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곡이라는 용어는 ‘노래’라는 넓은 의미로 사용하기도 한다. 전통 음악에도 가곡이란 장르가 있는데, 여기서는 1920년대부터 등장한 새로운 장르의 노래로, 한국 시에 곡을 붙인 예술성을 지향하는 노래를 의미한다. 예술가곡, 한국가곡, 한국예술가곡이라고도 한다. 한국 시와 선율 그리고 피아노 반주가 유기적으로 결합이 되어 있으며, 피아노 반주가 원칙이지만 실내악 반주 또는 관현악 반주로 연주를 하기도 한다.
1920년대부터 홍난파(洪蘭坡), 박태준(朴泰俊), 안기영(安基永) 등에 의해 개척되었으며, 이 시대를 대표하는 가곡으로 「봉선화」( 김형준 시, 홍난파 곡), 「사우」(일명 「동무생각」, 이은상 시, 박태준 곡), 「그리운 강남」(김석송 시, 안기영 곡) 등이 있다.
1930년대에 등장한 대표적인 가곡으로는 「고향생각」( 현제명 시, 곡), 「옛 동산에 올라」 (이은상 시, 홍난파 곡), 「장안사」(이은상 시, 홍난파 곡), 「가고파」(이은상 시, 김동진 곡), 「고향」( 정지용 시, 채동선 곡), 「바우고개」( 이서향 시, 이흥렬 곡), 「뱃노래」( 이광수 시, 김세형 곡), 「가려나」(김안서 시, 나운영 곡) 등이 있다.
1940년대에서 광복 직전에 등장한 가곡으로는 「내 마음」( 김동명 시, 김동진 곡), 「수선화」(김동명 시, 김동진 곡) 등이 있으며, 광복 직후에 등장한 가곡으로는 「동심초」(김안서 번역시, 김성태 곡), 「산유화」( 김소월 시, 김순남 곡), 「고풍의상」( 조지훈 시, 윤이상 곡) 등이 있다.
1950년대 등장한 가곡으로는 「보리밭」( 박화목 시, 윤용하 곡), 「사월의 노래」( 박목월 시, 김순애 곡), 「이별의 노래」(박목월 시, 김성태 곡), 「명태」( 양명문 시, 변훈 곡) 등이 있다.
1960년대 등장한 가곡으로는 「기다리는 마음」(김민부 시, 장일남 곡), 「비목」(한명희 시, 장일남 곡), 「그리운 금강산」(한상억 시, 최영섭 곡), 「얼굴」(심봉석 시, 신귀복 곡), 「그대있음에」(김남조 시, 김순애 곡), 「별」( 이병기 시, 이수인 곡) 등이 있다.
1960년대 이후에 등장한 가곡으로는 「목련화」(조영식 작사, 김동진 작곡), 「청산에 살리라」( 김연준 시, 곡), 「강 건너 봄이 오듯」(송길자 시, 임긍수 곡) 등이 있고, 그 이후에도 수많은 가곡이 출현하였다.
1960년대부터는 현대 기법으로 작곡된 곡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입맞춤」( 서정주 시, 정회갑 곡), 「부다페스트에서의 소녀의 죽음」( 김춘수 시, 백병동 곡) 등이 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새로운 감성을 노래한 곡들이 대거 등장하기 시작하였는데, 대표적으로 「첫사랑」(김효근 시, 곡), 「마중」(허림 시, 윤학준 곡), 「서툰 고백」(최진 시, 곡), 「잔향」(이연주 시, 윤학준 곡) 등이 있다.
가곡집으로는 1927년 박태준이 『가곡집』을 출간하기 시작하여 1929년 안기영이 『안기영작곡집1』을, 1931년 현제명이 『현제명 작곡집 제1집』을, 1933년 홍난파가 『조선가요작곡집』을, 1934년 이흥렬이 『이흥렬 작곡집 제1집』을 발간하였고, 1936년에는 김세형이 우리나라 최초의 연가곡집인 『먼 길』을 출간하였다. 광복과 함께 김순남을 시작으로 이건우, 윤이상이 가곡집을 잇달아 출간하였으며 그 후 수많은 작곡가들이 자신의 가곡집을 출판하였다. 1955년에는 한규동이 여러 사람의 가곡을 모아 『한국가곡집』이란 이름으로 출판을 하였는데, 이를 계기로 여러 사람의 작품을 모은 가곡집도 본격적으로 출판되기 시작했다.
가곡에는 작곡가가 월북을 하였다는 이유로 금지가 된 곡이 적지 않으며, 작사자가 월북했다고 해서 가사가 바뀐 것도 여러 편 있다. 김순남, 이건우, 안기영 등의 가곡이 모두 금지되었다가 1988년에 해금되었다. 그리고 「고향」(정지용 시, 채동선 곡)이 「망향」(박화목 시)과 「그리워」(이은상 시)로 바뀌었다가 이 역시 1988년에 해금되어 원 가사대로 부를 수 있게 되었다.
우리 가곡은 서정성이 가장 큰 특징이며, 민요풍의 가곡, 사실주의 가곡, 현대가곡, 연가곡 등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서정적인 가곡이 사랑을 받는 반면, 서사적인 가곡이 빈약하며 한글 가사의 억양을 무시한 것도 적지 않다는 문제점도 있다.
그리고 예술성을 지향하는 노래라는 본래의 기능 이외에도 경우에 따라서는 동요, 민요, 세미 클래식 등의 역할도 하였다. 수많은 곡이 광복 후 중등학교의 음악 교재로 채택되어 범국민적인 애창곡으로 사랑을 받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