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사구는 거의 입경 0.1∼1㎜의 모래로 이루어진다. 동해안에서는 하천이 사빈으로 대량의 모래를 공급하는데, 해안사구도 하천의 하구 부근에 높고 넓게 발달되어 있는 것이 보통이다. 그리고 해안사구 위에 어촌이 입지한 경우도 많다. 강릉의 한송정(寒松亭)은 남대천(南大川) 하구 남쪽에 형성된 높이 10여m의 사구 위에 세워져 있다.
일반적으로 해안사구는 해송(海松)으로 덮여 있어서 멀리서도 쉽게 식별할 수 있는데, 해송림은 연료림이나 방풍림으로 조성된 것이다. 해안사구는 해안선을 따라 일렬로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지만 함경남도 흥남 남쪽의 광포(廣浦)에는 여러 개의 사구열이 넓게 발달되어 있다. 이곳은 성천강(城川江)으로부터 많은 모래를 공급받아 형성되었다.
해안사구는 서해안에도 널리 분포한다. 서해안의 해안사구는 먼 바다에서 밀려오는 큰 파랑과 더불어 겨울철 강한 북서풍을 직접 받아들이는 충청남도의 태안반도와 안면도, 전라남도의 자은도와 임자도 등에 탁월하게 발달되어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해안사구의 해송이 남동쪽으로 많이 기울어져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황해도 장산곶 북쪽의 몽금포도 해안사구로 유명하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는 이곳의 해안사구가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장산곶의 북쪽에 있는 금사사(金沙寺)의 바닷가는 모두 모래밭이다. 모래가 지극히 고와서 금색과 같고 햇빛에 비쳐 20리가 번쩍인다. 바람이 불적마다 봉우리를 이루어 높아지고 깎여 조석으로 옮겨져 혹은 동쪽에 언덕이 생기고, 혹은 서쪽에 언덕이 생겨 좌우로 갑자기 이동함이 일정하지 않다. 그러나 모래 위의 탑묘(塔廟)는 장려하고 그리고 마침내 파묻히고 눌리지도 않으니, 이는 실로 괴이한 일이다.”
서해안의 해안사구는 모래의 공급이 부족하여 침식을 받고 있다. 특히 식생이 파괴되면 모래가 바람에 날려 사구 뒤의 농경지로 이동한다. 이러한 곳에서는 해송이나 아카시아 같은 나무를 식재하여 사구를 안정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사구의 모래는 유리의 원료로 이용된다. 안면도 규사광(硅砂鑛)에서 채취되는 모래는 군산의 유리공장으로 보내지는데, 이곳의 규사는 해안사구로 이루어진 사취(砂嘴)의 모래를 채취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