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은 일제강점기 「메밀꽃 필 무렵」, 「들」, 「여수」 등을 저술한 소설가이다. 1930년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 영문학과를 졸업하였다. 1928년 「도시와 유령」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 그의 초기 작품은 경향문학의 성격이 짙어 ‘동반작가’라는 호칭을 듣기도 했다. 1933년에는 ‘구인회’에 가입하여 순수문학의 방향을 분명히 하였다. 「메밀꽃 필 무렵」에서와 같이 고향의 산천을 무대로 향토적 정서를 표현하는 한편, 「들」·「분녀」 등에서와 같이 원초적 에로티시즘을 나타내는 경향을 보인다.
본관은 전주(全州). 호는 가산(可山). 강원도 평창(平昌) 출생.
경성제일고등보통학교를 거쳐 1930년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 영문학과를 졸업하였다. 1925년 『매일신보』 신춘문예에 시 「봄」이 선외 가작(選外佳作)으로 뽑힌 일이 있으나 정식으로 문학 활동을 시작한 것은 「도시와 유령」(1928)부터이다.
이 작품은 도시유랑민의 비참한 생활을 고발한 것으로, 그 뒤 이러한 계열의 작품들로 인하여 유진오(兪鎭午)와 더불어 카프(KAPF: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동맹) 진영으로부터 동반자작가(同伴者作家)라는 호칭을 듣기도 하였다.
대학을 졸업한 뒤 1931년 이경원(李敬媛)과 혼인하였으나 취직을 못하여 경제적 곤란을 당하던 중 일본인 은사의 주선으로 총독부 경무국 검열계에 취직하였다.
그러나 주위의 지탄을 받자 처가가 있는 경성(鏡城)으로 내려가 그곳 경성농업학교 영어교사로 부임하였다. 그의 초기 작품은 경향문학(傾向文學)의 성격이 짙은 「노령근해(露嶺近海)」(1930) · 「상륙(上陸)」(1930) · 「북국사신(北國私信)」 등으로 대표된다.
생활이 비교적 안정되기 시작한 1932년경부터 그의 작품세계는 초기의 경향문학적 요소를 탈피하고 그의 진면목이라고 할 수 있는 순수문학을 추구하게 된다.
그리하여 향토적 · 이국적 · 성적 모티프(motif)를 중심으로 한 특이한 작품세계를 시적 문체로 승화시킨 작품들을 잇달아 발표하기 시작하였다. 「오리온과 능금」(1932)을 기점으로 하여 「돈(豚)」(1933) · 「수탉」(1933) 등은 이 같은 그의 문학의 전환을 분명히 나타내주는 작품들이다.
1933년에는 ‘구인회(九人會)’에 가입하여 순수문학의 방향을 더욱 분명히 하였다.
다음해에는 평양에 있던 숭실전문학교로 전임하였다. 그의 30대 전반에 해당하는 1936∼1940년 무렵은 작품 활동이 절정에 달하였을 때이다. 해마다 10여 편의 단편과 많은 산문을 발표하였으며, 「화분(花粉)」(1939) · 「벽공무한(碧空無限)」(1940) 등 장편도 이때 집필된 것이다.
「산」 · 「들」 · 「메밀꽃 필 무렵」(1936) · 「석류(柘榴)」(1936) · 「성찬(聖餐)」(1937) · 「개살구」(1937) · 「장미 병들다」(1938) · 「해바라기」(1938) · 「황제」(1939) · 「여수(旅愁)」(1939) 같은 그의 대표적 단편들이 거의 이 시기의 소산이다.
1940년에 상처(喪妻)를 하고 거기에 유아(乳兒)마저 잃은 뒤 극심한 실의에 빠져 만주 등지를 돌아다니다가 돌아왔다. 이때부터 건강을 해치고, 따라서 작품 활동도 활발하지 못하였다. 1942년 뇌막염으로 병석에 눕게 되고, 20여일 후 36세로 요절하였다.
학창시절 체호프(Chekhov, A.)에 탐닉하기도 하고,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그는 이 같은 외국 문학의 영향을 적절히 소화하여 자기 나름대로의 작품세계를 형성하는 데 성공한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자연이나 인생을 바라보는 문학관에 있어서 싱그(Synge, J. M)나 로렌스(Lawrence, D. H) 등의 영향을 엿볼 수 있으며, 표현이나 구성의 기법면에서는 체호프 · 맨스필드(Mansfield, K.) 등의 영향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영향들을 소화하여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효석의 작품세계의 특질은 한마디로 향수의 문학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그 지향은 안으로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밖으로는 이국(異國), 특히 유럽에 대한 동경으로 나타난다.
전자는 「메밀꽃 필 무렵」에서와 같이 고향의 산천을 무대로 한 향토적 정서 표현으로 나타나는 경우와, 「들」 · 「분녀」 등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근원적으로 인간 자체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에덴과 같은 것을 추구하는 원초적 에로티시즘(primitive eroticism)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후자는 서구적인 것에 대한 동경으로서 현대문명과 자유를 갈망하는 지향에서 이루어진 엑조티시즘(exoticism: 異國風)인바, 이 같은 동경의 세계를 서정적 문체로 승화시켜 특유의 작품세계를 형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