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촬요(禪門撮要)』는 20세기 초에 근대 선의 중흥자인 경허 성우가 선학의 지침으로 삼은 글과 책을 모아 간행한 불교서이다. 상권은 1907년 운문사에서 간행되었고, 하권은 1908년 범어사에서 간행되었다. 상권은 혈맥론(血脈論), 관심론(觀心論), 사행론(四行論), 최상승론(最上乘論), 완릉록(宛陵錄), 몽산법어(蒙山法語), 선경어(禪警語)로, 하권은 수심결(修心訣), 진심직설(眞心直說), 정혜결사문(定慧結社文), 간화결의(看話決疑), 선문보장록(禪門寶藏錄), 선문강요집(禪門綱要集), 선교석(禪敎釋)으로 구성되어 있다.
『선문촬요(禪門撮要)』의 편자인 경허 성우(1849∼1912)는 근대기에 선을 중흥한 선사로 범어사(梵魚寺)의 조실(祖室) 등을 지낸 인물이다.
경허는 9세 때 경기도 과천 청계사(淸溪寺)에서 출가하여 만화(萬化) 등에게 불교 경론을 배웠다. 1879년에 깨달음을 얻은 경허는 다음 해에 홍주 천장암(天藏庵)에서 용암 혜언(龍巖慧彦, 1783∼1841)으로부터 편양파의 법맥을 전수받았다. 환성 지안(喚惺志安, 1664∼1729)의 7대손이다. 범어사와 해인사(海印寺) 등에서 활동하였고, 1904년 이후 자취를 감추었다가 1912년 함경도 갑산에서 유명을 달리하였다.
『선문촬요』는 2권 1책으로 이루어진 활자본이다.
상권은 「혈맥론」, 「관심론」, 「사행론」, 「최상승론」, 「완릉록」, 「몽산법어」, 「선경어」로 구성되어 있고, 하권은 「수심결」, 「진심직설」, 「정혜결사문」, 「간화결의」, 「선문보장록」, 「선문강요집」, 「선교석」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권에는 홍인(弘忍), 황벽 희운(黃檗希運), 몽산 덕이(蒙山德異) 등 중국 선승의 저작을 수록하였고, 하권에는 보조 지눌(普照知訥), 진정 천책(眞靜天頙), 청허 휴정(淸虛休靜) 등 한국 선사들의 저술을 모아 놓았다.
상권에 실린 「혈맥론」과 「관심론」은 선종의 초조(初祖) 달마(達磨)가 쓴 것으로 적혀 있으나, 이는 후대에 작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행론」은 '입도수행강요문(入道修行綱要門)'부터 '수심제법유무문(隨心諸法有無門)'까지 44장에 이르는 글로, 제1은 달마의 설이고, 제2부터는 후대에 덧붙인 것이라고 한다. 「최상승론」은 선종 5조인 홍인의 글이다. 이는 돈황(敦煌)에서 출토된 「기주인화상도범취성오해탈종수심요론(蘄州忍和尙導凡趣聖悟解脫宗修心要論)」과 같은 책이다.
하권의 「수심결」, 「정혜결사문」, 「간화결의론」은 지눌의 저술이다. 「진심직설」은 최근에 지눌의 저작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다. 『선문보장록』은 고려 후기 천책이 쓴 것으로 상권에는 선교대변문(禪敎對辨門) 등 25칙, 중권에는 제강귀복문(諸講歸伏門) 등 25칙, 하권에는 군신숭신문(君臣崇信門) · 이바삼칙(尼婆三則)이 나온다. 천책이 편찬한 것으로 알려진 『선문강요집』은 삼성장(三聖章) · 이현화(二賢話) · 산운편(山雲篇) · 운문삼구(雲門三句)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선교석」은 조선 중기 휴정이 쓴 글이다.
『선문촬요』는 1883년 감로사(甘露社)에서 나온 『법해보벌(法海寶筏)』의 형식을 이어 중국과 한국의 대표적인 선서(禪書)를 모은 책이다. 이 책은 한국 근대 선의 중흥자인 경허 성우의 안목과 그가 추구했던 선의 지향점을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