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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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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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을 근거로 노자와 음양가의 영향을 받아 모든 사물과 인간을 포괄해 우주의 기원 · 구조 · 생성 · 변화에 관한 유교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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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역전』을 근거로 노자와 음양가의 영향을 받아 모든 사물과 인간을 포괄해 우주의 기원 · 구조 · 생성 · 변화에 관한 유교이론.
내용

특히, 유학의 우주론은 ≪역전 易傳≫을 근거로 노자(老子)와 음양가(陰陽家)의 영향을 받아 형성되었다. 우주는 일반적으로 공간적인 시각에서 이해되지만, 엄격한 의미에서 그것은 시간적 의미까지도 포괄한다.

≪상산전집 象山全集≫ 잡설(雜說)의 “사방과 상하를 우(宇)라 하고, 예로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을 주(宙)라 한다(四方上下曰宇 往古來今曰宙).”라는 말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우주는 세계의 총체 또는 근원을 지칭하는 상제·천·천지·도·자연 등의 개념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우주론은 중국 춘추시대 이후 인문주의적인 사고의 발전으로 상당히 일찍 자연주의적인 물질적 우주관으로 전환되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노자의 자연주의적 우주론과 ≪역전≫의 천인론(天人論)에 입각한 우주론이다.

여기에 전국시대에 형성된 음양론자의 우주론이 결합되어, 중국 우주론의 근간을 형성하였다. 노자의 ≪도덕경 道德經≫은 천지보다 앞선 우주의 근원을 도라고 규정하고, 이 도가 생성론적으로 전개되어 우주의 만물이 발생한다고 보았다.

이에 비해 ≪역전≫은 존재 세계의 변화를 중시, 그 변화가 음양의 구조적 결합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고, 그 전개 과정을 태극(太極)→음양(陰陽)→사상(四象)→팔괘(八卦)의 도식으로 설명하였다(周易 繫辭 上).

≪도덕경≫이나 ≪역전≫에서의 우주론은 생성론적인 성격이 강하면서도 자연·태극 등 우주의 구조를 설명하는 존재론적 성격도 갖고 있었다. 여기에서 이들의 관심은 주로 우주의 기원과 그 생성·변화의 근본적인 힘이 어디에서 왔는가를 해명하는 데 치중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전국시대에 나타난 추연(騶衍) 등의 음양론자들은 우주의 변화를 순환론적인 시각에서 파악, 그 변화를 오행의 상생상극(相生相克)으로 이해하였다. 한대(漢代)에 이르러 이런 여러 사상들은 하나의 중국적인 우주론으로 체계화되어 크게 발전하였다.

대표적인 예가 천인론의 입장에서 우주론을 전개한 동중서(董仲舒)와 노장적인 성격이 강한 회남자(淮南子)의 사상이다. 특히 동중서는 춘추공양학(春秋公羊學)의 역사철학적인 시각에서 유가의 천인론과 음양론자의 우주관을 결합, 인간을 소우주로, 세계를 대우주로 보는 독특한 우주론을 전개하였다.

이러한 우주론은 송대 성리학에 오면 태극인 이(理)와 음양오행인 기(氣)의 결합에 의한 이기론적 우주관으로 발전하게 된다. 여기에는 크게 세 유형의 우주론이 상호연관을 맺으면서 전개된다. 첫째는 주돈이(周敦頤)의 ≪태극도설 太極圖說≫에 나타난 우주론이다.

그는 우주의 본질을 태극으로 보고, 이 태극이 음양오행과의 결합으로 만물을 생성하며 변화를 무궁하게 이어간다고 하였다. 둘째는 장재(張載)의 우주론인데, 그는 태허일기(太虛一氣)의 승강부침(升降浮沈)과 이합취산(離合聚散)에 의해 우주가 생성, 변화한다고 파악하였다.

셋째는 소옹(邵雍)의 우주론이다. 그는 ≪주역≫의 선후천론(先後天論)에 근거해 우주의 개벽설을 주장, 만물의 생성과 변화를 ≪주역≫의 괘도(卦圖)와 수리(數理)로써 해명하였다. 그리고 이들의 사상은 주희(朱熹)에 이르러 이기론적 세계관과 우주론으로 통합되었다.

우리 나라의 성리학은 전통적으로 주희의 우주론을 수용한 형태로 발전되었다. 중국 성리학이 우주론·존재론적 문제에 그 관심이 편향된 데 비해 우리나라의 성리학은 심성론 등 인간의 문제에 관심이 집중되었기 때문에, 우주론에 대한 관심은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독특한 우주론을 전개한 사상가들이 있었으니, 예를 들면 조선 중기의 서경덕(徐敬德)과 이이(李珥) 및 후기 기철학파(氣哲學派)와 최한기(崔漢綺) 등이 그들이다. 서경덕의 우주론은 태허·원기 등을 논해 보통 장재에 비유된다.

하지만, 그것은 ≪주역≫을 터전으로 그의 독창적인 생기론(生氣論)에서 전개된 것이다. 곧, 그는 우주의 생성·변화의 원리를 ‘선천’과 ‘후천’으로 설명하였는데, 선천이란 본체라 할 수 있고, 후천이란 그 현상이라 할 수 있으며, 본체는 기라는 것이다.

이이의 사상은 정통적인 성리학의 체계 위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초기의 저작인 <천도책 天道策>·<역수책 易數策> 등에 잘 나타나 있다. 그는 자연 이론과 본체론적 실재로서의 도의 이론을 종합, 통일적으로 파악한 체계를 보여 주고 있다.

다만, 서경덕과 이이 등 성리학의 우주론은 단순히 물질적 우주론이 아니라 형이상학적 본체론과 분리할 수 없는 것임을 유의해야 한다. 우리 나라 성리학의 흐름에서 이 우주론은 기철학적인 사상가들에 의해 계승되면서, 실학의 대두 이후 서구적인 세계관의 영향을 받게 된다.

그리하여 서구의 근대적 세계관을 수용한 홍대용(洪大容)·박지원(朴趾源) 등은 자연과학적인 세계관과 우주관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실학적 세계관은 조선 후기 최한기에 이르러 독특한 철학 체계를 형성한다. 그는 청조(淸朝)를 통해 들어온 서구의 자연과학적 세계관과 성리학의 기철학적 세계관을 천인론의 입장에서 결합시켜 독특한 우주론을 전개한다.

곧, 그는 인간과 세계의 변화를 운화(運化)라 하고, 우주의 변화를 대기운화(大氣運化), 인간의 변화를 통민운화(統民運化)라 하여(人政 권12), 이를 모두 신기(神氣)의 운화로 파악하였다. 즉, 신기를 모든 변화의 근원적인 힘으로 보고, 천인론의 입장에서 인간과 우주의 변화를 해명한 것이다.

참고문헌

『화담집(花潭集)』
『율곡전서(栗谷全書)』
『명남루전집(明南樓全集)』
『주역(周易)』
『도덕경(道德經)』
『주자전서(周子全書)』
『중국철학사(中國哲學史)』(풍우란)
『中國哲學史』(勞思光, 三民書局)
『한국의 사상』(윤사순·고익진 편, 열음사, 1984)
집필자
권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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