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렌 수증 훈공일등 태극대수장은 1904년 대한제국이 미국 외교관 알렌에게 수여한 태극대수장 훈장이다. 이 훈장은 태극 1등 훈장 정부장(正副章)과 대수(大綬)이다. 태극장은 문관이 받는 훈장으로 1등부터 8등까지 나누어져 있으며, 훈공일등 태극장은 그 가운데 가장 격이 높았다. 알렌은 미국인으로 의사이자 선교사로 파견되어 의료 선교를 펼치다가 1890년부터 주한 미국 공사관의 서기관으로 일했으며 1897년부터는 주한 미국공사 겸 총영사로 1905년까지 한미 외교를 담당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하여 대한제국이 훈장을 수여한 것이다.
알렌 수증 훈공일등 태극대수장(Allen 受贈 勳功一等 太極大綏章, Grand Cordon of the Taegeuk for the First Merit Degree Awarded to Horace Newto)은 금속제 태극 정장(正章) 1점, 부장(副章) 1점, 붉은색 직조로 이루어진 대수(大綬) 1점으로 이루어져 있다. 훈공 일등 태극장(정장)은 120×75㎜, 훈공 이등 태극장(부장)은 90×90㎝, 대수는 106×1590㎝의 크기이다. 훈공 일등 태극 정장은 가운데에는 청홍의 태극을 중심으로 팔방으로 빛이 뻗어 나가는 형상이며 대수에 부착하는 고리에는 자두꽃과 잎으로 장식되었다. 자둣잎의 뒷면에는 ‘훈공 일등(勳功一等)’이라는 글자가 전서체로 새겨져 있다. 훈공 이등 태극장은 중앙에 청홍의 태극을 중심으로 백색 광선이 팔방으로 뻗어 나가고 그 바깥쪽으로 은색 광선이 둘려 있다. 뒷면에는 패침이 부착되어 있고 좌우에 ‘훈공 이등(勳功二等)’이라는 글자가 전서체로 새겨 있다. 대수는 붉은색을 중심으로 푸른색의 실로 직조해 제작했다. 대수는 양끝에서 교차하며 그 교차점에 자두꽃 모양으로 접어 부착했으며 그 아래에 훈공 일등 태극장을 걸 수 있는 고리가 있다.
훈장 제도는 1900년에 표훈원 관제를 채택하여 실시되었다. 훈장은 황실 및 나라에 공훈을 세운 문관과 무관, 외국의 원수와 외교관들에게 수여함으로써 그 사람의 공적을 인정하는 제도이다. 훈장의 종류는 대훈장으로 주로 황실 인사에게 수여하는 금척 대훈장과, 태극장을 받고도 공훈이 있는 경우 수여하는 이화 대훈장, 무관에게 수여하는 서성 대훈장이 있고, 공훈이 있는 사람에게는 태극장, 팔괘장, 자응장, 그리고 여성에게는 서봉장 등을 수여하였다. 훈장 제도는 1900년 서구식 문관 대례복의 실시와 함께 시행되었으며 주로 서구식 대례복에 착용하도록 하였다. 대수는 오른쪽 어깨로부터 왼쪽 겨드랑이 아래쪽으로 늘어뜨리며, 정장은 대수의 아래에 고리로 부착한다. 부장은 핀으로 왼쪽 가슴에 부착한다. 대수 정장은 대례복을 입을 때 예의를 갖추기 위해 착용하며 주로 국왕을 알현하거나 연회에 참석할 때에 착용한다. 훈장은 남성의 경우 대체로 서구식 양복에 부착했으나 여성의 경우 서구식 복장을 하지 않았으므로 한복 위에 착용하기도 하였다.
알렌(Horace Newton Allen, 1858~1932)은 미국인으로 의사이자 선교사, 외교관으로 1884년부터 1905년까지 한국에서 근무하였다. 1884년에 한국 최초의 의료 선교사로 파송되어 미국 공사관에서 의사로 근무했으며 갑신정변으로 부상당한 민영익을 치료한 것이 계기가 되어 왕실 의사와 고종의 정치 고문(顧問)이 되었다. 1885년에는 국가에서 개설한, 한국 최초의 현대식 병원인 광혜원에서 의사와 교수로 일했으며 1890년 주한 미국공사관의 서기관으로 외교 활동을 시작하여 1897년에는 주한 미국공사 겸 총영사가 되었다. 1901년 주한 미국 전권 공사가 되었으며 이러한 외교 활동을 인정받아 1904년 고종으로부터 훈공일등 태극대수장을 받았다. 1905년 미국으로 귀환하여 의사로 지내다가 여생을 마감하였다.
알렌 수증 훈공일등 태극대수장은 알렌의 유족이 보관하고 있던 것으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동은의학박물관에 기증되었다. 2015년에 국가등록문화재(현, 국가등록유산)로 지정되었다. 훈장을 수여함을 나타내는 증서인 훈기(勳記)는 알렌의 유족이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렌 수증 훈공일등 태극대수장은 대한제국기에 제정한 훈장을 외교관에게 수여한 것으로 알렌의 유족이 잘 보관하고 있다가 우리나라에 기증하였으며, 대한제국기에 근대적인 제도로 제정한 훈장을 수여하여 외교 관계를 이끌었던 정책의 일면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