師今)’ 및 ‘ 마립간(麻立干)’에 대한 김대문의 어원 해석이 소개되어 있다.

아마 그 시대에 이미 이들 칭호의 어원이 분명하지 않았던 듯하다. 또한, 최치원(崔致遠)의 어원 해석도 간혹 소개되어 있다. 이 밖에 『삼국유사』에는 편자(編者) 자신의 어원 해석도 가끔 보인다. 그 뒤에도 어원에 대한 관심은 이어져왔다. 「용비어천가」나 『동국여지승람』이 함경도지방의 몇몇 지명에 대하여 여진어(女眞語)로 설명한 것도 그 한 흔적이라고 할 수 있다.

어원에 대한 관심은 실학시대(實學時代)에 와서 더욱 커졌다. 이수광(李수光)『지봉유설(芝峰類說)』, 황윤석(黃胤錫)『화음방언자의해(華音方言字義解)』, 이의봉(李義鳳)『고금석림(古今釋林)』 등을 비롯한 몇몇 책에서 어원에 관한 설명을 볼 수 있다. 이들의 일반적 특징으로는 국어 단어의 어원을 중국어에서 구한 점을 들 수 있다. ‘아비’의 어원을 ‘아부(阿父)’, ‘물’의 어원을 ‘몰(沒)’에서 구한 따위이다.

현대에 와서 국어 어원론은 국어학자들에 의해서도 간혹 시도되었지만, 국사학자들이 더욱 큰 관심을 나타내었다. 특히, 고대사의 연구에서 어원 해석이 필요하게 되어, 최남선(崔南善) · 이병도(李丙燾)를 비롯한 여러 학자들은 ‘ 단군(檀君)’ · ‘ 아사달(阿斯達)’ 등 많은 고유명사의 어원론을 시도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고대의 고유명사의 어원론은 큰 모험이요 억설이 되기 일쑤다. 왜냐하면 어원론에서 필요한 것은 단어의 음상과 의미인데, 이들 고유명사는 음상밖에 보여주지 않기 때문이다.

어원연구를 위해서는 국어의 역사적 연구가 쌓아온 모든 지식이 조직적으로 총동원되어야 한다. ‘하루(一日)’의 예를 들어본다. 이 단어 역시 15세기의 문헌에서 확인된다. 그 때에 이 단어는 아무 조사도 없이 나타날 때에는 ‘ᄒᆞᄅᆞ’였고 모음으로 시작된 조사와 함께 나타날 때에는 ‘ᄒᆞᆯ리(주격)’ · ‘ᄒᆞᆯᄅᆞᆯ(대격)’ · ‘ᄒᆞᆯᄅᆡ (처격)’ 등이었다.

여기서 내적 재구(內的再構)의 방법을 적용하여 이 단어가 15세기 이전에 ‘ᄒᆞᄅᆞᆯ’이라는 단일형(單一形)이었던 단계를 추정할 수 있다. 이 추정은 제주도방언에 ‘ᄒᆞ를’이라는 단일형이 있는 사실과도 부합된다. 여기서 15세기 국어의 ‘이틀(二日)’ · ‘사ᄋᆞᆯ(三日)’ · ‘나ᄋᆞᆯ(四日)’ · ‘열흘(十日)’을 고려해 넣을 때 ‘ᄋᆞᆯ’이 ‘날’을 나타냄을 알 수 있다.

그러면 ‘ᄒᆞᆯ’이 문제로 남는데, 이것을 고대에 ‘○’이었던 것으로 생각하면 모든 의문이 풀린다. ‘○’은 바로 ‘하나’를 의미한 고대 단어였던 것이다. 고대의 ‘ᄒᆞᄃᆞᆯ’이 ‘ᄒᆞᄅᆞᆯ’로 변한 것은 ‘바ᄃᆞᆯ(海)’이 ‘바ᄅᆞᆯ’로 변한 음운현상과 같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국어의 수사 ‘하나’가 본래 ‘○, ᄒᆞᄃᆞᆫ’이었음은 「제망매가(祭亡妹歌)」의 ‘一等隱’ 등의 표기나 『계림유사(鷄林類事)』의 ‘一曰河屯’에서 확인된다.

결국, ‘하루’는 ‘○-ᄋᆞᆯ’에 소급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여기에서 ‘○(一)’은 어디에서 왔는가, ‘ᄋᆞᆯ’은 과연 무엇인가 하는 물음을 다시 물을 수 있다.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국어를 다른 언어와 비교함으로써 얻을 수밖에 없는데, 유감스럽게도 국어의 비교연구는 아직 이 단계에 이르지 못하였다. 어원연구는 궁극적으로는 비교방법에 의해서 완성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국어의 어원연구는 현재로서는 뛰어넘을 수 없는 한계성을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

한편, 차용어는 그 차용의 근원이 된 언어와 차용시기를 확인함으로써 이루어진다. 고려시대에 몽고어로부터 국어에 들어온 차용어나 현대에 와서 영어를 비롯하여 여러 언어에서 들어온 차용어들은 비교적 쉽게 확인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어로부터 들어온 차용어는 문자를 매개로 한 예들과 그렇지 않은 예들이 있고 그 역사도 매우 오래여서 그 연구에 큰 어려움이 따른다.

참고문헌

『국어조어논고』(이숭녕, 을유문화사, 1961)
『어휘사연구』(류창돈, 선명문화사, 1971)
『국어사개설』(이기문, 민중서관, 1972)
Studies in Korean Etymology(Ramstedt, G.J., Helsinki,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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