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대사연구는 역사학자 이병도가 한국고대사에 관해 저술하여 1976년에 간행한 학술서이다. 저자 이병도는 문헌비판을 통해 자료 그대로의 해석 및 비판을 강조한 실증사학을 정립시키는 데 기여하였다. 이 책은 8편으로 고조선, 한사군, 부여·옥저·동예, 가라의 삼국 이전사 5편과 고구려·백제·신라를 각 1편씩 서술한 삼국사 3편으로 나누어져 있다. 한국고대사는 이 책에서 제시한 결론의 토대 위에 구축되었다. 대표적으로 고구려의 소수림왕·광개토왕대, 백제의 근초고왕·침류왕대, 신라의 법흥왕·진흥왕대가 삼국 체제정비의 완성이었다고 한 점 등이 있다.
저자는 한국근대사학을 일구는 장본인이었으며, 실증사학을 정립시키는데 평생을 바쳤다.
실증사학은 일제의 식민사학과 연관시켜 생각하지만, 사실 그것은 실증사학의 방법을 잘못 적용한 것이다. 일본인 학자들은 한국의 문헌기록을 비판하여 믿기 어려운 사료는 버렸고, 식민사학의 체계에 필요한 사료만 남겼다.
그러나 문헌기록을 믿을 수 없다면, 그것이 왜 그렇게 기록되었는지를 규명하여 그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 실증사학은 문헌비판을 통해 그것을 복원하고자 한 것이다. 이병도는 바로 이러한 측면에서 한국사를 연구하였고, 그 결과 일본인 학자와는 상당히 다른 결론을 이끌어냈다.
평생 동안 저자는 80여 편의 학술논문을 발표하였고, 이 책 외에 10종의 저서와 3종의 역주본, 4종의 수필집을 저술하였다. 이러한 저술은 모두 한국사의 체계적인 정립에 기여해왔다.
이 책은 8편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것은 크게 두 부분, 즉 삼국 이전사와 삼국사로 되어 있다. 삼국 이전사는 모두 5편으로 서북행렬사회 2편, 후방행렬사회 1편, 남방행렬사회 2편으로 설정되어 있다. 삼국사는 고구려 · 백제 · 신라로 각 1편씩 서술하였다.
제1편 고조선문제의 연구에서는 단군설화의 해석과 아사달(阿斯達), 기자조선과 기자8조교, 위씨조선의 흥망 등을 논하였다. 제2편 한사군문제의 연구에서는 진번군 · 낙랑군 · 현도군 · 임둔군을 각각 고찰하였다.
제3편에서는 부여 · 옥저 · 동예의 사회상을 부각시켰다. 제4편 삼한문제의 연구에서는 개국(蓋國)과 진국(辰國), 목지국(目支國), 삼한의 소국과 사회상 등을 추구하였으며, 그 부록으로 주호(州胡)가 제주도였음을 지적하였다.
제5편 가라(加羅)사상의 제문제에서는 상 · 하가라와 그 소국 연맹체, 수로왕과 그의 왕릉, 소나갈질지(蘇那曷叱智) 설화 등을 고찰하였다. 제6편 고구려사상의 제문제에서는 고구려의 국호, 동황성(東黃城), 광개토왕의 정복사업, 강서고분벽화, 고구려의 대수당(對隋唐) 항전, 당의 고구려유민에 대한 정책 등을 다루었다.
제7편 백제사상의 제문제에서는 백제의 건국과 위례성(慰禮城), 근초고왕의 척경(拓境), 칠지도(七支刀), 서동설화, 무령왕릉 출토 지석, 백제문화의 일본전파 등을 고찰하였다.
제8편 신라사상의 제문제에서는 신라의 기원, 남당(南堂), 불교의 전래과정, 진흥왕의 업적, 임신서기석(壬申誓記石), 신라인의 육체미관, 북한산주(北漢山州)의 치폐(置廢), 김유신묘, 법장(法藏)이 의상(義湘)에게 부친 서간(書簡), 신라문화의 특징 등을 다루었다.
그 밖에 부록으로 우리 민속의 두레, 정천신앙(井泉信仰), 우산(于山) 및 죽도(竹島)의 명칭을 밝히고 있다. 한국고대사는 이 책에서 제시한 결론의 토대 위에 구축되어 있다.
삼국 이전 서북행렬사회가 가장 선진이었고, 남방행렬사회가 가장 후진이었다는 점, 체제정비와 연관한 삼국의 실질적인 시조는 고구려의 태조왕, 백제의 고이왕, 신라의 내물왕이었으며, 체제정비가 완성되는 것은 고구려의 소수림왕 · 광개토왕대, 백제의 근초고왕 · 침류왕대, 신라의 법흥왕 · 진흥왕대였다는 점 등은 오랫동안 한국고대사의 기본적인 골격이 되어 왔다.
또한 이 책에서는 한국의 민족과 문화가 어떻게 갖춰져 왔느냐에 관심을 두면서, 민족사를 유지, 발전시킨 민족정기로서, 문화의욕이 왕성하여 항상 자기를 반성하고 향상하려는 노력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과, 외국의 침략자에 대해서는 그때그때마다 무력전으로 또는 외교전으로 용감하게 항쟁하였던 점을 강조하였다.
이 책의 의의는 첫째, 선유(先儒)의 사학은 물론 당시까지 국내외의 학문적 성과를 충분히 검토하고 비판하면서 엄정한 역사적 사실을 제시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논리를 전개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세계사적인 보편성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었다.
둘째, 역사적 사실에 대한 사회학적 또는 민속학적 해설을 시도하였다. 이를 위해 고고학적 업적을 활용하였으며, 문헌기록을 보충해줄 수 있는 유물이나 비문 · 민속자료를 면밀하게 검토하였다. 이 책의 이러한 연구경향은 이 후 한국고대사의 연구방향을 제시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