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천은사 목조관세음보살좌상 및 대세지보살좌상(求禮 泉隱寺 木造觀世音菩薩坐像 및 大勢至菩薩坐像)은 전라남도 구례군 천은사 극락전에 있는 조선 후기의 목조보살좌상이다. 극락전에 봉안하기 위해 제작된 아미타삼존불좌상의 두 협시보살로 보이는데, 현재 주존인 본존불상은 전하지 않는다. 1614년(광해군 6)에 현진을 비롯한 조각승 5명이 함께 조성하였다. 전형적인 현진의 작풍이 확립되기 이전의 초기작으로, 현진의 조각 양식과 조선 후기 불교미술사 및 조각승 계보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이다.
1614년 전라남도 구례군 천은사 극락전에 모시기 위해 목조아미타삼존불좌상(木造阿彌陀三尊佛坐像)이 제작되었던 듯하나, 현재 주존(主尊)인 본존불상(本尊佛像)은 전하지 않고 협시(夾侍)인 관음보살상(觀音菩薩像)과 대세지보살상(大勢至菩薩像)만 남아 있다.
구례 천은사 극락전 주불(主佛)의 협시불(夾侍佛)로 조성된 상으로, 현재 천은사 명월료(明月寮)에 봉안되어 있다. 목조아미타삼존불좌상으로 제작되었던 듯하나, 현재 협시인 관음보살상과 대세지보살상만 남아 있다. 이 중 목조관세음보살좌상의 복장(腹藏)에서 『조상경(造像經)』의 규정에 따라 푸른 비단에 붉은 글씨로 쓰인 발원문(發願文)이 발견되었다.
발원문에 의해 두 구의 보살상이 1614년 6월에 태능(太能)과 영원(靈源)이 발원하여, 조각승(彫刻僧) 현진(玄眞)을 비롯한 명은(明隱), 몽능(蒙能), 언호(彦浩), 사인(思印) 등 5명의 조각승들에 의해 조성된 조각임이 밝혀졌다.
조각승 현진은 1610년대부터 1630년대까지 경상도 남부 지역을 근거지로 하여, 경상도 · 전라도 · 충청도 등 전국을 대상으로 활발하게 불상 제작을 주도한 17세기 전반의 대표적인 조각승 중 한 사람이다.
현진이 수화승(首畫僧)으로 제작한 불상들은 대체로 육중한 몸에 사각형 얼굴을 지닌 특징이 보이는데, 1614년에 제작된 이 두 보살상은 현진의 전형적인 작풍이 아직 확립되기 이전인 초기에 제작된 작품으로 보인다.
두 보살상은 본존(本尊)을 중심으로 좌우에 배치되어, 수인(手印)만 각각 좌우가 바뀌어 표현되었을 뿐 얼굴 표현, 착의법, 보관 등에서 매우 유사한 모습이다. 머리 위에 쓴 보관(寶冠)은 높이가 높고 화염문(火焰文)을 위주로 한 형태이며, 표면에 섬세한 투조로 꽃무늬를 조각한 금속판을 겹쳐 만들었다.
보관 상단 끝의 뾰족한 부분마다 화염 모양의 장식이 달린 점은 17세기 전반기에 제작된 다른 보살상의 보관과 유사한 형태이다. 보살상의 얼굴은 폭이 좁고 갸름하며, 입가에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이다.
신체는 허리 부분이 다소 긴 장대한 모습을 보이며, 오른쪽 어깨와 가슴을 가리고 있는 부견의(覆肩衣)는 주름 사이가 넓게 표현되어 있다. 의습 표현에 있어서 좌우 보살상에 약간의 차이가 드러난다. 부견의가 오른쪽 어깨 및 가슴 부분에서 아래로 늘어져 복부 중앙에서 대의(大衣) 속에 삽입되기 직전 꺾인 주름이 관세음보살의 경우 예리한 각을 이루고 있는 데 반해, 대세지보살에서는 둥글게 처리되어 있다.
두 보살상의 두 다리 위의 대의 옷주름 표현에서도 차이가 있다. 대세지보살상의 경우 다리 위 주름이 수평으로 나타나 있으나, 관음보살상의 경우 오른발 아래로 내려오는 대의 끝부분이 구불구불 곡선으로 표현되어 있다.
현진이 만든 불보살상 다수에는 왼쪽 어깨 측면의 대의 주름이 중앙으로 넓게 흘러내려 U자형 무늬를 이루고, 그 U자형 좌우에 끝부분이 동그랗게 말린 좁고 긴 주름이 합쳐진 독특한 주름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옷주름 무늬는 현재 현진 작으로 알려진 예들 중에서 바로 1614년 구례 천은사의 대세지보살상에서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점이 주목된다. 함께 제작한 관세음보살상에는 이러한 왼쪽 어깨 측면 주름 표현이 나타나지 않으며, 현진이 1612년(광해군 4) 제작한 경상남도 함양 상연대 목조관음보살좌상(咸陽 上蓮臺 木造觀音菩薩坐像)처럼 왼쪽 어깨 측면의 앞쪽에만 하단이 동그랗게 말린 모양의 주름 무늬가 나타날 뿐이다.
이전에 보이지 않던, 현진 조각의 새로운 경향이 구례 천은사 대세지보살에서 출현하여 이후 1620년대에서 1630년대의 모든 불상에 나타나는 것이다.
구례 천은사 목조관세음보살좌상 및 대세지보살좌상은 제작 연도를 분명히 알 수 있는 조선 후기 불교 조각이다. 전형적인 현진의 작풍이 확립되기 이전의 초기작으로 현진의 초기 조각 양식을 볼 수 있는 수작이며, 조선 후기 불교미술사 및 조각승 계보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 2016년 2월 22일 보물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