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는 식사에 종교적인 의미를 부여하여 공양(供養)이라 하고, 이 공양 때 행하는 의식을 식당작법이라 한다. 불교에서는 일찍부터 대중이 함께 모여 공양하였으며, 부처님께 올린 공양을 대중이 같이 나누어 먹음으로써 복(福)을 짓는다는 의미를 가져왔다. 승려에게 법보시(法布施)를 받은 대가로 식사를 대접하면서 대중이 같이 음식을 먹는 행사[飯僧]도 있어 왔다.
이러한 의례는 시대가 흐름에 따라서 발달하였고, 그 의례의 전통적인 절차가 오늘날의 식당작법이라는 이름으로 전승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식당작법은 절에서 대중이 함께 공양할 때마다 행하는 것이 아니라 영산작법(靈山作法) 의식을 행할 때에만 하는 공양의례이다. 영산작법은 영혼천도의례의 한 형태로서 곧 영산재(靈山齋)를 말한다.
영산작법의식에서 식당작법을 행하고 있기 때문에 불교의 여러 가지 영혼천도 의례형태 중 가장 이상적이며 대규모의 재의식이다. 영산작법은 영산회상의 석가모니의 설법회를 상징화한 의식으로, 식당작법도 영산회상의 대중이 함께 식사를 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식사의례가 된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의식에 따른 절차 및 그 진행은 장중하고 심오한 종교적 의미를 지니게 한다.
이 식당작법은 불교의례로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통적인 식사의례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종합적인 식사의례라는 데서 그 문화적 가치를 찾을 수 있고, 불교의식상에서 볼 때에도 그 의식절차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음을 살필 수 있다. 한편, 이 의식의 절차상에는 많은 인물이 등장하고 그에 따른 각자의 소임이 다양하게 나타나 있어 극적인 내용을 지니게 될 뿐만 아니라, 범패(梵唄) · 의식무(儀式舞) 등의 다양한 종목이 종합적으로 이 의식의 절차를 구성하고 있다.
불교의식 중에서 식당작법만큼 범패와 의식무를 다양하게 지니고 있는 것은 없으며, 불교예술을 종합적으로 전승하고 있는 중요한 의식절차이다. 이 의식절차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오관게(五觀偈)와 타주(打柱)이다.
오관게와 타주는 식사 때 마음을 가다듬는 수행의례의 하나로, 오관게는 생반게(生飯偈) · 정식게(淨食偈) · 삼시게(三匙偈) · 절수게(絶水偈) · 수발게(收鉢偈)를 의미한다.
오관시에는 5명의 승려가 사물(四物)을 울린다. 범악의 호적소리와 함께 타주가 바라춤을 춘 다음 이어서 법고춤이 진행된다. 그리고 5관 승려가 자리에 앉아서 오관게를 짓소리[二魚山唱]한다.
타주는 승려 2명이 타봉을 들고 창에 맞추어 팔정도(八正道)를 치면서 춤을 추는데, 팔정도를 치면서 춤추는 것은 불법의 근본교리인 팔정도를 실천, 수행한다는 교지(敎旨)의 작법인 것이다. 중수(衆首)는 타주를 하는 가운데 정쇠를 치면서 대중들과 함께 염불창을 한다.
그 염불창의 내용은 ‘삼덕육미 시불급승 법계인천 보동공양(三德六味施佛及僧法界人天普同供養)’이다. 삼덕은 지덕(智德)과 단덕(斷德)과 은덕이고, 육미는 쓴맛 · 신맛 · 단맛 · 매운맛 · 짠맛 · 싱거운맛이다. 이것을 부처님과 승려에게 베풀고, 나아가 법계의 모든 인천이 다 함께 공양하자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