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풍류 음악의 한 갈래. 국가무형유산.
줄풍류란 거문고를 비롯하여 가야금 · 해금 · 세피리 · 대금 · 양금 · 단소 · 장구 등으로 편성한 현악기 중심의 영산회상 및 도드리〔尾還入〕 등의 연주를 가리키는데, 줄풍류 음악에는 경제(京制)와 향제(鄕制)의 두 갈래가 있다.
경제의 줄풍류는 오늘날 국립국악원을 비롯한 서울의 각 대학 국악과 등에서 가르치고 연주하는 영산회상의 형식이고, 향제의 줄풍류는 전주 · 이리 · 구례 등지에서 전승되는 영산회상 등의 줄풍류 형식이다.
옛날에는 여러 지방에 풍류방(風流房)이나 율방(律房, 또는 律閣)이 있어 각 지방의 풍류가 전승되었다. 특히, 호남의 이리 · 정읍 · 흥덕 · 부안 · 김제 · 옥구 · 강진 · 전주 · 목포와 호서의 대전 · 공주 · 예산, 영남의 경주 · 진주 · 대구 · 부산 등지의 풍류방은 유명하였다. 풍류방에 모이는 사람들을 율객(律客)이라고도 하는데, 이들은 며칠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모여 풍류음악을 즐기고, 또한 서로 친목을 도모하기도 하였으며, 대개는 율계(律契)와 같은 계조직으로 율방을 마련하였다.
향제 줄풍류는 경제 줄풍류와 몇 가지 점에서 다른 특징을 갖는다. 경제는 염불의 2장 후반부부터 빠르게 몰아 연주하지만, 향제는 그렇게 몰지 않는다. 경제의 단소가락은 잔가락이 많고 화려하지만, 향제의 단소가락은 대금가락과 거의 같다. 경제의 가락은 좀 뻣뻣한 느낌이 많지만, 향제의 가락은 농현이 더 굵고 흥겨운 맛이 더하다.
또, 향제에서는 계면가락도드리 · 양청도드리 · 우조가락도드리를 뒤풍류라 하고, 도드리를 영산회상 안에 포함시켜 연주하는 것이 보통이다. 뒤풍류 다음에는 풍류굿거리를 더 연주하고 끝마친다. 그러므로 향제 줄풍류의 한바탕은 상영산(上靈山, 또는 本靈山) · 중영산 · 세영산 · 가락덜이 · 상현환입 · 도드리 · 하현환입 · 염불 · 타령 · 군악 · 계면가락도드리 · 양청도드리 · 우조가락도드리 · 풍류굿거리 등을 모두 포함한다고 할 수 있다.
1985년 국가무형문화재(현, 국가무형유산)로 지정되었고, 구례 향제 줄풍류와 이리 향제 줄풍류가 같은 해에 국가무형문화재로 각각 지정되었다. 이 가운데 구례 향제 줄풍류의 가야금 · 대금 · 단소가락은 옛날 풍류음악의 대가 전추산(全秋山)의 가락을 이어받고 있다.