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곡집(壺谷集)』은 조선 후기 문신 남용익의 시가와 산문을 엮어 1695년 경에 간행한 시문집이다. 총 18권 9책의 목판본으로, 서문과 발문이 없어 편자와 연기를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저자의 아들인 남정중(南正重)이 저자의 사후에 가장(家藏)된 자편고(自編稿)를 바탕으로 간행한 것으로 보인다. 총 18권에 걸쳐 다양한 시문(詩文)이 수록되어 있으며, 특히 일본과 중국에 사신으로 다녀올 때 지은 시문을 모은 「부상록(扶桑錄)」과 「연행록(燕行錄)」이 수록되어 있다.
18권 9책이다. 1695년(숙종 21) 경에 간행된 목판본으로, 현재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 소장되어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도 권 110, 권 1318의 16권 8책이 있다.
저자 남용익(南龍翼) 시문은 생전에 상당 부분 정리되어 자편(自編)의 단계에까지 갔던 것으로 추정된다. 저자의 사후에 저자가 자편한 시문을 바탕으로 문집이 간행되었으나, 서문과 발문이 없어 간행의 시기와 장소, 간행을 주도한 인물이 누구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소장된 『호곡집』에 있는 송병익(宋炳翼)의 장서인과 「한국책판목록총람(韓國冊板目錄總覽)」에 기록된 『호곡집』의 소장 기록을 바탕으로 볼 때, 『호곡집』은 1695년(숙종 21) 경에 간행되었던 것으로 추정한다. 그리고 당시 『호곡집』의 간행을 주도한 인물은 저자의 아들인 남정중(南正重)으로 보인다. 그는 저자의 사후에 집에 보관된 자편고(自編稿)를 바탕으로 유문(遺文)을 수집 · 편차하여 1695년경에 장인인 경상감사 이인환(李寅煥)의 도움을 받아 18권 9책의 목판본으로 본집을 간행하였다.
문집의 서문과 발문은 없지만, 작품을 시체와 문체별로 분류하여 수록하였다. 이 중에서 시는 권 1부터 권 13까지 두루 실려 있다.
권 1부터 권 4까지는 칠언 율시, 권 5와 권 6 전반에는 오언 율시, 권 6 후반부터 권 8에는 칠언 절구 · 오언 절구 · 육언 절구, 권 9에는 칠언 배율 · 오언 배율 · 칠언 고시, 권 10에는 오언 고시 · 잡체를 수록하였다.
권11과 권 12에는 통신사(通信使)로 일본을 다녀올 때 지은 시집인 『부상록(扶桑錄)』과 중국에 사신으로 다녀올 때 지은 『연행록(燕行錄)』을 수록하였다. 특히 『부상록』과 『연행록』은 남용익의 소중화(小中華) 의식과 양이(攘夷) 의식이 문학으로 구현되는 양상을 살필 수 있는 좋은 자료이다.
권 13에는 『과제록(課製錄)』 · 『응제록(應製錄)』 · 여문(儷文)을 수록하였는데, 『과제록』까지가 시이며, 『응제록』은 시가 2편이고 나머지는 제문(祭文)과 책문(冊文)이 대부분이다.
권 14에는 여문 · 소(疏)를 수록하였고, 권 15에는 차(箚) · 계사(繫辭) · 서(書) · 기(記), 권 16은 발(跋)과 제문을 수록하였다.
권 17은 묘지명, 권 18은 묘갈명 · 묘표 · 잡저로 구성되어 있다.
『호곡집』은 『호곡만필(壺谷漫筆)』과 함께 시인이자 문예 비평가로서 남용익의 문학을 여실히 보여 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특히 그의 한시는 자연미(自然美)의 표현, 일상생활의 한정(閑情), 유가 정신(儒家精神)의 구현 등을 특징으로 하며, 조선시대 한시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